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존나" 정도는 뭐 욕으로 안치죠. 이렇게 나이가 나오는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고등학생일 땐 "졸라"라고 많이 하고 또 표기도 그렇게 했어요.


문득 생각난 게 고등학교 2학년때 국어선생님. 이 분으로 말할 것 같으면, 여고의 이상적인 선생님 이미지에 완전히 부합하는 분. 요즘엔 미모가 많이 상하셨다고 하지만 지금 생각해도 예쁘장한 외모와 몸매(죄송합니다 선생님), 조근조근 말하는 목소리. 게다가 가르치는 데에 재능과 열정이 있으셨어요. 예컨대 관동별곡을 배운다, 그러면 직접 사진을 찍어서 재미있는 이야기랑 같이 수업을 했어요. 입시엔 별로 도움이 안됐지만 그래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저도 웃겼긴 한데, 신체적 접촉(!) 을 노리고,  이 선생님이 시험 감독하실 때 시험을 빨리 풀고 엎드려 있었어요. 답안지 카드는 당연히 깔아두고. 그러면 답안지에 싸인하실 때 깨워야 하잖아요. (제가 생각해도 저는 좀 무서운 여고생이었...나요?) 제 차례가 되자 선생님은 책상을 탁탁, 하고 두드리시더군요. 더 좋아졌죠 당연히. 'ㅅ'


이 선생님께서 수업 중 한 시간을 떼서 욕설에 대한 수업을 하셨어요. 막연하게 알고 있던 성적인 함의가 있는 욕설 같은 걸 어원하고 함께 설명을 해주신 거죠. 이 선생님은 절대로 "너희들 욕하지마" 하지는 않으셨는데,  그 수업 이후에 만연하던 욕설 사용이 조금 뜸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이 분 말고도 또 멋진 국어선생님이 계셨어요. (제가 선생님 운이 좀 좋았어요) 이 분은 너무 보고싶어서 얼마 전에 메일을 보낸 적도 있고요. 이 선생님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절대 때리지 않지만 무시무시한 (끝나지 않는) 설교를 하셨죠. 담배피우다 들킨 담임 반 학생이 이 설교를 듣다가 "그냥 때리세요" 했다는 얘기도. 


+ 내일도 휴일인 일요일 회사에선 딴생각이 딴생각을 부르네요. 울란바타르에 일 때문에 간 적이 있어요. 시내의 국립극장 (하지만 허름한)에서 공연을 봤는데, 제가 이런 류의 전통 공연은 좀 지루해 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와! 정신이 번쩍 들게 좋더군요. 그 중에서도 특히 목으로 소리를 내는 이 노래. 너무 신기하게 한 사람이 두 목소리를 내요. 소름끼칠 것처럼 노래도 좋고, 특히 공연단 중에 아주 잘생긴 분이 계셔서 그 분에 초점을 맞추고 공연을 감상했습니다. 울란바타르 체류는, 건조한 날씨 (제 피부도 건성인데)랑 식사 빼고는 좋았습니다. 제가 육식을 별로 즐기지 않는 편이라, 몽골식 공식 오찬을 하는데 처음에 에피타이저 비슷하게 나온 양고기 들어간 만두에서 배가 부르더라고요. 그리고 메인 메뉴인 양고기 나올 땐 먹기가 너무 힘들어서 숨이 차더라고요. 마지막 몽골에서 나는 진귀하다는 과일 (뭘까요 이거)로 만든 샤벳 아니었으면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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