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넷, 전작들 보다는 못하네요.

2020.08.31 20:06

노리 조회 수:936

코로나의 두려움을 무릅쓰고 마스크를 절대 벗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가운데 수개월만에 영화관을 다녀왔습니다. 테넷에 대한 리뷰들은 찾아보지 않았어요. 듀나님 리뷰도 부러 안봤죠. 내용 이해가 어렵다 정도의 이야기들만 주워듣고 갔습니다. 스포일러 염려때문이라기보다는 영화적(?) 체험에 온전히 나를 맡겨보자는 심산이었달까요. 


제목에도 적었지만 전작들에 비해서는 실망스럽습니다. 이미지 면에서는 인셉션이나 인터스텔라에 준할 바는 못되더군요. 아이맥스로 봤는데도요. 용산에서 본 게 아니긴 했지만요. 인트로가 제일 강렬하고 클라이막스는 다소 혼란스러우면서도 아기자기(?) 합니다. 이번 놀란의 영화를 보면서 마이클 베이가 떠올랐습니다. 과한 비교일까요? 글세요. 툭하면 저음으로 깔리는 크고 장중한 BGM에 피로감이 좀 느껴졌습니다. 촌스럽다는 느낌도요. 인셉션때는 잘 먹혔는데 말이죠. 스타일은 반복되는데 발전된 부분은 없다고 느껴졌네요.


새로운 소재를 다룬 것치고는 야심은 없는 작품입니다. 뭐, 새로운 소재라기엔 닥터후와 스타트렉 TNG의 'All good things' 등이 생각나네요. 전개가 매끄럽지 못하고 성기기도 하구요. 영화에 나오는 '인버전'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지 않으려고요. 심지어 '테넷'은 맥거핀 같은 거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나의 영화적 비전 혹은 놀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테넷이 필요해의 느낌이에요. 엔트로피를 되돌리는 게 가능하다면 악당보다는 재활용 업체에 기술을 전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던데요. 단순하게는 이거야말로 영구기관같은 거 아닌가 싶기도 한 게. 


덴젤 워싱턴 아들은 이번 영화에서 처음 보았어요. 연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목소리가 좀 아쉽더군요. 사실 캐릭터-배우들을 위한 순간이 거의 없는 영화에요. 전작들도 이 정도는 아니었지 싶은데요. 어?! 하는 일들이 나와도 어머나, 쿵! 하는 일은 없어요. 전개를 따라가기 바쁜데 그만큼의 시각적 쾌락이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능. 이 와중에 로버트 패틴슨은 그래도 제 몫을 챙겨가는 것 같습니다. 패틴슨이 어느 새 이렇게 분위기 있어졌죠? 약간 매즈 미켈슨 느낌도 나던데. 나중에 007로 나오는 거 아닐까란 생각도. 


이런 비전이라면 아이맥스보다 3D가 안낫나 싶기도 하고. 영화적 체험이란 건 과연 뭘까 하는 의문도 스쳐갑니다. 

그러고보니 전작들 중 덩게르크는 안봤군요. 그리고 놀란이 동생과는 다르게 여캐 만드는 덴 참 재주가 없네요. 


원더우먼 예고편만 더 생각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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