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witter.com/i/status/1766996095278710930



https://x.com/facingthettruth/status/1767040004667162970?s=20



보는데 정말 민망하고 무안했습니다;;;


사실 이런 경우에 로버트 다우니 쥬니어와 엠마 스톤 두 배우가 어떤 의도를 갖고 있었는지 이야기하는 건 정확한 논점은 아닐 거 같아요. 

원래 차별이란 건 의도 없이도 무의식적으로 이뤄지고 그런 경우가 훨씬 많으니까요.

두 사람이 아시안들에게 무슨 악의나 비하의식을 갖고 있겠어요. 그런 부분은 유명인인만큼 자신의 인종차별에 대한 경계심이 훨씬 크겠죠.

두 사람의 인성을 쟁점으로 잡는 것도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차별이란 건 인성의 영역이 아니라 계급의 영역이니까요. 

아마 그 두사람은 분명히 사과를 할 것이고 용서를 받을 것이며 반성도 할 것입니다. 


동양인은 일단 패싱하는 그 그림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놀랐습니다. 

무대 위 다른 사람들과 악수를 나눌 때 앞 순서를 차지할 수는 없는 사람이라고 무의식중에 판단을 한 거겠죠. 

물론 자기 연기나 스케쥴 소화하기 바쁜 스타들이니 다른 배우들을 다 알 수는 없죠. 하물며 두 아시안 배우는 아직 메인스트림에 올라왔다고 보기 애매한 입지를 갖고 있구요.

제가 좀 경악하는 건, 아주 통상적인 예의만 차렸어도 이런 일이 안일어났을 거란 사실입니다.

자기 앞에 서있는 아시안 배우를 알든 모르든, 그냥 무대 위에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서있고 수상자를 축하해주는 사람이잖아요.

그럼 보이는 대로 순서대로 악수를 하고 포옹을 나눴으면 됐습니다. 친분이 있는 다른 배우들과는 더 격한 인사를 나누더라도요.

이 사람은 중요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 이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동등하게 인사를 받을만한 사람은 아니다... 

그 짧은 순간에 인사의 효율을 위해 '다른 사람들과 같은 수준의 인사를 나눌 필요는 없는 사람...' 이라고 걸러내기가 이뤄진다는 게 충격적입니다. 


이게 우연일 수가 있을려나요. 

백인 배우가 상을 받는데, 아시안 배우가 시상을 할 때 그 아시안 배우들만 나란히 패싱되잖아요. 

이건 한 배우의 인성 문제가 아니라, 분명한 인종 문제라고 남성과 여성 모두 백인 수상자들이 같은 그림을 보여줍니다.

이게 만약 영화 좀 만들 줄 아는 감독의 영화에서 나온 장면이라고 해본다면, 이걸 과연 우연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그 감독이 분명히 보여주고 싶어하는 세계의 일면이라고 모두가 해석하겠죠.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배우로서 아카데미 여우, 남우 주연상을 받는 건 거의 최대의 업적이잖아요. 특히나 아시안 배우가 이런 상을 받는 건 정치적으로 의미가 크죠.

아시안 배우가 아카데미 상까지 받고 시상자로 무대 위에 서도 백인들 사이에 있으면 이렇게 투명인간이 되어버리다니... 

그리고 아카데미 시상식은 평등, 화합, 다양성 이런 가치관을 공유하는 "척"이라도 공개적으로 하는 자리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런 자리에서 본인들이 조금만 흥분을 하면 바로 이런 계급의식이 바로 튀어나와버리는군요. 

아카데미 상을 못받은 아시안 배우는? 상 받을 일도 없이 그냥 미국에서 살아가는 아시안 평범휴먼들은? 

절대로 차별같은 건 하지 않고 올바른 정치의식을 갖고 살겠다는 헐리웃 배우들도 이러는데 그냥 백인 평범 휴먼들은...???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 때 모든 진행자와 시상자를 아시안으로 하는 파격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이 소동을 미국사회의 압축본이라고 그대로 생각할 것 같아요. (그것도 그것대로 어이없겠지만)

PC 논란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주장이고 현재 백인 세계의 백인들은 어떤 계급의식을 갖고 있는지, 그 안에서 아시안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마음이 복잡해지네요. 


@ 이렇게 된 이상 스티븐 스필버그가 양자경과 키 호이 콴을 주연으로 해서 환상적인 어드벤처 영화 하나 찍어주면 좋겠다는 망상을 하고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85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38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196
126031 영화 제목 질문 드립니다 [1] 삼먁삼보리 2010.06.04 3715
126030 SBS 인터넷 라디오 고릴라 쓰시나요?; [3] 달빛처럼 2010.06.04 4812
126029 가입인사-담장 너머 구경만 하다 그집 이사한 김에 대문열고 인사결심한 1인 [16] 옥수수가 모르잖아 2010.06.04 3794
126028 신변잡기. 아리마 2010.06.04 3435
126027 언제쯤 리뷰를 다시 볼수 있을까요 [1] 감동 2010.06.04 3392
126026 [아이폰] 아이폰을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아이폰이 참 좋은 이유. [4] 셜록 2010.06.04 5263
126025 어라, 옛날 게시판도 같이 통합되었군요. Mono 2010.06.04 3361
126024 타블로 학력위조설? [51] 도너기 2010.06.04 8487
126023 김두관 당선자 "화환 대신 쌀로.." 선관위에서,,, [8] 고인돌 2010.06.04 4910
126022 드디어 드디어 글쓰기가 가능하네요. [4] 산호초2010 2010.06.04 3387
126021 벌써 주말이군요 [1] Apfel 2010.06.04 3290
126020 靑, 세종시는 물러설 수 있어도 4대강만은 지킨다? [5] amenic 2010.06.04 4045
126019 10cm 노래 한번 들어보세요 [4] bap 2010.06.04 4455
126018 구청장 보다는 비례대표와 비교하는 게 더 적절하지 않을까요? [6] 봐길베르 2010.06.04 3539
126017 랑시에르가 떠오릅니다. [1] Kenny Dalglish 2010.06.04 3225
126016 듀나입니다. [6] DJUNA 2010.06.04 5600
126015 듀게 회원 이름 대기 2 [19] 멍멍 2010.06.04 4934
126014 어제 하루 [6] Mk-2 2010.06.04 3775
126013 혹시 이 영화 뭔지 아시는 분. KFC비스켓 굽기 [10] therefore 2010.06.04 4880
126012 부엌옆 아기 고양이 사진들 [4] Jade 2010.06.04 608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