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34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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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쿡 스트리밍 서비스인 '셔더' 오리지널 영화라 극장 개봉은 안 했지만 DVD는 또 출시가 된 모양이군요?)



 - 맥스와 드류는 어릴 적부터 일생을 함께한 절친으로 '클렌징 아워'라는 라이브 스트리밍 쇼를 통해 먹고 삽니다. 이것은 카톨릭 학교를 함께 다녔던 둘의 경험과 지식으로 만들어낸 야바위 퇴마 의식 쇼인데요. 미리 특수 효과를 잔뜩 설치한 스테이지에서 배우를 데려다 만드는 가짜 쇼지만 뭐 어떻습니까. 먹고 살아야죠. 참고로 둘 중 더 섹시하게 잘 생긴 쪽이 신부 역할로 '맥스 신부'라는 닉네임으로 인기도 꽤 끌고 있구요. 다만 문제는 이 쇼의 인기가 정체되어 팔로워가 5만에서 더 늘지 않는다는 거. 그리고 이 둘이 점차 먹고사니즘에 의해 갈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쇼에 섭외한 배우가 오던 길에 매우 수상한 괴남자에게 살해 당하고. 그 사실을 모르는 주인공들은 생방송 시간을 맞추기 위해 배우 학교 출신인 드류의 여자 친구 레인을 악마 빙의 피해자로 무대에 올려 놓고 쇼를 시작하는데... 당연히도 잠시 후, 레인은 지나치게 과한 메소드 연기(?)를 시작하겠고. 주인공들은 영문은 모르겠지만 우린 다 망했구나... 라는 상황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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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전통의 호러 소재인 엑소시즘을 나름 최신 아이템인 스트리밍 서비스와 결합한 이야기... 지만 이 쪽이나 저 쪽이나 신선할 건 없죠.)



 - 그러니까 간단히 말하면, 귀신 잡는 흉내로 사기 쳐서 돈 벌던 돌팔이 엑소시스트들이 '레알'을 만나서 온 세상 사람들에게 개망신을 당하며 고생 하게 된다... 는 얘깁니다. 그리고 그런 컨셉을 감안했을 때 이 영화의 가장 희한한 점은 장르가 코미디가 아닌 정통 호러라는 거죠. 뭐 정통 호러를 하면 안 될 건 아니지만 그래도 코미디와 더 어울려 보이잖아요. 만든 사람들도 그런 생각을 했는지 중간중간 환기용 개그씬들이 살짝 들어가긴 하는데, 어디까지나 외부에서 스트리밍을 보는 시청자들의 리액션에 국한되고 현장의 주인공들은 시작부터 끝까지 정색하고 악마와 싸워요. 아니 괴롭힘을 당한다고 해야 하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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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자들 앞이니 처음엔 진짜 엑소시스트 행세를 이어가며 애를 써 보지만...)



 -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자 미덕이라면, 성실함과 스피드입니다.

 그러니까 '내게 주어진 제작비와 런닝 타임을 단 한 줌도 낭비하지 않겠음!!!' 이라는 기세로 달리는 영화에요. 초반 빌드업은 짧고,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엔드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뭔가를 집어 던지죠. 그런데 이게 대단한 아이디어 같은 게 있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좀 흔한 아이디어들을 쉴 새 없이 갈아 끼우며 던져댑니다. ㅋㅋ 시간을 재 본 건 아니지만 떡밥 하나로 5분을 안 넘기는 식으로 상황이 계속 바뀌어요. 엑소시즘 영화 & 스트리밍 소재 호러 영화에서 나옴직한 소재들을 종합 선물 세트로 와장창 들이 미는 느낌. 그리고 다행히도 감독님께서 센스가 나쁘지 않으셔서 대부분이 평타 이상은 해 주고요. 위에서 말했듯 가끔씩 들어가는 개그 씬들도 보는 사람 질리지 않게 환기 역할을 잘 해 줍니다. 최소한 지루할 틈이 없는 영화인 건 확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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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새 악마에게 탈탈 털리고 이렇게 불쌍한 장난감이 됩니다. ㅠㅜ)



 - 그런데 이 미덕이 동시에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계속해서 떡밥을 갈아 끼우며 달리니 속도감 있고 좋긴 한데, 이게 무슨 진지한 이야기가 될 틈도 없는 거죠. 그러다보니 살짝 쌈마이한 느낌도 들고. 다 보고 나면 재밌긴 했는데 그래서 뭘 어쩌라고? 라는 생각도 들고 그렇습니다. 뭐 이런 류의 B급 호러 무비를 보면서 대단한 기대를 하는 것도 어색하긴 합니다만. 어쨌든 정말로 문자 그대로의 '킬링 타임용' B급 호러에요. 그 이상의 무언가는 절대 기대하심 안 되겠구요.


 덧붙여서... 결말은 상당히 취향을 타겠더라구요. 전 그냥 '그래 B급 스피릿이구나! 껄껄껄.' 하고 피식 웃으며 즐겁게 봤습니다만.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 그게 뭐꼬~ 하고 화내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더라구요. 그리고 사실 충분히 그럴만도 하구요. 이러나 저러나 이 또한 '쌈마이'한 건 사실이라.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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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들간의 드라마 같은 것이... 사실 효과적으로 잘 짜여졌어요. 결국 그렇게 깊이 있는 것까진 되지 못하지만 어쨌든 이야기를 잘 지탱해줍니다.)



 - 할 얘긴 다 했구요.

 아무런 예술적 기대 없이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허허 웃으며 즐기기 좋은 B급 호러 무비입니다.

 본인의 정체성에 매우 솔직해서 그런 쪽으로(?) 전념한다는 면에서 보는 사람의 취향을 꽤 많이 탈만 합니다만. 어쨌든 딱히 심심할 틈이 없는 영화라는 건 사실이라고 보구요.

 저처럼 이런 야심 제로 정체성 솔직 소품 호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체크해 볼만한 작품이었습니다. 기대보다 훨씬 재밌게 봤어요. 아마도 금방 대부분 잊어버리겠지만, 애초에 그렇게 즐기라고 만든 영화니까 괜찮습니다? ㅋㅋㅋ




 + 감독님께선 이 영화를 무려 세 번을 만드셨습니다.

 2016년에 단편으로 만들었구요. 2018년에 호러 앤솔로지 영화에 그 단편을 리메이크해서 다시 넣었구요. 1년 뒤인 2019년에 이걸 또 장편으로 만들어낸 게 바로 이것... 지금껏 만든 영화가 단편 두 편 포함해서 여섯 편인데 경력의 절반이 클렌징 아워네요... ㅋㅋㅋㅋ



 ++ 아래 짤은 잘못 올린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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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출연하셨어요. ㅋㅋㅋㅋㅋㅋ 전세계의 이 쇼 시청자들 중 한 명... 과 함께 있는 아저씨 경찰 역입니다. 다 합해봐야 몇 초 안 되지만 나름 대사도 있구요. (짜증나는 건, 당연히 그 대사가 한국어라서 자막이 안 나오는데 한 단어를 못 알아듣겠어요. 중요한 건 아니지만 짜증... ㅋㅋ) 찾아보니 단편에서부터 이미 들어가 있던 장면인데 그걸 그대로 장편까지 활용한 거라네요. 대체 어떤 사연으로?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그러니까 '맥스'는 신부 역할로서 '클렌징 아워' 쇼의 주연 배우 역할입니다. '드류'는 기획, 제작, 연출 등 주연을 제외한 거의 모든 걸 맡고 있죠. 이 쇼를 진행하려고 인터넷을 열심히 뒤져서 '악마의 사전'이라는 유용한 사이트 같은 걸 즐겨 찾기 해 놓고 소재도 찾고 각본도 쓰고 뭐 그래요. 그리고 여자 친구인 '레인'과는 곧 결혼할 예정인데... 문제는 맥스가 5만명 팔로워들의 팬질에 도취해서 드류를 무시하고 지 멋대로 하고, 심지어 다른 방송으로 갈아 탈 기미까지 보인다는 거죠. 드류는 나랑 맥스가 어떤 사이인데 그럴 리 없어! 라며 외면하려 하지만 레인은 계속해서 경고하구요.


 암튼 그러다 메인 쇼가 시작되고, 레인에게 진짜로 악마가 빙의해 버립니다. 악마는 정체를 드러내자마자 스탭 하나를 죽여버리고 주인공들에게 룰을 제시하죠. 니들이 예정했던 방송 시간인 한 시간 안에 나의 정체를 알아내서 퇴치해 봐라. 실패하면 너흰 모두 죽는다. 그리고 방송을 끊어도 모두 죽는다.


 근데 악마 퇴치의 기본은 그 악마의 이름을 아는 것이거든요. 이름에 따라 대처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인데... 그걸 악마가 순순히 알려줄 리는 없겠고. 결국 어떻게 악마를 도발하든 낚아내든 해서 최대한 힌트를 찾아내야 하는 것인데. 악마는 그럴 틈을 주지 않고 계속해서 '니들의 죄를 모든 시청자들 앞에서 고백하지 않으면 이 여자를 죽여 버리겠다'며 협박을 하구요. 결과적으로 맥스는 계속해서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게 되고, 또 틈틈이 악마가 시키는 고문에 가까운 퍼포먼스들까지 소화하느라 물리적으로 신체도 남아나질 않습니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에 당연히 시청자 수는 와장창창 늘어나겠죠. 그러다가... 대충 다 생략하고 결말로 건너 뛰면요.


 중간에 장렬하게 죽어간 스탭 한 명이 남긴 정보와 막판에 방심한 악마가 내뱉은 한 마디 말이 결정적인 키워드가 되어 드류는 악마의 이름을 알아냅니다. 그 유명한 '아몬'님이셨네요. 그래서 아몬 퇴치용 기도문을 사이트에서 검색해 찾아내구요. 희망에 차서 그걸 열심히 낭송하는 주인공들을 악마가 열심히 막아대구요. 그 와중에 또 맥스가 예전에 레인과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는 걸 폭로하면서 맥스와 드류 사이를 이간질까지 하는데... 어쨌든 간신히 그 모든 유혹과 고난을 이겨내고 주인공들은 기도문 완창에 성공합니다. 고통에 몸부림치며 레인의 몸에서 떠나가는 악마! 안도하는 주인공들!! 환호하는 전세계 1억(!)의 시청자들!!! 이렇게 엔딩인 듯 했는데...


 갑자기 모 고어 무비의 엔딩 마냥 초반에 죽어서 쓰러져 있던 스탭의 시신이 천천히 일어납니다. (장면 연출을 볼 때 분명히 의도한 패러디일 겁니다. ㅋㅋ) 살아 있을 수가 없는 놈이라 이게 뭐꼬... 하고 쳐다보니 악마의 눈을 하고 있네요. 그래서 이게 뭐임!! 방금 우리가 너 퇴치했잖음!!!!? ㅠㅜ 이라며 오열하는 주인공들에게 악마가 피식 웃으며 말합니다. 왜냐면 나는 아몬이 아니거든. 니들이 속은 거지. 그래서 드류가 더욱 더 화를 내며 '내가 보는 사이트는 정확하다고!! 틀릴 리가 없는데!!?' 라고 하니 악마의 답인 즉, '응. 그 사이트 내가 만든 거임. 사이트 이름을 봐?' 


 그렇습니다. 그 사이트의 이름은 '악마의 사전'. 그러니 이건 악마에 대한 사전이 아니라 말 그대로 악마의 사전이었던 것... ㅋㅋㅋㅋㅋ


 그러고서 악마는 현재 시청자 수를 확인하고, 흡족한 얼굴로 카메라를 노려봅니다. 그러자 이 쇼를 시청하던 전세계의 시청자들이 악마에게 빙의한 눈깔로 변하고. 바로 자기 주변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죽여대기 시작해요. 그 와중에 영화 내내 관객 리액션으로 등장하던 갑부집 소년 하나는 식탁에 있던 칼을 들고 자기 엄마를 죽인 후에 칼을 숨기고서 바쁘다고 식탁을 떠나 버렸던 아빠 방을 찾아가는데... 어익후 미국 대통령님이시네요. ㅋㅋㅋㅋ 그래서 대통령 사망. 세상은 완전히 난장판이 됩니다.


 하지만 이런 사정을 모르고 쇼 현장에 있던 주인공들은 악마가 떠나 버리니 안도해서는 숨을 돌리고. 그동안 방송을 보고 소재지를 추적해 온 경찰들이 도착해서 현장을 정리하고 그러는 가운데... 드류와 레인은 서로 부둥켜 안고 사랑을 확인하며 '이제 우리 다른 일 하며 열심히 살자!' 같은 다짐을 합니다만. 홀로 멀찍이 앉아 있던 맥스는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팔로워가 순식간에 몇 십배가 되고 계정에도 그토록 바랐던 인증 딱지가 붙어 있는 걸 확인하고선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악마 덕에 죄들 고백하며 정신 차리는 줄 알았더니만... ㅉㅉㅉ


 끝이에요.


 아. 그리고 마지막에 악마 스스로 밝히는 자신의 이름은 '말파스'입니다. 검색해 보니 최상 계급 악마라고 하고, 영화 내용에 걸맞게 그 특징은 '사기꾼 악마'라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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