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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배우 이코 우웨이스를 단숨에 헐리우드로 보내준, 액션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못 본 사람 없다는 <레이드> 1,2편을 이번 주말에 영접했습니다.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으로 꽉 채워진 영화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머리 비우고 보기엔 최고의 영화인 것 같습니다.ㅋㅋ


감독은 영국인인 가렛 에반스이고 인도네시아 영화입니다. 감독이 무술 영화 팬이어서 그냥 쭈욱 무술 액션을 추구하는 사람 같더군요. 영화 속 액션들은 인도네시아 전통 무예 실랏을 기반으로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아저씨>에서 도입된 바 있습니다. 실랏을 취재하던 감독이 무술 선수였던 이코 우웨이스를 배우로 발탁, 영화를 찍게 됐다고 합니다. 


<레이드 1편: 첫번째 습격>(2011)은 일단 오롯이 액션만을 즐길 수 있도록 단순 명료한 설정의 미덕을 발휘합니다. 주인공이 포함된 소수정예 특수부대가 마약 갱단을 진압하러 갱단의 건물 안으로 잠입하고, 안에 갇히게 돼서 탈출하는 겁니다. 밀폐된 공간, 층별 구조와 계단 같은 게 배경이 되는거지요. 처음에는 총질로 포문을 열고, 좀 있으면 CG따위 저리 가라의 맨몸 액션이 시작됩니다. 뭐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옹박처럼 거의 날아다니는 화려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끝까지 동작의 합으로 꽉 채워진 무술의 향연을 원없이 보여줍니다. 마지막 끝판왕 격으로 부활에 김태원 닮은 아저씨가 나오는데, 이 분은 배우가 아니라 그냥 무술감독님 모셔온 느낌ㅋㅋ 주인공과 일대일도 아니고 무려 주인공+1의 2대1 대결로 대미를 장식합니다.


<레이드2>(2014)는 1편의 성공에 힘입어서인지 제작 국가도 인도네시아와 미국으로 표기되어 있고, 세계관도 확장되어 있습니다. 매수된 경찰, 반목하는 갱단들과 야쿠자 세력까지 끼어듭니다. 비록 거의 까메오 수준으로 등장하는 야쿠자이지만..(마츠다 류헤이ㅋㅋ) 이렇게 확장된 속편은 대체로 감당이 안된 채로 끝나는 경우도 많은데, 이만하면 괜찮게 업그레이드 되어 준 속편인 것 같습니다. 해머걸이나 주방씬, 자동차씬 등 볼거리도 있고요. 3편은 이미 2018년에 만들어져서 옹박의 토니 쟈 까지 나오는 것 같던데.. 우리나라에선 아직 개봉도 vod도 소식이 없는 것 같네요. (3편 없음)

레이드 시리즈의 성공 덕인지 가렛 에반스 감독이 연출한 <복수의 사도(Apostle)>(2018), 레이드 제작진과 배우들이 참여한 <밤이 온다(The Night Comes For Us)>(2018)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안봤는데 평이 막 좋은건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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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레이드 제작진이 만든 <킬러스>(2014)라는 영화도 봤습니다. 인도네시아-일본 합작 영화로 살인을 소재로 하며, <레이드2>에 출연한 배우 오카 안타라와 일본 배우 기타무라 카즈키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봉오동 전투>의 그 일본 대장 아저씨 맞습니다.ㅋㅋ 일본 아저씨 '노무라'가 스너프 필름을 찍어 웹에 올리는 취미를 가진 살인마인데, 그 영상을 본 인도네시아의 저널리스트 '바유'는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뒤 똑같이 그걸 촬영하고 웹에 올리며 자신의 살인 본능을 깨닫습니다. 노무라는 동종을 만났다고 좋아하며 자꾸 연락을 해오지만, 처음부터 묻지마 살인마인 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이 결국 같은 길을 갈 수는 없습니다. 
바유는 저널리스트로서 무력감을 느끼게 했던 부패한 지도층을 처단하는데 살인 본능을 사용하고자 합니다. 한편 노무라는 어릴 적 자신과 자신의 누나를 꼭 닮은 남매를 만나면서 심리적인 동요를 겪게 됩니다. 노무라는 친누나를 독점하고 싶어 했으나 지금은 누나도 부모님도 모두 세상에 없고, 다 노무라가 죽인 것인지는 불확실합니다. 유산이 많은 인텔리인 점은 확실하지요.
영화는 꽤 스타일리시하며 몰입감도 있고, 사회 부조리나 다소 중2병 스러운 삶과 죽음의 의미, 선악의 개념까지 건드려 보려 하는 것 같지만.. 좀 버거운 인상입니다. 스플래터 영화라고 하나 너무 잔인하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이 영화를 볼 가치가 있다고 한다면 단연 주연배우 기타무라 카즈키의 존재감이 그 이유입니다. 그의 싸이코 살인마 연기가 볼만합니다. 외모부터가 잔인하고 섹시한 엘리트인 주인공 얼굴 그 자체라서, 거의 김의성 배우가 우병우 연기하는 수준의 외모 찰떡을 과시합니다. 그런 개성 강한 얼굴로 야쿠자나 형사 역 뿐만 아니라 코믹, 대하 사극, 어수룩하거나 아주 보통의 아저씨까지 다 어울리게 해내는게 참 대단한 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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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집 앞에서 시끄럽게 하는 할아버지를 귓속말 한 마디로 제압하고 온 노무라.
꽃집 아가씨: 그런데 아까 뭐라고 하신거에요?
노무라: 아 그거는.. 차 번호판 외웠으니까.. 집 찾아내서 사지를 자르고 토막내 트렁크에 싣겠다고 했어요. ^_^
꽃집 아가씨: 아... 하하하하
노무라: 하하하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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