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교정

2019.06.12 16:39

은밀한 생 조회 수:2454

전 효율이 떨어지는 인간입니다.
특히 샤워할 때는 내가 지금 한 인간으로 제대로 구실을 하며 사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어리석음의 끝을 달립니다. 구석구석 때를 박박 미는 것도 아니고 욕실 청소를 하는 것도 아닌데 샤워를 다 하고 침대에 눕기까지 족히 두 시간이 걸려요.. 어젯밤에도 퉁퉁 물에 불은 손으로 0.1% 남은 체력으로 바디 로션을 바르며 한숨을 연달아 쉬었어요. 너 뭐 하냐.....-_- 듀게에 계신 샤워 고수님들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습니다. 간곡한 마음이에요. 와 진짜 빠르고 정확하게 깨끗하게 씻는 분들은 도대체 어떻게 씻으시는 거예요? 정말 궁금해요. 제가 그렇다고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잭 니콜슨처럼 결벽증 환자도 아니거든요. 남들과 어울려 밥도 먹고, 베프나 애인과 함께라면 그냥 찌개 냄비 하나 놓고 같이 국물 떠먹기도 해요. 전용 수저를 챙겨 다니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제 몸이 굼떠서 빨리 못 씻는 걸까요? 거품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헹구는 작업을 한참 하는 거 같긴 한데... 흠. 근데 어쩌면 제가 샤워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이런 것 같기도 하거든요. 저의 샤워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지나간 애인들에게 들어왔던 말은. “집에 물 안 나오냐?” “안 힘들어?” “고생했어” “좀 오래 씻긴 하네 ㅋㅋ" 기타 등등인데요. 심지어 너무 오래 씻다가 지쳐버리는 제가 안타까웠던 한분은 직접 샤워 시범을 보여주기도... 자 이렇게 먼저 칫솔질부터 하면서 물을 틀고 머리를 적시고 아푸아푸 슥삭슥삭하면 금방 씻어!! (....) 그건 군대 샤워고요 님아...

다들 어떻게 씻고 살아가시나요. (질문이 뭔가 우스꽝스럽네요 ㅠ)
저에게 신속 정확 청결 샤워 노하우를 전수해주세요. 정말 하루의 네시간을 (출근+퇴근) 샤워 시간으로 갖다 쓰는 저를 이제는 더 이상 못 봐주겠어요. 샤워 교정이 절실합니다.

문득 글 쓰면서 든 생각인데. 샤워하는 법을 배운 최초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스스로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고 양치질을 하는 법을 배우던 그 순간 말예요. 전 아무리 생각해봐도 안 나네요. 분명 제가 어릴 때 엄마가 머리는 이렇게 감아라 양치질은 이렇게 해야 한다 알려주셨겠지만 기억이 안 나요... 좌변기에 올라 앉아 일을 보고 후처리를 하는 방법을 배웠던 순간은 또렷하게 기억이 나거든요.. (그렇다면 난 혹시 샤워하는 법을 제대로 못 배운채 자라서 이 모양으로 오래 씻나..... 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2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7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604
109047 사탄의 인형 (2019) 질문 (스포일러) [1] 남산교장 2019.07.03 388
109046 스포일러] 트루 블러드 겨자 2019.07.03 474
109045 [바낭] 이승환이 누굴 명예 훼손으로 고소했다길래 [9] 로이배티 2019.07.03 2053
109044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1] 조성용 2019.07.03 840
109043 오늘의 영화 엽서 [1] 파워오브스누피커피 2019.07.03 237
109042 [옥수수 무료영화] 아메리칸 허니 [6] underground 2019.07.03 568
109041 [넷플릭스바낭] 미드 범죄의 재구성(=how to get away with a murder)을 조금 봤는데요 [4] 로이배티 2019.07.03 1328
109040 유학소녀 보고있습니다만... [1] 메피스토 2019.07.02 763
109039 [벼룩] 여름밤의 여름옷 대방출입니다 피뢰침 2019.07.02 639
109038 [듀게벼룩] 소설책 [3] qnfdksdmltj 2019.07.02 682
109037 광고의 규제 [10] skelington 2019.07.02 1118
109036 [넷플] 나의 마더 (I am mother) (스포 있음) 가라 2019.07.02 752
109035 [넷플릭스바낭] '루시퍼' 다 봤네요 [5] 로이배티 2019.07.02 817
109034 오늘의 영화 엽서 [2] 파워오브스누피커피 2019.07.02 257
109033 그들이 듀게에 대해 말하기를... [15] 어디로갈까 2019.07.02 1675
109032 60일 지정생존자를 보고.. 라인하르트012 2019.07.02 853
109031 [채널CGV 영화] 로스트 인 더스트 (Hell or High Water, 2016) [12] underground 2019.07.01 784
109030 이런저런 일기...(생파, 스파이더맨) [1] 안유미 2019.07.01 448
109029 오늘의 엑스맨2 [2] 파워오브스누피커피 2019.07.01 606
109028 피프티 피플, 알라딘, 존 윅 3 [1] 칼리토 2019.07.01 74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