- 작년 영화였죠. 런닝타임은 3시간 9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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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배우들이 나오고, 최소 셋이 이야기 상의 공동 주인공이라지만 그 중 가장 강렬한 한 명을 꼽으라고 하면 마고 로비를 고르겠습니다.)



 - 때는 1926년. LA. 영화사 간부의 저택에서 그야말로 '바빌론'스러운 막장 환락 파티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잡역부로 일하는 영화광 멕시코계 '매니'와 스타가 되겠다는 야망에 그냥 무턱대고 들이대는 미모의 배우 지망생 '넬리'가 만나 인연을 맺구요. 이어서 우주 대스타인 '잭'과 동양인 여배우 '레이디 페이 주', 그리고 미래의 스타 뮤지션 '시드니'가 가볍게 소개가 됩니다.


 이후의 이야기는... 엄... 글쎄요 이게 너무나도 완벽하게 몽땅 클리셰라 일일이 설명하기도 좀 민망해요. 한 마디로 이 사람들이 헐리웃에서 따로, 또 함께 드라마틱한 흥망성쇠를 겪는 이야깁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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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또 이야기 구조상 가장 주인공에 가까운 건 디에고 칼바가 맡았구요. 누군지 모르셔도 괜찮습니다. 그게 어울리는 역할(?)이에요. ㅋㅋ)



 - '위플래쉬'와 '라라랜드', 그리고 '퍼스트맨'을 하나도 안 본 듀게 유저가 과연 계실까요. 라는 게 진지하게 궁금한 가운데 일단 그 중 한 명은 접니다. 우하하. 이 중에 제 취향으로 보이는 영화가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서 이 감독님이랑 나랑은 인연이 아닌갑다... 하다가 드디어 제 취향에도 관심이 가는 영화가 나왔으니 그게 바로 이 '바빌론'이었구요. 근데 하필이면 이게 이 감독 커리어에서 가장 평가가 나쁜 작품이 되었고... ㅋㅋ 그래서 관심 끊고 지내다가 얼마 전에 티빙에 올라왔길래 찜만 해뒀죠. 그러다 어제 봤습니다. 이대로 냅뒀다간 또 몇 년 묵힐 것 같기도 했고, 어쩌다 이어져 버린 제 긴 영화 감상 주간(?)의 마무리로 해치워 버리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했고. 그랬는데요.


 ...음? 재밌습니다? ㅋㅋㅋㅋ 재밌어요. 막 명작 이런 건 아닌데 그냥 재밌게 봤어요. 허허. 역시 전 망작 취향이었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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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한 장면이 참 많은 영화이고 수위도 높습니다만, 그게 '야하다!'는 느낌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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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좀 보기 흉하고 난잡하고 지저분한 느낌이라는 거. '에로틱'한 영화가 아니라는 건 알고 보시면 좋을 것 같구요.)



 - 비평적으로 좋은 소리 듣기 힘들었던 건 이해가 갑니다. 간단히 말해서 이야기가 너무 얇아요.


 일단 캐릭터들부터 정말 클리셰 덩어리들입니다. 가난한 출신의 야성적 매력을 가진 아가씨가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아 대스타가 되지만 정신병원에 있는 엄마, 옆에 찰싹 달라 붙어서 피를 빨아대는 짐짝 그 자체 아빠, 그리고 불우한 성장 과정으로 인한 정서적 불안정을 마약과 도박에 의존해서 버티다가... 순수하고 성실하며 열정에 불타는 청년이 여주인공과의 운명적 만남 때문에 커리어에 위기를... 거만하고 방탕하지만 스타성 쩔고 예술에 진심인 톱스타 배우가 시대의 격변에 뒤쳐지며... 싹 다 구체적으로 원본을 지적하기 난감할 정도로 이미 많이 본 사람들 아닙니까. ㅋㅋㅋ 각각이 다 실제 헐리웃 인물들에게서 모티브를 따왔다지만, 어쨌든 그 결과물이 클리셰의 현신들이라는 건 변함이 없구요.


 그리고 이런 클리셰 캐릭터들을 데리고 또 정말 클리셰 스토리를 이어가요. 그게 그냥 결말까지 유지가 되기 때문에 아마 대부분의 관객들이 주인공들을 구경한지 5분 내외면 그들의 결말까지 다 짐작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 과정에서 뭔가 남들과 다른 신선한 요소를 추가한 것도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구요.


 그래도 이게 초반의 밝고 경쾌한 분위기에선 괜찮았는데. 중반 이후로 주인공들이 모조리 다 수난을 겪기 시작하고 이야기가 어둡고 심각해지면서부턴 정말로 영화의 발목을 잡는 한계가 됩니다. 주인공들이 진짜 사람들처럼 느껴지질 않으니 이야기도 다 가짜 같은데 거기에 덧붙여서 후반부는 이야기 전개도 좀 날림 급전개거든요. 그런데 또 그 순간에 정말 숭고하고 애절하며 감동적이어야 할 메시지가 터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러니 그 메시지에도 무게감이 실리질 않고... 그냥 어중간해져 버려요. 결국 반등 없이 끝이 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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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얘길 하고픈 건진 알겠는데 너무 투박하고 직설적이며 비현실적이라 공감이 안 가는군요' 라는 장면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 장면도 전 그랬어요.)



 - 근데 그래도 전 재밌었거든요? ㅋㅋㅋ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일반 초반에 경쾌하게 전개되는 파트가 정말 즐겁습니다. 파티장에서 만난 듣보 청춘 남녀가 바로 그 상황에서 얻은 하늘이 내린 기회를 잡고 급속 출세, 승승장구를 이어가는 부분이 있는데. 아니 이거슨 장르가 뮤지컬인가? 싶을 정도로 내내 경쾌한 음악을 깔며 거침 없이, 아주 빠르게 전개돼요. 그런데 이게 참 말이 안 되면서도 웃기고 귀엽고 낭만적이며 즐겁습니다. 그리고 이게 무려 세 시간 중에 한 시간이에요. 그러니 1/3은 아주 만족스럽게 본 셈이죠.


 그렇게 한 시간 내내 신나게 달리고 나면 이제 좀 가라앉으며 진지해지기 시작하는데. 이 때까지도 괜찮습니다. 

 이제부턴 배우들이 매력을 뽐내기 시작하는데 마고 로비의 그 짧고 화려하게 타오르는 비운의 스타 연기도 좋고, 영원할 것 같던 성공과 인기가 한 순간에 사그라들면서 번뇌에 빠지는 브래드 피트의 모습도 볼만 합니다. 딱히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건 아닌데, 걍 브래드 피트는 지금도 대스타가 맞잖아요? 그래서 캐릭터에 설득력이 강해진달까 그런 게 있었어요. ㅋㅋ 또 존재감 면에선 이 둘에게 밀리지만 애초에 맡은 역이 '성실하고 순수한 청년'이라서 존재감이 대단할 필요는 없었던 디에고 칼바의 캐릭터도 이야기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요.

 거기에 덧붙여서 '옛날 옛적 그 시절 헐리우드'의 모습을 가장 많이 보여주면서 구경 거리를 챙겨 주는 것도 이 부분이기도 하구요. 토키 영화에 첫 도전하는 넬리와 영화 스탭들의 모습을 길게 보여주는 장면이라든가... 뭐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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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 이어 헐리웃 사극 전문 배우에 도전하셨고. 잘 하셨지만 영화는 망했...)



 - 문제는 후반의 전개와 엔딩이 되겠는데요.

 일단 전 후반 전개는 별로였어요. 위에서 이미 적었지만, 이 부분은 철저하게 비극인데 그게 클리셰로 시작해서 클리셰로 달리다가 클리셰로 마무리가 되니 울림이 크지 않았구요. 특히 조폭 아저씨 나오는 파트는 뭐. 의도한 바는 알겠지만 별로 재미는 없으면서 너무 과했습니다. 어차피 내내 비현실적인 영화였는데도 그 부분에서 유독 '아 이게 말이 되나' 라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됐던 것도 사실 그냥 거기가 별로 재미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구요.


 마지막으로 엔딩은... 그러니까 엔딩의 그 길게 이어지는 몽타주 장면 얘긴데요.

 솔직히 비웃음 사기 딱 좋은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걍 대놓고 감독님이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집어 던지는 수준의 연출인데, 그 스케일이 넘나 거대하고 거창하다 보니 영화의 조금은 모자란 완성도랑 대비가 되거든요. 진짜 우주 명작급으로 이야기를 짜놓고 그런 엔딩을 보여줬다면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왔을 텐데 그게... ㅋㅋ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엔딩 그 자체는 좋았어요. 그러니까 결국 감독님의 사랑 고백이잖아요. 저는 이토록 영화를 사랑합니다!!! 라는. 뭐 그토록 사랑이 넘치는 젊은이가 작정하고 고백을 하는데 감정 좀 선 넘을 수도 있죠 뭐. 오히려 그렇게 좀 모자라고 과한 고백에서 풋풋하고 솔직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전 그랬어요. 그래서 그 부분은 기분 좋게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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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반에도 이미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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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아앙 영화 좋아 영화 최고 난 영화를 사랑해!!!!!! 라는 티를 팍팍 내기도 했구요. ㅋㅋ 참 좋은 장면이었어요.)



 - 배우들이 열일을 하는 영화입니다. 계속 말했듯이 캐릭터들이 워낙 얄팍하다 보니 배우들의 연기력도 중요하지만 그 외적 요소들로 버프를 받을 필요가 있는 경우였는데 캐스팅이 아주아주 적절했어요. 최근들어 정말 버섯처럼 빛나시는 중인 마고 로비도, 스타성 측면으론 이제 한 풀 꺾이신지 좀 된 듯한 느낌의 대스타 브래드 피트님도 다 그냥 '캐스팅 = 개연성' 이런 느낌 들도록 완벽했구요. 그 사이에 끼인 상대적 무명 디에고 칼바도 그 안 유명함까지 캐릭터에 완벽하게 어울렸... (죄송;;;)


 그 외에도 유명한 분들이 여기저기 많이 보이십니다. 토비 맥과이어, 진 스마트, 사마라 위빙,  올리비아 와일드, 스파이크 존즈(!?), 루카스 하스, 에릭 로버츠 등등등. 아무래도 전 제 사심 때문에 사마라 위빙이 가장 반가웠는데, 여기나 또 한 번의 '초장 분위기 띄우기 캐릭터'로 흘러가셨을 뿐이고... ㅠㅜ 토비 맥과이어는 하필 가장 재미 없는 파트에 별로 재미 없는 역으로 나와서 재미 없게 퇴장했구요. 그래도 진 스마트 여사님은 멋진 역이셔서 좋았습니다. 이 분이 브래드 피트에게 마구 살벌하게 팩폭(...)을 저지른 후 쏘쿨하게, 하지만 진심으로 던져 주는 위로 장면이 참 좋았어요. 제겐 이 영화의 베스트 장면이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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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이 장면인데 말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라서 생략.)



 - 뭐 이 정도면 충분히 길게 수다를 떤 것 같아서 마무리 하자면요.

 걸작은 절대 아니고 수작인지 아닌지도 논쟁이 될 법한, 여러모로 아슬아슬하기도 하고 또 대놓고 모자란 구석도 많은 영화였어요.

 하지만 재미 없는 영화는 아니었구요. '투 머치여서 싫었다'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참 많은 걸 마구잡이로 집어 던지는 영화인데, 그 중에 의외로 제 취향을 저격하는 것들이 꽤 있어서 즐겁게 봤습니다. 마무리 부분을 더 잘 다듬어서 내놓았더라면 '아니 이거 잘 만들었는데 왜 그래요' 라고 쉴드도 열심히 쳐 주겠는데 안타깝게도 그건... ㅋㅋㅋㅋ

 결국 야심에 비해 감독의 역량이 부족했던 게죠. 네. 그렇습니다만, 그래도 치기 어리단 느낌이 들 정도로 열정적으로 폭발하는 그 영화에 대한, 그리고 헐리웃에 대한 사랑이 진심이라는 건 충분히 느꼈기에 '아쉽지만 애 쓰셨어요' 라는 말로 마무리합니다. 잘 봤어요.




 + 주요 인물들 중에 멕시칸, 동양인, 흑인이 들어 있죠. 이런 양반들을 어떻게 그 시절 헐리웃 이야기에 끼워 넣으려나? 했는데. 그래도 대체로 실존 인물이나 실제 사례들을 살짝 활용해줘서 그렇게 무리수까진 안 가더군요.

 비슷한 경우가 라이언 머피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 할리우드'였는데요. 둘을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좀 재밌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오, 할리우드'는 그냥 대체 역사물이었고, 이 영화는 비록 비현실적 픽션이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는 현실에 발을 붙이고 최대한 요즘 감성으로 뽑아낸 이야기... 라는 느낌이었네요. 그리고 둘 다 사마라 위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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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내 스토리에서 겉돌고 비중도 적은 캐릭터였습니다만. 그 보상으로 가장 똑똑하고 야무지며 끝까지 품위를 잃지 않는 캐릭터이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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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도 사실 중심 스토리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작은 역입니다. 스토리 자체는 괜찮았지만요.)



 ++ 무성 -> 토키 변천 시즌이 등장할 때부터 '아 ㅋㅋ 사랑은 비를 타고다 ㅋㅋㅋ' 하고 좋아했는데. 조금 지나면 좀 더 구체적인 인용이 나오고, 그런 인용이 또 나오다가 그 노래가 나오고 아예 그 영화가 나와 버리고 그럽니다. 감독님이 '사랑은 비를 타고'를 너무나 사랑하셨나봐요. ㅋㅋ 과장이 아니라 끝까지 보고 나면 '아. 이 영화는 결국 감독님 버전의 사랑은 비를 타고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마 다들 그러실 걸요? 하하.

 사실 이것도 제가 이 영화를 즐겁게 본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제가 아마 '블레이드 런너' 다음으로 많이 본 영화가 그 영화일 거라.



 +++ 어익후. 이제 보니 토비 맥과이어는 출연만 한 게 아니라 아예 제작 총책임으로 참여했군요. 흥행 폭망했다던데... ㅠㅜ



 ++++ 평소에 사마라 위빙을 응원하면서 '근데 이 분이 어울릴만한 좋은 역할은 탑스타 마고 로비가 다 가져가는 듯' 이란 생각을 종종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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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이 영화에서 이 분 역할이 딱 그런... ㅠㅜ



 +++++ 대충 스포일러입니다.


 도입부의 그 파티에서 마약 과용으로 뻗어 버린 여배우의 대타로 넬리가 지목되고 넬리는 그렇게 들어간 영화에서 씬 스틸러가 되어 스타 탄생. 매니는 과음한 잭을 집까지 모셔다 드리다가 그냥 별 이유도 없이 잭의 마음에 들어서 영화 촬영장까지 따라가고, 거기에서 시키는 일을 척척 다 해내면서 사람들의 눈에 들어 영화 제작 일을 하게 됩니다. 시드니는 넌 음정도 못 맞추냐고 동료에게 계속 욕 먹다가 뜬금 없이 높으신 분에게서 명함 받아 영화에 출연했다가, 매니에게 음악 영화 아이디어 하나를 제공하고 덩달아 스타가 됩니다. 이 와중에 내내 뜰 기회를 못 잡는 레이디 페이 주에게 애도를... ㅠㅜ


 이렇게 사이 좋게 다 같이 성공한 주인공들에게 토키 시대가 도래합니다. 다들 야심차게, 열정적으로 새 시대에 도전하지만 넬리는 안 예쁜 목소리와 거친 말투 때문에, 잭은 시대에 뒤떨어진 연기 스타일 때문에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지고 둘 다 방황을 시작하죠. 결국 넬리는 아빠의 흡혈 크리와 커리어 몰락으로 인한 충격을 마약과 도박 중독으로 해소하다가 무시무시한 '진짜 갱'에게 큰 빚을 지구요. 그걸 돕겠다고 나섰던 매니도 덩달아 위험에 빠져 동반 야반도주를 시전하는데... 도중에 넬리는 또 약에 취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매니만 혼자 간신히 도망을 쳐요. 그리고 잭은 B급 영화의 조연으로 전전하다 결국 권총으로 자살을 하고. 시드니는 '다른 연주자들과 피부 톤이 안 맞으니 구두약을 발라라'라는 치욕적인 상황에서 다른 연주자들의 페이를 위해 딱 한 번만 더 까만 분장을 허락하고, 바로 스튜디오를 떠나 자유로운 음악가의 길을 갑니다. 그리고 레이디 페이 주는... 그냥 내내 변방을 맴돌다가 유럽으로 떠나는 걸로 그냥 마무리.


 그리고 시간이 흐르는 몽타주가 나오며 사라졌던 넬리는 죽은 걸로 처리. 막판에 잭에게 극딜과 위로를 동시에 건냈던 간지나는 칼럼니스트 할머니는 오래오래 살고 칠순 넘어 죽었구요. 세월이 흘러 50년대입니다. 뉴욕으로 도망쳐서 어찌저찌 평범한 직업으로 자리 잡고 결혼해서 딸도 하나 키우는 매니가 LA를 오랜만에 방문했네요. 자기가 일하던 영화사 정문에서 안쪽을 들여다보며 상념에 잠겼다가, 홀로 산책 길에 인근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보러 들어가는데 그것이 바로 '사랑은 비를 타고'.


 이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토키 전환 때문에 고생하는 모습들을 보며 넬리와 잭이 떠올라 오열하는 매니입니다만. (이 상황을 노리고 영화 속에 '사랑은 비를 타고'와 비슷한 장면들이 여러 번 나옵니다) 그때부터 갑자기 그 시절 이후로 헐리웃 영화의 역사를 요약하는, 그리고 중간중간 주인공들의 영화 속 사연들이 끼어 들어가는 몽타주가 길게 이어지구요. 매니는 천천히 오열을 멈추고 스크린을 응시하다가... 결국 웃음을 짓습니다. 그리고 극장 객석에 앉아 즐겁고 행복해하는 각양각색의 관객들의 모습을 훑어가다가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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