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바낭] PS5 초보자 입문.

2023.09.08 14:05

잔인한오후 조회 수:307

최근 외부적인 스트레스를 어떻게 버티냐는 질문의 답을 생각하며 몰입할 수 있는 게임도 답이 될 수 있지 않나 했습니다. 최근 PS5 디스크 버전을 구매했습니다. 닌텐도와 플레이스테이션 둘 중 하나를 고민했는데, 젤다의 전설을 재미있게 하시는 분들 조차도 먼저는 PS가 답이다라고 해서 선택했네요.


사실 살면서 게임 전용 기기를 신품으로 구매한건 정말 처음입니다. PC 없이 산지는 10년이 넘었고, 문서작업용 노트북에서 돌아가는 게임 정도나 가끔 스팀에서 사서 하는 정도였죠. NDSL 중고와 PS2 중고를 샀던 (사실 거저다시피 친구에게 저가에 건네받았던) 적이 있는데, 거의 안하고 창고에 박아뒀었군요. 이번에도 오랜 고민 끝에 구매하게 되었는데, 가장 큰 동인이 된 건 큰 TV를 구매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냥 화면도 보기 재미난데 여기에 게임을 하면 더 재미있겠다 싶어서.


로켓 배송을 사용했더니 당일 오전에 시켰더니 밤에 도착하더군요. 너무 무서웠습니다. 설정하고 진행하는데 다들 기억나실지 모르겠지만, 소니 네트워크에 연결하려고 계정을 새로 만들 때 아이핀으로 인증을 해야 합니다. 복잡한거 아니야 하고 깜짝 놀랐는데, 아이핀 가입할 때 공인 인증서 없이 휴대폰 인증으로 가능해서 그나마 한숨 놓았네요. 우스운건 내부에서 제품 구매할 때는 카카오 페이(...)로 결제가 가능합니다. 저 같은 현금 카드만 사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우 고마운 일이었네요.


- 아스트로 플레이룸


구매하면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게임인데, 듀얼센스(조작기)의 조작방법 홍보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콘솔 초보인 만큼 아직 너무 많은 버튼에 적응하지는 못 했는데요, 이런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구나 배울 수 있었군요. 진동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스피커가 달려 있는게 좀 더 새로웠군요. 무료 번들 게임임에도 볼륨이 상당히 커보였습니다. 첫 스테이지도 아직 다 못 깨고 3D 멀미로 도망 나왔습니다. (그래도 나중에 알고보니 이 게임은 시야를 상당히 한정하고 있었습니다.)


- 유히호 마스터듀얼


... 원래 저는 새로운걸 구매하면 무료 플레이 등으로 찬찬히 즐기다가 시작하는 편인지라, 목록 중에 있길래 해봤습니다. 이로서 MTG, 하스스톤, 유회왕에 걸쳐 가장 대중적인 카드 게임은 대충 다 해보게 된 것 같네요. 옛날 에뮬레이션 게임을 잠깐 한 적이 있었는데, 현재 이 게임에서 제공하는 카드는 대략 8000개 정도 되더군요. 다른 카드게임과 달리 덱 컨셉과 컨셉 사이의 골이 굉장히 깊어서 자신의 컨셉이 아니면 아예 다른 덱에서 쓰일 수 없는 카드들만 가득한 편이었습니다. 대신 덱 구매를 위한 자원을 훨씬 많이 줘서 무료로 해도 카드 팩을 원없이 열어볼 수 있더군요. (앱도 있는데 굳이 PS5로 하는 농락감이 느껴지긴 했지만 어쩌습니까 ㅋㅋ)


- 오우거 택틱스 리본


디스크 버전으로 구매하게 됨에 따라 당근에서 어떤 것들을 팔고 있나 보다가 구매하게 된 타이틀인데, 그냥 SRPG인지 알고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1995년도 것을 2004년에 리메이크한 것을 2022년에 다시 리메이크한... 정말 고전 게임이더군요. 한층 더 가열된 PS5 농락감을 느끼며 플레이 중인데 20년의 세월동안 SRPG라는게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정신을 차리기 힘든 상황입니다. 사실 이 게임에 대한 하소연(?)을 하고 싶어서 글을 썼습니다.


보통 제가 기억하고 있는 SRPG라고 하면 여러 제약을 기준으로 각각의 캐릭터들을 소중하게 이입하고 조율하는 방식으로 게임이 굴러갔는데, 여기서는 거의 용병처럼 캐릭터를 구매하고, 심지어는 마법도 장착/해제/교환이 가능한 형태로 되어 있어서 오리지널리티한 캐릭터가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무한하게 판을 반복할 수 있어서 경험치도 한정되지 않습니다. 얼마 안 있어서 각각의 캐릭터 AI 설정까지 풀리더군요. 그러니까... 모든 캐릭터를 AI가 조정하도록 하고 판을 무한하게 반복시켜 레벨업 노가다를 해서 (아무래도 그런 이유로 시나리오의 진행상태에 따라 최고 레벨 제한이 걸려 있습니다.) 시나리오 판을 준비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내가 하는게 게임 시뮬레이션인지 SRPG인지 혼동이 옵니다. (기능 설명상 나중에는 단일 게임 내에서 시점도 되돌려서 다시 플레이 할 수 있는 것 같더군요.)


좀 더 해볼 생각이지만, 이게 제한 없는 최근 시류인가 싶어 약간 슬퍼졌습니다. (살펴보니 '얻을 수 있는 총 자원'은 정확히 한정되어 있는 것 같긴 했습니다.) 레벨을 시나리오 한계까지 AI 전투로 올리는걸 구경하고 있다보니 요새 관상용 게임과 비슷해진 것인가 싶었어요. 그리고 다른 말을 추가해보면 스퀘어 에닉스답게, 남성들만 잔뜩 나오고 여성 캐릭터는 한 둘 밖에 나오질 않습니다. 시나리오 캐릭터의 롤도 성별 스테레오 타입을 그대로 따라가서 여전하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95년작이니까 당연한 걸지도?)


더 꼬질꼬질하게 제약이 많은 SRPG를 해보고 싶은데 과연 PS 타이틀에 그런게 나올지 싶군요.


- 호라이즌 제로 던


플레이스테이션을 사게 된 가장 큰 동기였습니다. 포비든 웨스트가 PS5판이지만 역체감도 피하고 감정이입도 하기 위해 그 전판부더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3D 게임이라면 맥을 못 추고 지금까지 제대로 해본 게임이 거의 드문데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풍광을 목격하기 위해 하고 있습니다만, 시야 카메라 조절이 굉장히 민감해서 애를 먹고 있습니다. 그리고 맨 처음 짚트렉 와이어 같은걸 타고 내려가야 되는 곳에서 어떻게 탈 지 몰라 애꿎은 에일로이만 몇 번 추락해 사망했다는걸 전해드립니다. (확실한건 상호작용을 위해 해야 되는 설명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ㅋㅋ) 또한 왜인지 여기서는 O가 선택이고 X가 취소입니다. (다른 게임에서는 X가 선택 O가 취소라서 굉장히 헷갈렸는데 두 배로 헷갈립니다. (지인의 말에 따르면 PS4와 5의 차이라고 하는데 이걸 바꾸면 어쩝니까?)


직장인으로서 굉장히 느릿느릿하고 있고, 아직도 명예의 시험인가 뭔가 시작하지도 못 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까 너무 두려워서 정말 조금씩 하고 있거든요. 소우투스 잡기 직전의 에일로이 표정이 곧 제 표정이었고, 어렸을 때 기술 숙련되는걸 보면서, 와 나는 저렇게 조종 못 한다, 파일럿이 미안하다라는 심경을 느꼈습니다. (약간 딴 소리입니다만 이런 배경과 서사가 흐르고 있는데 얼평이나 하고 앉았던 게이머들은 어떤 사람이랍니까?) 그래도 무슨 몬헌 같은 게임은 아니라 안심하며 진행하고 있답니다.


게임을 직접하진 않아도 스트리머들이 하는걸 꾸준히 구경해서 그런가, 최근작보다는 그래픽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풍광은 괜찮은데 특히 사람들 묘사가 약간 밀랍인형처럼 동작할 때가 잦습니다. 미니맵 보니 앞으로 한참 남은 것 같은데 무슨 일들이 일어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포스트 아포칼립스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원시부족스러움이 강해서 예상 외였습니다. 앞으로 굉장히 오래하게 될 것 같은데 그 지역에 푹 빠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ㅋㅋ.


- 그 외


체험판 게임들을 몇 개 받아서 해보았는데, 생각보다 이상한 타이틀도 많고 한국어 판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 보이더군요. [전장의 푸가]라던가... 그래도 네임드 타이틀만 해도 정말 한참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 아래 로이배티 님의 최근 "깬" 게임들 목록이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영화도 보시면서 게임도 다 깰 수 있는 겁니까 ㅋㅋ.


그리고 멜론 같은걸 보며 느꼈던 동시간 배포에 대한 놀라움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음악이 나왔을 때 그 날 밤 12시 이후 즉시 듣고 그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처럼, 여기서도 게임들이 그 즉시 배포가 되어 바로 당일 할 수 있다는 그 기묘함을 떠올려봅니다. 제 주 무대는 아직 종이책이고, 종이책은 배포 이후에도 사람들에게 전해지는게 꽤 시차가 있어서 느릿하게 퍼져나가는걸 구경할 수 있거든요. 전자책도 종이책과 어느 정도의 시차가 또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걸 또 즉시 사지는 않는 편이니까) 그런 느긋함이 나머지 시장들에서는 사라지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스트리머들이 하는 게임 절반 이상이 여기 있더군요. 다들 이렇게 편하게 게임 입수해서 즉시 플레했던 것인가 싶었습니다.)


여튼 이런걸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책은 더 덜 읽게 될 예감입니다 ㅋㅋ. (그래도 금방 지쳐서 아주 많이 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요즘 특히 3D 게임을 하고 난 이후에는 너무 꿀잠 자고 있습니다. 하루는 손에 듀얼센스를 쥐고 잠들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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