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은 시대에 따라변하는 게 아니라 요즘은 테이블 마다에서 변하는 것 같습니다.
퇴근 무렵 업무를 놓고 두 동료 간에 논쟁이 있었어요. 한 동료가  F단조로 말하니 다른 동료가 그걸 F장조로 받아들이더군요. 제가 보기엔 의견의 간극이 크지 않고 거의 비슷해 보였는데 말이죠.
그래서 심각한 긴장이 형성되었죠. 그 자리가 저에겐 어떤 동력이 형성되는 현장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가끔 느끼는 건데, 언어는  소통에 복무하지 못하고 단절에 기여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오해가 어지러이 오가는 대화라도 말이 없는 탁자보다는 사나운 말과 눈부릅이 오가는  테이블이 더 좋습니다.
어리석은 말이든 총명한 말이든 다 들을 만해요. 자신의 의견을 진실처럼 주장하지만 않으면 좋을 텐데 말이죠.

그냥 제가 읽었던  '말'도 물질이라는 걸 가르쳐준 책들이 뇌리를 스쳐서 제목을 적어봅니다.

데이비드 몽고메리, <흙>
르귄, <어둠의 왼손>
메르쉬, <매체 이론>
미셸 앙리, <물질현상학>
바슐라르, <대지 그리고 휴식의 몽상> + <물과 꿈>
베르그송, <물질과 기억>
베이트슨, <마음과 물질의 대화>
송찬호,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신범순, <바다의 치맛자락>
옌젠, <하이누웰레 신화>
유아사 야스오, <몸의 우주성>
자크 데리다, <시네퐁주>
쟈크 브로스, <나무의 신화>
조광제, <주름진 작은 몸들로 된 몸>
천이두, <한의 구조 연구>
카잔차키스, <돌의 정원>
코츠, <살아있는 에너지>
피니, <바디 스내처>
해스켈, <숲에서 우주를 보다>

덧: 사무실 청소해주시는 60대 후반 아주머니가 계신데, 당연히 우리가 주고받는 영어를 못 알아 들으십니다. 
두 동료가  논쟁할 때 휴지통 가지러 오셨다가 심상찮은 분위기를 보고 이렇게 중얼거리셨답니다.
"배운 것들이 의견 하나 모으지 못하고 한도 끝도 없이 옥신각신거리고 있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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