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4년이니까 내년이면 40살 되네요. 1시간 45분이구요. 스포일러랄 게 있겠습니까. 80년대 코믹 액션 영화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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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저한텐 속편 포스터가 훨씬 익숙하네요. 왜 그 석양에 나무들 배경으로 서 있는 사진 말이죠.)



 - 담배를 가득 실은 트럭에서 에디 머피가 범죄자들과 실갱이를 벌이고 있습니다. 에디 머피가 장물을 팔겠다는 건데 구매자측이 가격 후려치기를 심하게 해서 싸움이 나고, 그 때 경찰이 출동하고, 트럭이 도주하면서 의외로 스펙터클한 액션씬이 벌어지구요. 당연히 우리의 에디 머피는 경찰입니다. 상부의 승인도 없이 멋대로 위장 잠복 수사를 하다가 사방에 민폐를 끼쳐 버려서 츤데레 직속 상사에게 혼이 나겠죠. 여기까지가 캐릭터 소개용 도입부고요.

 집에 돌아가 보니 갑자기 에디 머피의 오랜 친구가 나타나요. 둘이 신나는 시간을 보내지만 얘는 뭔가 구린 일과 얽혀서 사고를 치고 도망치는 중이었던 모양이고. 홀연히 나타난 악당 패거리에게 친구는 살해당합니다. 그리고 당연히도 이 사건 수사에서 배제된 에디 머피는 장기 휴가를 내고는 친구의 문제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LA, 비버리 힐스로 떠나요. 아. 원래 에디 머피는 디트로이트 소속이거든요. 놀랍죠? 저만 몰랐겠지만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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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뜬금 의외 대규모 카체이스씬... 이 나옵니다만 적당한 짤을 못 찾겠네요.)



 - 그냥 당연히 이것부터 들이밀고 시작을 해야겠죠.



 전설의 레전드!! 바로 그 음악!!! 80년대부터 90년대 초중반까지 지구인이 이 곡을 모르면 간첩!!! 수준으로 히트했던 OST죠. 

 이제와서 보니 이것도 해롤드 팰터마이어 작품이었네요. 이러고 2년 뒤엔 또 '탑건' OST로 대박을 내구요. 이후론 이 두 영화에 필적할만한 결과물이 전혀 없긴 하지만 뭐 이게 어딥니까. 그리고 생각해보면 21세기엔 안 어울리는, 딱 그 시절 스타일의 OST에 최적화 된 분이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요즘엔 이렇게 음악이 영화 주인공처럼 튀어 나오는 스타일은 인기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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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이런. 기껏 찾아놓은 짤이 위의 영상 썸네일과 중복이... =ㅅ=)



 - 근데 이 영화 좀 의욉니다. 그러니까 완전히 처음 보는 건 아니고, 공중파, 케이블 방영 때 조각조각 봤던 기억은 있는데 제대로 각 잡고 본 적은 없는... 그런 사례에 속하는데요. 그 조각조각 감상 조차도 엄청 옛날이어서 그런지 되게 새로워요.

 그러니까 액션 코미디가 아니라 코믹 액션 영홥니다. 벌어지는 사건도 살벌하고, 악당들은 정말 위협적이구요. 우리의 액셀 폴리 형사도 생각 외로 터프하고 정의감(엄밀히 말해 복수심이지만) 넘치는 진지한 형사에요. 물론 수다쟁이에 말은 빠르고 유머 감각도 있지만 그냥 80년대식으로 유머 감각 있는 액션 히어로랄까. 영 안 좋은 상황에서도 쫄지 않고 드립으로 적들을 상대하는 뭐 그런 캐릭터일 뿐 '본격 코미디 영화' 주인공은 아닙니다. 당연히 빌런들도 아주 궁서체로 진지하구요. 그렇게 유머 성격이 강한 액션 영화. 정도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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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서체로 진지한 우리 빌런님. 20년간 뭐하시다가 '브레이킹 배드'로 그렇게 뜨셨는지 조금 궁금합니다. ㅋㅋ)



 - 다만 액션 영화로서 퀄리티는 뭐랄까... 그냥 평범하게 괜찮은 정도입니다. 80년대 헐리웃 액션물 기준으로 막 훌륭하진 않지만 특별히 부족하지도 않게 걍 무난한 수준.

 쌩뚱맞게 도입부의 트럭 액션씬이 상당히 강렬하거든요. 그냥 화물 트럭이 경찰차에 쫓기는 카체이스 씬인데, 일단 돈을 엄청 갖다 부어서 깜짝 놀랐어요. ㅋㅋ 그 시절 영화답게 막 거대 스케일의 뭔가는 안 나오지만 자동차들이 엄청 많이 부숴집니다. 경찰차들도 수십대가 나와서 한 화면에 잡히며 와장창창 쿠당 달려가는 스펙터클을 보여주고요. 암튼 상당히 볼만해요. 그래서 아아니 이게 뭐지? 했는데... 웃기는 건 영화가 끝날 때까지 다시는 이거 비슷한 퀄 & 스케일의 액션이 안 나옵니다. ㅋㅋㅋ 이후로는 걍 공장에서, 저택에서 총 들고 쐈다가 숨었다가 맞혔다가 맞았다가 하는 평범 무난한 총질 시퀀스 두어번이 끝이에요. 사실 그래서 좀 맥 빠지기도 했는데, 다 보고 나니 그냥 뭐 무난한데 첫 시퀀스가 상대적으로 격하게 훌륭했구나. 했네요. 그런 스케일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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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밋밋 평범 클리셰 수사의 허전함은 드립과 캐릭터 개그로 채웁니다.)



 - 당연히 수사물로서도 별 거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범인이 누구일지는 뻔하고. 액셀 폴리가 하는 일이란 갸들과의 밀당이죠. 증거는 없지만 쟈들 맞으니 그냥 80년대 히어로식으로 다짜고짜 들이대고 도발하고, 자기 처리하려 들면 그걸 역이용하려고 하는 그런 무대뽀 수사. 기싸움 대결 같은 걸로 흘러갑니다. 당연히 클라이막스엔 누군가 인질로 잡혀갈 거고, 경찰에 지원 요청하고 무작정 잠입해서 다 처리하고 나면 뒤늦게 경찰이 도착하고. 클리셰 그 자체!!!

 대신에 여기에서는 이제 캐릭터 개그가 많이 들어가죠. 애초부터 액셀 폴리는 경찰 되기 전엔 범죄자 꿈나무에 가까웠던 개구쟁이(...) 인간이었고. 그래서 자기를 자제 시키려는 비버리힐즈 경찰과 자신을 대놓고 노리는 악당들에게 계속 드립성 어그로를 끌어요. 이 부분이 이 영화의 재미 포인트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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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사실은 양 옆의 두 백인 분들이 '비버리힐스 캅'이라는 거.)



 - 앞서 말 했듯이 우리의 액셀 폴리는 기억보다(?) 덜 웃기는 캐릭터란 말이죠. 게다가 2022년에 이 영화에서 에디 머피의 입담을 보고 있으니 뭐랄까... 마치 요즘 아이돌 노래들 열심히 듣다가 문득 90년대 엑스세대 최신 가요 테잎의 댄스곡을 듣는 기분이 듭니다. 요즘 영화들에 나오는 코믹 수다 흑인 캐릭터들에 비해 수다의 양도 적고 말 속도도 느리고 개그도 그렇게 세지 않아요. ㅋㅋ 수십년간 에디 머피의 후예들이 계속해서 강도를 높여간 결과겠죠.


 그래서 이 영화에서 진짜로 웃음 나오는 개그를 담당하는 분들은 제목 그대로 '비버리힐스 캅' 2인조입니다. 악당은 아니지만 그냥 좀 덜 유능하고 덜 정의로우며 대체로 상식적이라는 죄로 계속해서 액셀 폴리에게 놀림을 당하다가, 나중엔 정들고, 클라이막스에선 같은 편으로 활약하게 되는 2인조 백인 형사들인데요. 그냥 에디 머피의 입담보단 액셀이 이 둘과 얽혀서 벌이는 뻘짓들이 훨씬 재밌었습니다. 진짜로 나중엔 주인공보다 정들더라구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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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세월의 한계를 극복하진 못하야. 그냥 딱 봐도 키스해야할 각인 저 여성분과는 처음부터 끝까지 친구로만 남습니다.)



 - 뭐 더 길게 말할 게 있겠습니까. 

 그냥 전형적인 80년대 경찰 액션물입니다만. 거기에 코믹한 흑인 형사 하나를 미국 백인 부자들 동네인 비버리힐스에 던져 넣고 적당한 드립을 첨가한 부분이 신선하고 새로웠던 거죠. 그 드립들 속엔 당당하게 가난한 자의 부자 놀리기, 인종 차별 비판처럼 사람들에게 공감 살만한 부분들도 많았구요. 게다가 그 흑인 형사역의 배우가 또 역할을 기막히게 소화해 주지 않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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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장면에선 저도 웃었습니다. ㅋㅋㅋ)


 비록 요즘엔 이런 캐릭터도 인종 차별적 스테레오 타잎이라는 비판을 받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지만. 에디 머피가 이 영화에서 대박을 친 것이 그 양반 개인의 성공인 동시에 후대의 많은 흑인 배우들이 헐리웃 AAA급 대작들에서 일할 자리를 마련해준 나름 역사적 성공이었다는 것도 새삼 느꼈구요.

 암튼 대체로 매끈하게 잘 만든 가벼운 코믹 액션물입니다. 혹시 저처럼 제대로는 한 번도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킬링 타임용으로, 그리고 헐리웃 장르물 역사 공부(...) 차원에서 한 번 보실만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의외로 그 시절 오락 영화 치곤 요즘 기준으로 거슬리는 묘사도 별로 안 나오고 그래요. 잘 봤습니다.




 + 그러고보니 옛날 스크린인지 로드쇼인지에서 읽었던 이 영화의 제작 비화가 떠오르는데요. 제작자 중 한 사람이 비버리힐스에 갔다가 고압적이고 제 멋대로인 경찰관에게 딱지를 끊었다나 뭐라나요. 그래서 '아 내가 비버리힐스 경찰들 까는 영화 만들고 만다!' 그랬다는 이야기가 진지하게 실려 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드립을 진지하게 받아 적은 것 같기도 하고. 진실은 무엇이었을지. ㅋㅋ



 ++ 올레티비 vod로 봤습니다. 의외로(?) 화질은 꽤 괜찮았네요. 하지만 유료였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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