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씨가 복직했습니다!!

2022.02.23 16:43

Sonny 조회 수:719

https://www.yna.co.kr/view/AKR20220223092500051?input=1195m



HJ중공업과 금속노조는 23일 오전 HJ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노동계의 숙원이던 해고노동자 김진숙의 즉각적인 명예 복직과 퇴직에 합의하고 서명식을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의 명예 복직과 퇴직 행사는 25일 오전 11시 영도조선소에서 열린다.

--------------


최근 봤던 기사 중 제일 감동적이군요. 


37년이라는 시간은 어쩌면 한 인간의 평생일수도 있을만큼 긴 시간입니다. 그 시간을 자신에게 빼앗긴 권리를 되찾기 위해 같은 구호를 계속 외치고 외친다는 것은 어지간한 정신력으로는 가능한 게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지난번 KTX 해고 승무원들도 복직되는데 12년이 걸렸습니다. 그 시간도 너무나 길었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김진숙씨의 경우는 12년의 3배가 되니 그 시간을 어떻게 버텼을지 잘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저 아뜩할뿐이네요.


노동자가 자기 노동을 하기까지는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한 인간이 태어나고 말을 하며 초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혹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한 후 결혼을 하고 가족을 꾸릴 때까지.


누군가는 말할 것입니다. 왜 그 시간을 그렇게 미련하게 버티냐고. 그냥 속은 셈 치고 자신의 인생을 챙기라고.


그러나 어떤 인간의 사소한 자존심은 합리와 손익을 다 떠나 자기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긴 시간을 버티게 만들기도 합니다. 인간은 본래 부당함을 참지 못하니까요.


김진숙씨가 혼자서 버텨낸 그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상징이 되고 누군가에겐 공포가 되었겠지요. 어떻게 해도 치워낼 수 없는 인간의 자기 자리 지키기란 그 자체로 이미 존재의 줄다리기이자 씨름이었을 것입니다.


그의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빚졌습니다. 철탑 위에서 홀로 고공투쟁을 하실 때 얼마나 외로우셨을지. 그럼에도 그는 사진 속에서 곧잘 웃고 있습니다.


그가 잃지 않은 것들을 생각해봅니다. 너무나 고생 많으셨습니다. 축하합니다. 김진숙 위원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7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1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20
124303 바낭 - 하루에 한 두번씩, 현재와 미래의 죽음을 생각한다 상수 2023.09.22 138
124302 프레임드 #560 [2] Lunagazer 2023.09.22 63
124301 일본인 케이팝 아이돌 XG를 보며 - 케이팝이란 무엇인가? [4] Sonny 2023.09.22 440
124300 시대극에서 언어 고증을 놓쳤을때('국가부도의 날'을 보고) [27] 하마사탕 2023.09.22 683
124299 고윤정이 로코 영화 찍으면 좋겠네요 catgotmy 2023.09.21 278
124298 [왓챠바낭]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고령가 소년 살인 사건' 잡담입니다 [17] 로이배티 2023.09.21 509
124297 프레임드 #559 [4] Lunagazer 2023.09.21 102
124296 "오펜하이머"의 작은 궁금증(스포일러가 있을 수도) [6] 산호초2010 2023.09.21 357
124295 오펜하이머 리뷰 둘 [2] daviddain 2023.09.21 260
124294 [넷플릭스바낭] 더 우먼 킹 - 영화는 좋았으나.. [6] 폴라포 2023.09.21 393
124293 스튜디오 지브리, 일본텔레비(닛테레)의 자회사 화 [1] DAIN 2023.09.21 189
124292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10 25일 한국개봉 예정 소식 상수 2023.09.21 200
124291 인터넷 서점과 산 책 [4] thoma 2023.09.21 313
124290 더 크로우 리부트 [3] daviddain 2023.09.21 172
124289 [왓챠바낭] 또 한 번 재밌고 긴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잡담입니다 [21] 로이배티 2023.09.20 512
124288 '콜' 감독과 배우 신작 '발레리나' [4] LadyBird 2023.09.20 439
124287 신비한 동물사전 (2016) [2] catgotmy 2023.09.20 157
124286 홈커밍 1시즌 [5] daviddain 2023.09.20 238
124285 에피소드 #55 [2] Lunagazer 2023.09.20 95
124284 프레임드 #558 [6] Lunagazer 2023.09.20 9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