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축구보고 밀린 미국 드라마 보고 잔게 새벽 3시쯤.

 

전기료 아낀다고 에어컨 가동하지 않고 창문열고 잤습니다.

다가구 주택 2층에 살구요.

 

 

오늘 아침 8시쯤, TV소리가 우렁차게 들립니다.

애도 힘차게 웁니다.

애를 달래는 엄마의 목소리도 매우 큽니다.

진공청소기 소리가 바로 앞에서 들리는 듯 합니다.

 

제 스스로 이런 말하기 참 그렇지만 어지간하면 참고 삽니다.

실제로 누구에게 따지는 거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제 경우엔.

몇번을 다시 생각해보고 망설였지만 이건 아니다 싶을 정도의 엄청난 소음이였어요.

특히 TV 소리가 너무 컸는데 제방에서 튼 것처럼 다 들렸습니다.

 

같은 건물에 사는 집에서 나는 소음이 아니라 옆건물 2층에서 나는 소음이였더랬죠.

 

처음은 아니에요.

겨울때, 봄때는 이렇게 심하진 않았어요.

그쪽도 창문을 닫고 나도 닫고 살았으니 소음이래봐야 참을만한 수준이였습니다.

하지만 날이 더워지면서 서로 창문을 열고 살다보니 매일 매일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방충망을 열고 외쳤습니다.

"TV 볼륨 좀 줄이세요!"

아무 반응이 없자 다시 한번 "TV 볼률 좀 줄여주세요" 라고 외쳤습니다.

그래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옆집으로 향했습니다.

 

대문이 잠겨져 있어서 대문을 두들겼는데 아무도 안나옵니다.

마침 반지하에 사는 학생이 나오길래 들어갔습니다.

 

2층으로 올라갔더니만 그곳이 모든 소음의 진원지였던걸 알게 되었습니다.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TV 소리가 너무 커요. 줄여달라고 외쳤는데 줄여주지도 않고 너무한거 아닌가요?"

 

솔직히 좋은 마음으로 간게 아니라서 목소리 톤이 좀 올라갔었던건 사실입니다.

 

헌데 애엄마로 추정되는 여자의 한마디(A라고 칭하죠), "청소기 소리때문에 못들었는데 왜 큰소리치세요? 그럴 수도 있지"

 

저도 인간인지라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는 거지만.

 

"TV를 틀지마라, 쥐죽은듯이 살라는 것도 아니고 저도 어느정도 감당하는데 이건 너무 크지 않냐?"

 

"아니, 청소기 소리때문에 못들었다는데 왜 자꾸 큰소리야"

 

아니 이 여자 은근슬쩍 반말투입니다. 나보다 3~4살은 어려보이는 여자가.

 

그집에 사는 여동생들 2명과 어머니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나와서 말립니다.

 

저도 목소리 톤이 좀 높았지만 낮춘다고 낮춰서 그동안의 불만을 이야기 했습니다.

 

헌데 A씨께서 자꾸만 소리를 지릅니다.

"아니 소리 줄이라고 말하면 그만이지 왜 여기서 행패야!"

 

아우, 그냥 같이 망가져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차피 충분히 어필은 했고 -여동생들과 아주머니와는 말이 통하더군요- 더 이상 싸워봐야 힘만 빠질것 같아 뒤돌아서서 계단을 내려갈려는 찰라,

A씨가 "남자새끼가 속좁기는" 라는 멘트를 날려주는게 아닙니까!

 

순간 어이 상실, 올라가서 저도 반말로 물었죠. "너 몇살이나 먹었길래 나한테 욕이냐?" 그러자 A씨왈, "쳐먹을만큼 먹었다, 어쩔래?"

 

휴, 꼴에 남자라고 그냥 한마디 하고 참았습니다. "고운입 가져서서 참 좋겠습니다"

 

 

 

 

집에 와서 대충 아침 먹고 못잔 잠이나 다시 자자고 누웠는데 이젠 애 달래고 어르고 노는 소리가 장난이 아니게 들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애는 거의 하루종일 우는 것 같고.

애엄마(A씨) 목소리가 정말 우렁찹니다.

같이 놀아줄때 쩌렁쩌렁 해요.

 

게다가 애도 어찌나 크게 또 지속적으로 우는지 거짓말 안하고 아까 저녁 8시부터 8시 40분까지 계속 울어댔어요.

애 키우는 집이려니 하고 이해해줄려고 해도 오늘 아침일도 자꾸 떠올려지고 해서 짜증만 쌓여갑니다.

 

오죽하면 방음이 좀 더 잘되는 유리창으로 갈아볼까 했는데 여름철에 창문 꼭꼭 닫고 살기도 그렇고.

이래저래 힘듭니다.

 

좋게 말해서 해결 될 상대도 아니고.

이래저래 오늘은 그냥 날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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