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아는 형님과의 1박 3일

2011.11.18 15:55

01410 조회 수:3718

퍼온글입니다.

표현이 거칠어 육두문자 있으니 주의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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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연극 많이 하면서 노가다 벗어나나 했더니,

지속되었다...

 

내가 때려부순 무대가 거의 내가 출연한 작품 숫자와 비슷할

것이다. 큰 작품(예를 들어 오페라 공연) strike할 때면, 예술의

전당포 같은데 거의 동문회 분위기다.

 

(strike : 공연 마지막날 무대 철거)

 

스트라이크에 모이면 모두 군복이나 잡복에 워커 신고 모인다.

워커는 못이나 발에 밟히는 것 때문에 위험해서. 그리고 때려

부순다. 부수는 것은 두 가지로 요약되는데, 지방공연이 있어

무대를 쓸 경우는 졸라 조심해서 천천히 안 부서지게 뜯는다.

 

그러나 지방공연 없는 쫑 공연의 무대는 살벌하게 부순다. 다

쓰레기장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연이 끝나고 박수와

환호와 사진촬영이 끝날 때 즈음에는 눈빛 개슴추레한 스트라이커

들이 주변에 대기한다. 다 연락 받고 온 연극인들이 대부분.

 

과거로 따지면 3-4시간 부수고 일단 5만원에 좀 많으면 7-8만원.

오야지 맡은 놈이 짱구 돌리면 단가 내리고 인원을 적게 부른다.

(나도 서너 껀 했다...) 그리고 과거 예술의 전당포 건너편 싸구려

전빵 겸 술집에 가서 또 밤새 푸고 돌아들 간다. 그럴 거 왜 나왔나.

술값 벌어 술값으로 퍼마시고 가는 사람도 있었다. 술값이 어딘가.

 

과거 오페라하우스에서 높이가 5-7미터나 되는 섹션을 무너트려

무대 바닥에 떨어질 때, 자칫하면 뒤지겠구나 생각도 들었었다.

그 무게가 장난 아니다. 그러나 내 무대경험과 함께 무대제작과

스트라이크 경험은 상당했다. 반네루 3곱하기 12 정도는 그냥

혼자 날을 세워서 들어 날랐었으니까. (사회노가다 + 무대 경험)

한번은 대학로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그거 들고 나르는데 세팅

(무대 세우기)하던 목수들이 놀랐다. "야, 그러다 허리 나가.."

 

"여러 번 왔다갔다 하기 싫어서요."

 

한번은 너무 돈이 없어서 한 무대 만드는 회사에서 한 달을 일했고,

그 회사에서 일한 거 다 합하면 아마도 3개월은 넘을 거다. 15년은

족히 지났지만 미수 한 30만원 있다.

 

그 한달을 일 할 때, 일하는 곳이 집에서 가까운 벽제였기 때문에

난 버스를 갈아타고 다니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도 했는데, 이

무대 작업의 특징은 공연 일주일 전까지는 널널하다가, 일주일 남으면

사방이 빡돈다. 그러면 그 일주일과 극장에 가서 셋업 오케이 받을

때까지 일주일이고 거의 밤새고 일한다고 보면 된다. 전쟁이다.

 

일은 뭐 한 말로 정리가 안 된다. 섹션 제작과 도색. 몰딩 깍기. 자재

나르기는 기본. 조낸 못질과 톱질. 웬만한 인테리어 가면 아마 아주

못할 일은 없을 거다. 인테리어란 게 대충 그림 만들고 나머지는 목수

들이 뚝딱 보기 좋게 만드는 것. 그런 거 보면, 명동에서 의류사업장

인테리어 잡부도 해봤지만... 참 가게 인테리어 낭비다. 낭비...

 

벽제의 어느 창고에서 무대미술 아카데미 멤버들과 누가 누구냐로

지하식당에서 밥 먹고 다니던 시절. 이 사장님은 맨날 어디 가는지

디자인들고 다니고 돈도 받으러 다닌다. 가끔은 사장님이 피곤해서

운짱도 몇 번 했다. 이런 소리도 듣는다.

 

"같이 온 분, 배우 같습니다."

 

"돈 없어서...."

 

 

그때 친해진 형이 있다.

 

내 기억에 세 살 정도 형님인데 왜 친해졌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난다.

아마도 그 형이 좋은 사람이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 좋은 분은

아니었다. 다만, 왜 그 형이 이 계통에 들어왔는지는 정말로 기억이

안 난다. 아마도 사장님이?...

 

새벽 몇 시까지 일하고, 봉일천 근처 가서 새벽 밥집에서 밥 묵고

쳐 자고 몇 시간 자고 또 일어나 작업장으로. 그 형이랑 매일 여관서

잤다. 집은 가까웠지만 늦게 끝나면 버스 끊겨 집에 택시 타고갈 돈도

아깝고 밥도 주고 해서 그렇게 했다. 밥을 주니까.

 

그 형님 키는 나보다 약간 작으신데 일고보니 킥복싱 오래 한 분이다.

요즘은 이종격투기 때문에 여러 계통이 통폐합 됐지만, 과거 입식

격투기는 킥복싱 / 공인격투기 이렇게 나뉘고, 정통으로 무에타이를

배운 사람들은 오히려 소수였다. 배우는 건 비슷하지만 진짜 붙어

보면 킥복싱 배운 사람들이 강한 건 사실이다.

 

그래서 허접한 경험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특히 킥복싱 킥이

태권도 킥과 어떻게 다른지 알게 되었다. 그 형이 시범을 보여주어서.

현재에 이종격투기를 보면 그런 정통? 킥복싱 킥은 많이 사라졌다.

그 계통 게임이 발달하면서 스피드가 빨라졌고 그래서 그런 킥이 사라진

느낌이다. 과거 킥복싱의 킥과 펀치를 그냥 간단한 말로 표현하면,

스피드로 돌려치는 게 아니라 주먹이나 정강이로 치는 킥이나 그냥

밀어 친다. 정강이의 무게로 그냥 밀어서 친다. 그런데 이종격투기에서

킥으로 얼굴을 때리는 것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그 킥이 사라진 것 같다.

주먹도 삼각형 가드를 얼굴까지 올리겨 밀듯이 때린다.

 

극진가라데 보면 그 비슷한 킥을 한다.

 

하여간, 보면 이 형이 운동은 많이 한 것 같은데, 뭐 친해진 사이에 믿고

안 믿고가 아니라, 과거 뭘 했다고 해도 난 대련을 보지 않으면 믿지 않는다.

구라까는 놈이 보여주는 시범이 더 멋있다. 그러나 구라는 구라일 뿐. 난

자기를 낮추어 말하면서 예의범절 깍듯한 사람들이 더 왕건이로 보인다.

 

 

지방공연을 떠나게 됐다.

주말마다 3일씩 5-6군데를...

 

공연의 박수와 갈채는 배우들이 몫이고, 무대는 개허접 노가다다. 그냥 세팅

하고 연출 점검 받고, 무대에 안 맞으면 가져간 세트 잘라서 맞추기도 하고

보강도 하고. 그러면 공연 끝날 때까지 탱자탱자하다가 마지막 점검하고

여관 근처 식당에 가서 저녁 겸 소주 한잔 빨고 여관에서 옆방 떡치는 소리

들으면서 자고, 잠 안 오면 전빵가서 소주 몇 병 더 사다가 제끼고 자고.

 

그리고 마지막 날이 오면 철거해서 부른 트럭에 상차하고, 나 같은 제일 말단은

벽제 세트 불하장까지 가서 (집이 가깝다는 이유로) 새벽에 세트 내리고 정리하고

그런다. 주중에 가끔 보수하고. 그래서 트럭 라이더 아저씨들과도 많은 문화를

공감했다. 밤새 고속도로에서 말 정말 많다. 그런데 그게 아저씨들이 살고 싶어서

사고 날까봐 계속 자신이 일부러 떠드는 거다. 졸면 죽는다. 그 아저씨들 올라가고

내려갈 때 차를 채워야 밥벌이가 된다. 항상 잠이 모자란다. 엄청난 스트레스 직종

이다. 혼자 몰 때는 정말 힘들고 나 같이 옆에 타주면 그대로 덜 힘드신다. 얼마나

많이 습관적으로 말을 하셨는지, 15분 짜리 떡치는 이야기를 세 시간에 걸쳐 기술한다.

소설도 그런 소설이 없다. 말은 어찌나 다들 잘 하시는지.

 

그럴 경우 돈을 내가 가지고 있다가 운전수 아저씨께 드려야 하기 때문에

난 항상 지방 철거날 구라를 깐다.

 

"아이, 사장님, 서울 떨어지면 새벽 4신데, 밥은 먹고 사우나는 해야지.

 낼랑 트럭비만 주면? 잡부도 니미시팔 참은 먹어요... 그래 안 그래. 사장님?"

 

(당할 만큼 당해서 반말도 섞는다. 돈 정말 지질이도.......... 안 준다.)

 

 

그 형님 고향이 오리지날 전라도 광주다.

 

지방 몇 군데를 돌아 결국 빛의 고을 광주로 갔다.

 

무대 셋업해주고. 연기 똑바루 해. 무대 뽀대나게 새워줬잖아.

 

사장님이 하필 황금로인가 유흥가 근처에 여관을 잡아줬다. 이 이야기가

한 15년 전 이야기니까 지금은 많이 다를 것이다. 당시 버스 타고 중심가로

가니 황금로 여아해들 보니 뭐 거의 명동 저리가라다. 고급 가게들도 상당히

많고. 그냥 명동 같다.

 

객지에 왔지, 우리나라 대도시 중요한데 오니, 공연 끝나고 여관 복귀하는

시간은 유흥가 대폭발 시점. 도시가 발광하는 시점. 그리고 항상 주말.

아 펄하버. 또 밥집에 백반에 소주 한잔 찌끄리고 이 휘황찬란한 도시에서

젖같은 여관방에 누워 행님과 둘이 누워 자야 하나?

 

"아야, 나 따라와라. 밥은 밥 답게 먹어야지. 광주까지 와서."

 

"형, 어디 갈라고. 돈도 없어."

 

"야 임마, 따라와 내가 광주서 놀았다는게 구라 같냐?"

 

어느 우체국을 지나는데 그 형이 그런다.

 

"여기가 원래 족보 안 들어간 애들 서 있는 자리여. 눈 마주치면 다 뒤져.

 쎈 놈들만 여기 서 있는 거지. 여기 오래 서 있으면 다 건달 돼."

 

택시 탔다.

 

"시청 쪽으로 갑시다요잉."

 

꽤 그런 듯한 큰 식당에 그 형님이 들어간다. 뭐 식당이 크긴 한데 전체적인

분위기는 약간 학사주점 비슷하다. 들어가서 자리를 잡자 그 형님 누구를 부른다.

나보다 형님뻘인데, 키 한 180이 넘은 엄청난 떡대가 온다. 지배인이다.

 

"야이 씨, 오랫만이다 이 ㄱ 셰끼..."

 

"아따 씨벌늠 형님 왔는데 숟가락 놓고 싶냐?"

 

"ㅋㅋㅋ 이 새끼가.."

 

친구란다.

 

그냥 딱 봐도 건달이다.

 

"먹고 싶은 거 팍팍 시켜. 고향 왔고, 나가 있는데 좀 먹어야제."

 

뭐 엄청 시켜준다.

이게 웬 떡이냐 기갈들린 놈처럼 먹었다.

 

아까 그 덩치가 크신 분은 그 형님의 고향 친구고. 그 큰 식당에 지배인을

하고 있는데, 보아하니 본격적인 프론트라인에서는 좀 물러나서 먹고 살려고

한 군데 자리 잡은 분인 듯 싶다. 그냥 가게 돌아다니는데 뭔 지배인이 손님

한테 "아가 적당히 먹고 가라. 주사 부리면 이번에 안 봐준다." 그러면 손님이

꾸뻑한다.

 

그리고 꽤 터지게 먹고 배 좀 때릴려고 하니 우리 자리에 온다.

 "아따, 이 놈은 왜 주말에 와가지고."

 

나를 같이 일하는 사람이라고 소개를 했는데, 이분이 뭐 얼굴 봤다고 바로 말

놓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꼬박꼬박 님짜를 붙이다. 내가 전라도 광주를

버스로 지나는 가봤지만 머물기는 처음이라고 하자 그러신다.

 

"여기, 광주 오믄, 다 어디 좆것은 놈들만 사는 걸로 알죠잉?

 여기서 별거 없고 그냥 먹고 살고 그래요. 아따 많이 드소. 친구랑 같이 왔는데."

 

그러더니 자신도 저녁을 우리 자리서 먹어야겠단다. 주말 영업하느라 밥을

아직 못 드셨나보다. 그리고 난 요즘 말로 완전 완전 놀랐다.

 

"아가, 나 먹는데로 좀 가져와..."

 

종업원이 저녁을 가져오는데, 냉면 대접 이빠이 육수를 담아오고 거기다

대접에 가져온 밥을 말아서 먹기 시작한다. 반찬도 거의 안 먹는다. 강호동

이라면 그렇게 먹을까 그렇게 대접의 밥을 두 번이나 새로 말아 먹었다.

밥을 먹는게 아니라 군대 식으로 밥을 거의 제끼는 수준.

 

나야 뭐 배불리 먹었겠다. 그냥 등 따신데서 자면 최고일 거 같았다.

 

그분이 냉면대접 두 개 정도를 해치우더니 옛날을 회상한다.

 

"이 자식이랑, 처음 여기서 고등학교 때부터 놀기 시작했는데,

 이 자식이 당시로는 주먹 좀 썼지. 좀 쪽팔리지만 내가 얘랑 붙으면

 아마 장담 못했을 걸. 친구니까 안 싸워서 그렇지. 그렇게 놀다 놀다

 나는 픽업되서 들어가고, 얘는 스카우트 제의도 많았는데 이 자식이

 뭐 자격증 따서 먹고 살겠다나. 새끼가 같은  길 가는 줄 알았는데

 군대 갔다오더니 낼름 서울로 날라버려야.."

 

그 형, 사람이 착해서 거짓말 안 하는 것 같더니 놀긴 놀았구나.

 

"옛날에는 해지면 우체국 앞에 서서 눈 안 까는 놈은 무조건 일단 까고 봤지.

 그러면 서서히 안 되는 애들은 다른 길로 가고 몰라 앵기는 놈들 까주고.

 그러면 점차 큰 형님들이 서서히 알게 돼. 그럼 찾아오지, 아가, 누구누구가

 누구냐? 요리 쫌 나와바... 그럼 족보 보고 맞다 싶으면 용돈 받고 글다 가는

 거지. 일찍 들어간 놈들이 말도 해주고 소개도 하고. 그런데 일찍 들어간

 넘들이 원래 학교서 나한테 맞던 넘들이었지."

 

 

시간이 꽤 흘렀다.

"왔응깨. 노란물 좀 빨다 가라잉. 저그 사거리 돌아 00로 가 있어."

 

뭐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적당히 엉덩이도 만지고 노란술도

좀 마시고, 나름 떡이 되어 여관으로 복귀해서 실신. 아구 힘들다. 뭐

내일은 날일이니까. 모래 스트라이크까지는 날로 먹기. 코코 자자.

 

해가 뜨고 추적추적 일어나 아점 먹고 광주문예회관으로 직행. 둘째날은

사장도 없고. 걍 무대 한번 둘러보고 조연출이 말하는데 손 좀 봐주고 마킹

새로 좀 갈아주고. 'ㅎㄱ무대가 신경 써 준다.' 인상 남기고 공연 들어가면

문예회관에 널리고 널린 접견실 하나 들어가 소파에서 개 쳐잠.

 

그러다 낮 공연 끝나고 중간에 밥 얻어먹고 무대에 나가 망치 소리 몇번

들려주며 존재감 인식 시켜주고 다시 접견실에서 쳐 잠. (조연출한테는

급한일 있으면 부르라고 취침장소 알려주고 쳐 잠)

 

이어 저녁 공연 끝나면 무대 다가서, 무대전환하다 깨진데 없나 대충하고

사장님한테 전화 넣고 다시 숙소 여관으로. (여관시설에서 여관 이상의 것

을 바라면 안 되는 부류의 시설)

 

황금로에 도착. 형님 입을 연다.

 

"글도 내 고향에 왔는데, 내일 스트라이크도 해야 하고 배 좀 채워야지."

 

"어디 갈려구?"

 

"널린게 여기 친군디. 따라와라. 밥 먹어야지. 고기 먹자."

 

 

어느 이름 모를 다방에 갔다.

 

앉아 있는데 형님 친구분 한 분이 들어오신다.

 

키가 165cm 안 되신다.

 

자리에 앉으시는데.. 얼싸. 거의 얼음과 같은 눈빛으로 나를 아래 위로

훑어본다. 어디서 많이 보던 눈빛인데. 사람 눈 참 차갑다.

 

"인사해라. 내 친구다. 뭐하는 사람 같냐?"

 

"...."

 

"얘, 형사야."

 

어제는 건달 오늘은 형사. 그래도 밥은 밥 같이 먹겠구나.

 

"얘, 별거 없어 보이지. 얘가 10년 넘게 태권도 선수한 놈이다.

 링에서 붙으면 내가 이기지. 태권도는 킥복싱에 좀 그렇거든..."

 

눈빛도 그렇고 하시는 행동도 그렇고 이거 뭐 대화하기가 힘들다.

뭐 두 분이 대화하다, 아차 옆에 사람이 있지 하는 형태로 말을 걸거나

내가 말을 해도 참 사람 눈빛이 차갑게, 동공의 끝을 보는 거 같다.

나에게 동공 깊숙한 뒤쪽의 백지를 바란다. 아휴 바라보기 힘들다.

말도 거의 안 들릴 정도로 조용히 말하고 순간순간 주변을 경계한다.

다방에 들어오거나 나가는 사람은 모두 한번씩 쳐다본다.

 

그렇게 15분. 조용히... "밥 먹자."

 

콩나물 대가리 시금치 쪼가리 백반이여 안녕!

내 위장은 음지를 지양하고 양지를 지향할테야.

 

뭐 대단하게 푸짐하게 산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공무원 답게

조졸하게 신경써서 맛있는 밥을 먹었다. 나야 뭐 고향 친구들

해후하는 사이에 뭐 밥이나 맛있게. 그런데 그 형사친구님 이상

하게 나를 가끔씩 바라본다. (평상시 사람에게 절대 그럴 수 없는

것이 맞다. 건달이 사람 재는 눈빛과는 약간 또 틀리다.)

 

순식간에 나를 쳐다보고 또 조용히 동공의 끝을 본다.

내가 범죄형인가?

 

밥 먹고 나오자,

 

"내가 이 동네에선 술 안 마신다. 마셔서도 안 되고. 일이 바빠

 오래도 못 있는다. 내가 전화 해놓을 테니까. 어디어디 가서

 한잔 더 마시고 가라. 일이 아닌 걸로 올 때 전화해. 그때 여기서

 좀 나가서 한잔 하자. 전화해야 한다. 껀수 안 만들면 거의 나

 시간 없다."

 

형사가 가라면 가야 한다.

 

갔다.

 

엉덩이 만지는 술집은 아닌데 마담이 굉장히 신경 써 준다.

또 노란물 마셨다. 맥주와 함께. 그렇게 또 맥주와 노란병

하나 빨고, 여관 이상의 것을 바라면 안되는 그 여관에 돌아와

천장을 바라본다. 하늘이 뱅뱅. 기분 좋다.

 

"뭣 쫌, 먹었냐?"

"아니, 이틀 연짱으로 이렇게 먹었는데 뭐기는 뭐야 잘 먹었지."

"그라도 내 고향에 왔는데 좀 그러니 물어봤제."

 

"형은 왜 운동하다 그만 뒀어?"

 

"그게 운동이냐. 할려면 태권도를 해야지. 태권도는 금메달이 있잖아.

 킥복싱 챔프 먹는다고 뭐 돈이 나오냐. 그 다음 날부터 또 운동이고.

 해봤자 체육관 차리는 거지. 그 이상이 안 돼. 내가 호리호리해서 뭐

 유도할 몸도 아니고. 킥복싱 챔프까지는 못했는데, 광주에서는 꽤

 알려졌고, 그때부터 체육관이 아니라 사람 패러 다녔지. 올림픽에

 없는 종목은 다 개뿔이고, 운동하다 가만히 있으면 여기 다 건달된다.

 먹고 살 게 없어. 기죽고 살 수도 없고. 그래서 서울로 뜬 거야. 나한테

 뒤지게 맞은 놈들은 건달되고 창피해서 어떻게 사냐. 개들은 돈 버는데

 내가  여기서 직장 다녀봐. 차라리 동네가 다르면 모를까. 씨발, 내가

 여기서 어느 정도 였건 어디 다른 동네 가봐. 또 싸워야 돼. 눈깔 깔든가."

 

(글은 이렇게 편하게 쓰지만 그 형은 나와 마지막 보는 날까지  '00씨'라고

 끝까지 불렀다. 내가 말 놓으시라고 해서 가끔씩  반말하는 거 빼고는 항상

 00씨라고 불렀었다.)

 

다음날 일어나니 천장이 빙빙 돈다.

 

또 추적추적 일어나 몸에 물 끼얹고 극장으로 향한다.

일요일. 마지막 날이 된다. 대충 일보고 몸은 알아서 4각형

소파와 녹색 천에 유리 깔린 전형적인 관공소 탁자가 있는

접견실로 향해 늘어진다. 늘어져 자다가 가끔씩 눈 뜨며 시계를

본다. 오늘은 조금 일찍 일어나냐 한다. 사장님 온다. 지방공연은

공연 끝나는 시점에 직불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방 업자가 웃는 미소로 커피 뽑아오면 긴장한다.

 

"아시다시피 사정이 사정이다보니 현재..."

 

아 이런 거. 또 반까이 흥정이나, 입 닦기 흥정이다.

서울에 올라가면 반다시 입금해 줄 거다.....?

여기서 못 받으면 절대로 못 받는다. 며칠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한달이 지나면 전화도 안 받는다.

모든 곳이 동일하다. 어느 동네서 돈 잘 받는다 없다.

견적 보면 답 나온다. 사장님이 돈 못 쥐면 나도 돈 못 받는다.

공연팀에 부수적으로 따라가면 극단 대표에게 행패 부리면

반까이라도 받지만, 지방 흥행업자는 본인도 적자인 경우가

많다. 포스터에 쓰인다. [서울서 대박 흥행 작품!]

 

이 때는 또 [역할과 대사 제3자형]으로 내가 나선다.

내가 말하는 대상은 사장님도 흥행업자도 아니다.

 

"아니, 니미 씨팔, 내가 또 돈 못 받는 거야? 개 좆겉은 잡부.

 사장님 어떻게 된 거예요? 왜 내 돈 안 줘? 여기 이 사장님

 (흥행업자) 핑계로 돈 또 슈킹까는 거야? 두 분이 어떻게 뭐

 쇼부를 치던지 모르겠고. 내 손에 돈 안 쥐어주면 하여튼

 확 알아서해. 무대 출구 옆에 모다 싹 불 질러버릴 거니께."

 

(사장님 "환아, 잘 헌다. 명창 났구나. 역시 연기자야.")

 

(그런데 우리 사장님도 흥행업자와 동일하게 돈 안 준다. 아 징글징글하다.)

 

나설 놈은 나다. 그 형님 오히려 그런 거 못한다. 진짜 화나면 그냥

가만히 참고 있다가 순간적으로 뒤집고 원빤찌 날릴 것 같은 분.

 

공연 끝나고 형님과 나는 또 스트라이크 시작한다. 극장 관계자들이 도와준다.

원래는 4-5명은 있어야 하는데, 워낙 숙달이 되다보니 그냥 둘이서 해도 된다.

많으면 번잡하기만 하다. 귀찮으면 그냥 밀어서 넘겨버리고 나중에 세트장서

못만 좀 빼면 된다. 다래끼 비틀어져 나간 거 좀 대주고. 처음 일 가서 며칠

일하고 그 형이 물어본다. 자네 노가다 꽤 했지?...

 

다시 지겨운 상차. 약간의 도움 받아 둘이서 다 올린다. 극장 직원들이 놀란다.

별 거 없다 빨리 올리고 커피 한잔 담배 한 개피. 그리고 톨게이트로 고고싱.

사장님은 현찰 받으려고 여전히 안 보이고. (사장님도 광주 분)

 

그렇게 땀 벅벅 흘리고 극장 옆 무대 출입구 잔디밭에 퍼질러 앉아 담배

여러 대 피고 있으니 사장님이 나온다.

 

"아가, 너 왜 그렇게 심하게 허냐. 나도 고향인데. 어떻할 거냐?

 벽제까지 가서 하차 하는 거 봐야 되는 거 알지? 그냥 운전수한테

 맡기면 개판난다. 여기 운송비가 있는데..."

 

"아 사장님, 거기 떨어지면 새벽 4시가 넘는데, 휴게소에서 아가리

 밥도 넣고, 도착해서 새벽밥도 먹고 사우나도 좀 해야죠. 이게 뭡니까?

 이렇게 할 꺼면 지금까지 내 돈 80만원 이 자리에서 내놓으십시요.

 그냥 여기서 확 다 그만 둘라니까...."

 

"아가 왜 그냐. 좀 얹어 주께. 김군아 너는 어떻할래? 같이 타고 갈래?"

 

"......"

 

"형님은 여기 고향이니까 친구들 좀 만나고 오세요. 제가 벽제다 다

 부리고 사장님한테 내일 점심 때 보고 드릴 테니까요."

 

"너 혼자 괘않겠냐?"

 

"돼요. 한 두번도 아닌데."

 

 

그리고 세 시간 짜리 떡치는 이야기 들으며 서울로 서울로... 벽제로 벽제로...

 

서리 내리는 밤, 또 땀 나게 하차한다.

사방은 깜깜, 끝나니 새벽 5시가 넘었다.

외롭게 서리가 내린다. 내 어깨 위로...

 

트럭 보내면서 원당에 내려달라고 해서 집으로 고고싱.

 

하여간 배우로도 그렇게 1박 3일간 잘 때려먹은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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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마지막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으나, 마지막에 큰 사건이 있었다.

 

그 무대미술 회사라면 회사에 직원은 그리 많지 않다. 목수 두 명, 작과

한 분, 그리고 노가다 2명 정도. 사장님 밑에 따라다니는 디자인 보조인

나와 나이 비슷한 보조 디자이너 있는데, 이 사장님 뭘 가르쳐 줄 생각도

안 한다.

 

어느날, 공연을 며칠 앞 두고,

작화하는 분이 배경막을 그렸다. 작화라고 하면 노다가가 아니라 그림을 좀

그려야 한다. 배경막에 산천도 그리고 도시도 그리고 한다. 그런데 점심때

온 사장님은 작화가 잘못되었다고 좀 심하게 발광을 하셨다. 작화 하시는

분은 원래 그림 전공으로 그분의 형님도 좀 알려진 화가시고, 평소에는 말이

하나도 없고 조용한 분이다. 미술 전공자다.

 

사장님의 따발총을 맞고 문예진흥원 지하식당에 밥먹으러 갔다가 홧김에

매점에서 소주 사서 두어 병 불고 올라왔다. 그리고 일이 시작되었다.

이 작화하시는 분이 대놓고 사장님과 한판 시작했다. 니가 그림을 아냐?

(아, 저분이 말도 하시네!?) 니가 그림을 알어? 저 그림 생각해서 그리고

칠한 건데 뭐 마무리도 아니고 완전히 잘못 됐으니 엎으라고? 야이 개새끼야.

내가 그림을 전공했는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맨날 작화 가지고 난리야!

너는 그림을 얼마나 알어? 이 쌥새끼야..

 

난 배경 샤막 밑그림 도색 검은색 칠하고 있다가 데프콘을 목격했다.

원래 사장 없으면 다 욕한다. 대표적인 건 돈을 잘 안 준다는 거.

그거 빼놓으면 심심치않게 유모도 있고 재미도 있는 분이다. 돈만

잘 준다면.... 우리에게 철이 없다면...

 

그러자 단신의 사장님도 원래 상소리 잘 안 하는 분인데 뚜껑 오픈.

 

분위기 어정쩡했다. 내가 작과하시는 분과 친한 것도 아니고, 둘 간의

싸움이 꽤 오래된 것이지만 100%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세상에 태어

나서 난 사귀는 남녀가 싸우는 건 절대 안 말린다. 말려서 저년이 나쁜

년이야 위로하면, 다음날 둘이 다시 히히덕거리고 있기도 한 경험만 두 번.

 

작화 선생님이 (당시 40대) 물건을 들었다. 길다란 장대붓을 들고 가더니

내가 말아놓은 검은색 페인트에 풍덩 담더니, 자기가 작화한 그림에 가서

마구잡이로 개칠을 하면서 망가트려놓으며 육두문자가 격납고에 난무한다.

정상적인 그림은 곧바로 피카소나 달리의 그림으로 변형되기 시작했고,

그러자 사장님이 장대를 들고 무협지가 시작된다. 달려가 사장님을 잡았다.

 

아무도 안 잡으면 싸움 뻘쭘해지고, 심하면 더 심각해 질 수 있다.

 

"언제 돈이라도 제대로 주면서 일 시켰나!" 작화님 폭발.

 

"니가 작화하러 왔으면 작화지. 왜 화가라고 생각하냐?" 사장님.

 

"그러니까 니가 그림을 아냐고 이 개새끼야."

 

"나도 작화 많이 했다 이 놈아." (꽤 잘 그린다. 사실. 이상한 노가다 작화법)

 

"당신, 노가다로 배운 그림으로 지금 내 그림 평가하는 거야?"

 

"무대는 내가 더 잘 알어. 니가 쥐뿔이나 무대를 아냐?"

 

"내가 대학을 꽁으로 다녔냐? 니가 아는 게 아는 거야?"

 

"너 지금 사장한테 대드는 거냐?"

 

"나간다고 새끼야. 때려친다고! 알았어?"

 

작화님이 작업용 에어프런을 패대기쳤다.

 

 

바로,

 

그때였다.

 

본 글의 주인공 되시는 광주 격투기 형님이 폭발했다.

 

문체나 형태는 사장님이나 작화님이 아닌 제3자 화법이다.

 

"에이, 니기미 씨발. 개 젖겉해서. 에이 씨발."

 

그리고는 쇠파이프를 들고 작업장에 만들어놓은 세트와

대도구를 까부수기 시작했다. 누가 건드릴 정도가 아니었다.

눈깔 돌아간 사람처럼 부수기 시작했다. 격납고가 펑펑 터지고

깨졌다. 개중에 내가 좀 친한 편이었지만, 말릴 수 없었다. 전혀.

 

분위기는 엄청 살벌해졌다. 사장님도 작화님도 입을 다물고 묵묵히

쳐다봐야만 했다. 싸움은 다른 곳으로 전이되었다. 경험상 이럴 때는

분 풀릴 때까지 놔두어야 한다. (체온 낮아지면 역공으로 졸라 패는 거다)

 

상당히 많이 부셨다. 시간으로 따지면 한 3분이지만,

인간이 3분 동안 저지를 수 있는 일의 분량은 엄청나다.

 

사장님과 작화님의 싸움은 중단되었다. 식어버렸다.

 

내가 따라나갔다.

 

아무 말 없이 담배 하나 붙여 주었다.

 

"형님, 아 왜 그래. 무엇때문에 그렇게 화가 난 거야?!"

 

이 형 놀았구나 하는 걸 그때 깨달았다.

 

"나, 화난 게 아냐.

 모시던 형님이 떠나시는데,

 가시는 길이라도 터드려야지.

 인사라도 해야지. 동생되는 사람이.

 어떻게 형님 쪽팔리게 두둔하는 새끼가

 하나도 없냐. 그 형이 잘못한 게 맞더라도

 그럴 수는 없는 거야. 형님이 그만두신다는데

 이 정도는 해야지. 사장이 날 자르면 자르는 거고."

 

하여간 그 형님의 때려부수기가 끝나고

작업장은 약간 진정이 되어, 더 이상 육무문자나

언성 높힘 없이 작화님은 약간의 돈을 받고 짐을

챙겨 떠났다.

 

작업장에는 고요가 찾아왔다.

 

그 형은 여관방에서 자주 말했었다.

 

지금 사귀는 여자와 결혼할 거라고.

돈이 없어도 일단 할 거라고. 가정을 꾸릴 거라고.

 

잘은 기억이 안 나지면 사장님이 그 형을 데려왔을 거다.

아마도 지인의 소개로. 무대 만드는 일은 살짝 적응하는

단계였고, 몇 가지는 꽤 기공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러나

무대는 한 20작품 만들어봐야 감이 잡힌다. 어떤 작품이

와도 그 무대 만들 방법이 도면만 봐도 팍팍 정리된다.

 

나 역시 나올 때 안 좋은 소리 좀 하고 나왔다.

미수금을 안 주니까.

 

여담 삼아 말하면 내가 끌고 가서 같이 일 시켰던 놈 중에는

대학 동기이면서 현재 꽤 알려진 탤런트도 하나 있다.

 

그렇게 특별히 소주 한잔도 못하고 그 형님과 헤어졌다.

 

앞두 정신 차리고 볼 시기도 아니었다.

오직 목구멍에 먹을 거 넣을 게 불분명하던 시절이니까.

 

별 거는 없다.

 

그냥,

 

그 형님,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시고 있기를 빈다...

 

왜 이런 생각이 문득 났을까?

 
그래도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일까...

 
아마도 일요일날 과거에 일하던 룸빵 지역에

갔던 것이 빌미였나보다...



____________________


똑같이, 자기 경험을 써도 필력이란 게 이렇게 차이 나는구나 싶습니다. 

저는 끽해야 '그 인쇄소 사장 놈 웃으면서 재떨이로 이마를 갈기더라' 정도로

한 줄 밖에 못 쓰겠던데, 이처럼 자기 이야기를 풀어내서 상대에게 전하게 하는 것도

능력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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