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5년작이라니 거의 30년이네요. 런닝타임은 1시간 52분.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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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의 저 비주얼은 지금 봐도 참 멋진데요. 이게 영화 속에서 그대로 펼쳐지는 것도 정말 대단하구요.)



 - 뭐라 간단히 설명하기 힘든 괴상한 세계관입니다만. 어쨌든 미래 기술과 과거의 생활 양식이 공존하는 스팀펑크스런 세상이구요. 어린 아이들을 납치해가서 다시는 보지 못하게 만드는 나아쁜 사람들이 있구요. 차력사 '원'이라는 아저씨가 애지중지 아끼던 자기 동생을 그들에게 유괴당하고 되찾기 위해 여기저기 헤매다가 고아 범죄단(...)의 리더쯤 되는 소녀 '미에뜨'를 만나 둘이 함께 모험을 벌인다... 뭐 대충 이렇게만 설명해 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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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풋풋한(?) 론 펄만 아저씨 비주얼도 반가웠지만 미에뜨 역의 저 분.. 이렇게 예뻤던가! 하고 보는 내내 놀랐습니다. ㅋㅋ)



 - 아무리 그래도 1995년은 좀 아니지 않나? 싶어서 확인해보니 한국 개봉 연도는 1996년이었군요. 이거나 그거나 마찬가지 같지만 제겐 큰 차이구요. ㅋㅋ 암튼 그때도 저는 괴상하고 튀는 영화를 좋아했던지라 아주 인상적으로, 아주 즐겁게 봤죠. 근데 뭐 그렇게 좋게 봐 놓고선 이후로 다시는 안 봐서 말입니다. 왓챠에 있는 걸 보고 언젠간 다시 봐야지... 하다가 이번에 봤는데요. 으흠. 신비롭게도... 정말 안 봐지더라구요. ㅋㅋ 30분쯤 보다가 포기하고. 한 시간 남짓 보다 포기하고. 결국 3일차인 오늘 작정하고 처음부터 다시 달려서 끝을 보긴 했지만 역시나 그렇게 재밌게 보진 못했어요. 왜 그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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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부터 비주얼로나 아이디어로나 참 괴상하게 시작해줍니다. 산타 다음에 산타 다음에 산타 다음에 산타가... 올록볼록거리는 촬영도 한 몫 하구요.)



 - 일단 여전히 좋았던 점. 비주얼은 여전히 저엉말 훌륭합니다. 뭐 그 시절 프랑스 영화인데 제작비를 들여봐야 얼마나 들였겠어... 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다시 보니 돈을 조금 들여서는 도저히 나올 수가 없는 비주얼이더라구요? 확인해보니 달러 기준으로 1,800만 달러 정도였다고. 그렇다면 대략 당시 환율 생각해보면 150억원 근처쯤 되는 듯 하고. 그 시절 물가까지 고려하면 한국 기준으론 어마어마하게 들인 영화였네요. 4년 뒤에 한국산 블럭버스터!로 등장했던 '쉬리'의 제작비가 고작 30억 언더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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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트라도 꽤 많이 쓰고 셋트도 완전 공들이고... 근데 이 짤도 어째 '매트릭스' 풍이군요.)



 - 암튼 그 덕택 + 쥬네 & 카로의 비주얼 감각 덕에 보는 내내 눈은 호강하는 영화입니다. 

 나오는 기계, 도구들이든 배경이든 하나 같이 다 디자인이 잘 되어 있고 디테일도 쩔어요. 그리고 그 디테일들을 수작업으로 표현해 놓은 퀄리티가 지금 봐도 감탄스럽구요. 그 와중에 의상 담당이 장 폴 고티에네요? ㅋㅋㅋ 그렇게 보기 좋은 것들이 영화 내내 좌라락 펼쳐지는 가운데 촬영은 다리우스 콘쥐입니다. 뭘 더 바라겠나요. 그렇습니다. 그렇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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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다 보면 테리 길리엄 생각도 많이 납니다. '브라질'이 하안참 전에 나온 영화였고 이거랑 같은 해에 나온 '12 몽키즈'도 그랬구요.)



 - 이야기 측면에서 본다면 흔히들 '잔혹 동화'라고 부르는 류의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그러니까 시작부터 끝까지, 이야기가 거의 동화의 논리로 전개가 돼요. 주인공들이 도저히 빠져 나올 길이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을 때, 그 순간 흘린 우리 소녀의 눈물 한 방울이 여기로 가서 닿고, 그게 어떻게 되었는데 그게 또 뭐에 영향을 미치고 그게 다른 곳으로 이어지고... 하면서 암튼 기적적으로 빠져나왔다! 뭐 이런 식이죠. 빌런들의 동기나 행동 양식도, 주인공들의 감정이나 유대 같은 것도 정말 별 설명이 없이 심플하게 흘러갑니다. 얘들은 착하니까, 얘들은 어린이의 순수를 잃은 나쁜 어른들이니까. 뭐 그런 거죠.


 근데 문제는... 도무지 주인공들에게 감정 이입할만한 디테일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냥 착한 애가 위기에 빠졌으니 응원해야지, 착한 애들이 자기들끼리 뭉치려고 하니 기특해 해야지... 이런 식인데요. 이 또한 '동화'라는 이야기 성격을 생각하면 그렇게 문제는 아닐 수 있겠습니다만. 여기에 하나 더 얹히는 게 20세기 프랑스 영화다운 화법입니다. 불친절해요. ㅋㅋㅋ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를 알아 먹기 힘들게 전달하는 그 시절 이 나라 영화들 곤조가 있잖습니까. 이 영화도 좀 그렇습니다.


 그렇게 어려울 것도 없는데 그냥 불친절한 이야기에 과감하게 디테일을 다 생략해 버리는 동화적 어법이 얹히니 이야기를 구경하는 재미가 별로 없습니다. 참 신기해요. '원'을 연기하는 론 펄만의 야수스러움은 충분히 인상적이고, '미에뜨'를 맡은 배우님은 정말 예쁘고 멋지거든요. 근데 얘들이 뭘 하든 별 관심이 안 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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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시절엔 참 저렇게 사람 머리 위에 뾰족뾰족 복잡한 걸 얹어 놓는 걸 좋아했죠. 아... 요즘도 그렇던가요.)



 - 대충 빠르게 정리하자면요.

 당시 절정의 재능을 뿜뿜하던 감독 콤비와 고오급 스탭들 + 당시 프랑스 기준으로도 대단하게 쏟아 부은 축에 드는 제작비... 덕에 지금 봐도, 아니 요즘 비슷한 스타일의 영화들과 비교해봐도 오히려 우월한 비주얼을 뽐내는 영화입니다. 볼거리 측면에선 요즘 영화들과 비교해도 나으면 나았지 모자랄 게 없어요.

 사실 이야기도 설정만 놓고 보면 꽤 기발하고 재밌고 또 이것저것 생각해 볼 거리도 많은 이야기입니다만. 볼거리 만들기에 지나치게 꽂혔던 탓일까요. 주인공들의 드라마가 살지 않아서 그 숱한 좋은 점들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 재미가 없는 영화였습니다. ㅋㅋ 그래서 추천은 안 하는 걸로.

 아쉬웠네요. 분명히 그 시절엔 엄청 좋게 봤는데!!! 이것도 늘금일까요... ㅋㅋㅋㅋ




 + 어쩌면 이번 주 내내 피로에 절어 있었던 게 감상에 지장을 준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하지만 어쨌거나 좀 힘들게 봐놓고 나니 나중에 다시 확인해 볼 생각은 들지 않는군요(...)



 ++ 그래서 이 양반들 요즘 뭐하고 사나... 하고 검색해 보니 둘이 결별하고 나서 카로는 영화 하나 만들어서 망한 후 눈에 띄는 활동이 없고. 쥬네 아저씨는 근래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하나 만드셨는데 평가는 매우 안 좋습니다. 한 때 그렇게 빛나던 재능이 이렇게 사그라든 걸 확인하면 늘 아쉽죠. 사실 전 '에일리언4' 까지도 재밌게 봤던 사람이라...



 +++ 보는 내내 궁금했던 것 중 하나. 과연 도미니크 피뇽씨는 이 영화를 찍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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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료를 7인분을 받았을까요 못 받았을까요? ㅋㅋ 뭐 등장 인물 수대로 돈을 주진 않았겠습니다만. 그래도 최소한 2인분은 줬어야 도의에 맞는 게 아닌가 싶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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