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에 나왔군요. 런닝타임은 1시간 56분. 스포일러라고 따질만한 전개는 없는 영화라서 막 적습니다. 그러니까 스포일러가 있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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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아래 부제 같은 게 붙어 있는 이유는 마지막에 사족으로 적었습니다.)



 - 가벼운 귀신 난리를 보여주다 정겨운 테마곡이 흘러나오며 경쾌하게 스타트를 끊습니다. 일단 명문대에서 물리학 교수를 하고 있고, 종신 교수 최종 심사가 바로 며칠 앞으로 다가온 '에린'이란 분의 이야기로 시작을 해요. 근데 쌩뚱맞게 도입부의 귀신 난리 관련자가 찾아와서 '이 일 좀 봐 주십시오'라고 하니 황당하겠죠. 뭔데요 왜 저한테 이러는데요? 하고 보니 자기가 젊을 때 절친 '애비'와 함께 썼던 귀신의 존재를 궁서체로 긍정하는 서적을 들고 있네요. 아 이거 다 절판시키고 시중에 풀렸던 것도 다 되찾아서 화형시킨지 오랜데 왜!!!? 하고 확인해보니 애비 이 녀석이 본인 허락도 없이 그 책을 되살려서 종이책은 물론 이북에 오디오북까지 신나게 팔고 있군요. 이러다간 다 해 놓은 종신 교수직이 눈 앞에서 날아가 버릴 지경이라 에린은 애비를 찾아가 화도 내고 읍소도 하고 난리를 쳐 보는데... 그러다 결국 애비의 페이스에 휘말려서 한바탕 소동을 겪고, '귀신은 있드아아아아!!!!!' 라고 외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가 유명세를 타는 바람에 종신 교수직은 고사하고 그냥 대학에서 해고를 당해 버립니다.

 하지만 그 소동에서 진짜 귀신을 목격하고 체험한 에린은 오히려 매우 신이 나서 애비, 그리고 애비의 동료 질리언과 함께 귀신 잡는 회사를 세우게 되고. 그 이후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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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보면 드림팀 격의 캐스팅인데, 해당 배우들의 인지도나 인기가 미국 본토와 해외에서 좀 격차가 큰 것도 흥행에 별 보탬은 안 된 것 같기도 하구요.)



 - 불필요한 디테일은 생략하고 그냥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러모로 어제 적었던 '미녀 삼총사3'과 닮은 구석이 많은 영화였습니다.

 작살나게 욕 먹은 것에 비하면 그렇게까지 못 만든 영화는 아닌데 애초에 기획도 좀 어긋나 있었고 그걸 만들어 놓은 결과물도 또 애매... 하게 모자랐구요.

 또 이 한 편의 영화로 한바탕 성대결이 벌어졌던 것도 비슷하죠. ㅋㅋㅋ 사실 그래서 전부터 언젠간 봐야지... 하고 있었어요. 영화 자체가 불타는 떡밥 겸 전쟁터가 되어 워낙 극과 극의 평가들만 보이다 보니 직접 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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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 존중이 없는 영화였다는 비판은 개인적으론 별로 납득이 안 갔습니다.)



 - 일단 리부트입니다. 어떻게 봐도 속편이라고 볼 여지가 전혀 없는 완벽한 '리부트' 영화에요. '애프터 라이프'가 공개된 후에 그 영화에서 요 영화를 완전히 존재하지 않는 흑역사로 만들어 버렸다고 시원해하는 반응들을 종종 봤는데. 이제사 이 영화를 보고 나니 그게 참 괴상한 반응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요 2016년판 '고스트버스터즈'는 오리지널 영화와는 아예 다른 세계에요. 수십 년 전에 그런 일도 없었고 그 영화 속 인물들은 존재하지도 않았죠. 그러니 오리지널 캐스트들이 완전히 다른 이름과 신분을 달고 줄줄이 카메오 출연을 할 수 있었던 것 아닙니까. ㅋㅋ 반면에 '애프터라이프'는 어떻게 봐도 그냥 속편이죠. 같은 세계관이구요. 거기에서 이 영화 속 사건을 언급하면 그게 설정 파괴인 것인데 뭘... 


 그리고 어쨌거나 '리부트'이다 보니 전혀 다른 캐릭터들과 배경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전개는 오리지널의 1편과 많이 비슷하게 갑니다. 귀신 쫓는 철 없는 대학 교수님들, 쫓겨나서 회사 차리고, 원작에 없던 사연이 붙긴 하지만 같은 귀신 캐릭터를 마크로 쓰고 비슷한 자동차를 도색해서 몰고 다니고 귀신 잡는 도구는 당연히 거의 똑같구요. 이걸 갖고 '원작을 게으르게 답습했다'고 비판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싶었습니다. 명색이 리부트인데 소재만 같이 가고 나머지를 다 바꿔 버리면 그건 리부트가 아니라 그냥 다른 영화인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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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히려 원작 존중 & 팬서비스가 좀 지나치지 않나 싶었을 정도였는데요.)



 - 이 영화가 그렇게 큰 반감을 불러온 이유도 금방 이해가 됐습니다. 성별을 여성으로 바꿨다는 거, 그 여성들을 전형적인 미인상과 아주 많이 거리가 먼 배우들이 연기한다는 거. 뭐 여기까진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을 것 같은데, 영화 스토리가 격하게 남성들을 향한 미러링 어택(...)이더라구요. '미녀 삼총사 3'도 어지간히 직설적인 페미니즘 설파 무비였지만 이 '고스트버스터즈'가 그보다 확실하게 더 셉니다. 전자가 '남자 따위 필요 없어' 정도의 메시지를 던진다면 이 영화는 아예 남자들을 대놓고 놀리고 조롱하는 수준이라서. ㅋㅋㅋㅋ 그걸 두고 잘 했고 못 했고를 따지기 전에 일단 이 영화로 왜 그렇게 인터넷 커뮤니티가 불타올랐는지는 확실하게 이해하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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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 않습니까? ㅋㅋㅋㅋㅋ)



 - 근데 문제는 그런 페미니즘 메시지, 남성에 대한 미러링 공격... 이런 게 아니라 그냥 또, 영화가 참 어중간하면서 확고한 단점들이 많은 작품이었다는 겁니다.


 일단 캐스팅이요. 캐스팅은 문제가 아닌데 그걸 낭비한 게 문제입니다. 멜리사 맥카시에 크리스틴 위그, 케이트 맥키넌과... 솔직히 저는 잘 모르지만 역시 잘 나가는 SNL 코미디언이라는 레슬리 존스. 뭐 이렇게 웃기는 걸로는 거의 드림팀급의 여배우들을 불러 모아놨잖습니까. 그런데 영화가 참 안 웃깁니다(...) 드립은 쉴 새 없이 쏟아지는데 다 그냥 평범하고 식상해요. 그래도 보다가 몇 번은 웃긴 했는데 그건 그냥 배우들 능력이 각본을 극복해내고 웃겼던 게 아닌가 싶었구요.


 크리스 햄스워스를 데려다가 미러링 놀이를 하는 부분도 그렇습니다. 사실 이게 제대로 웃겼다면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넘어갔을 것 같은데 역시 별로 못 웃겨요. 그러니 보다 보면 '굳이 이런 설정까지 넣을 필요가 있었나?'라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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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정작 배우 본인은 상당히 즐거워 보이더라는 거. 하핫.)



 - 그리고 각본 말인데요. 음. 이건 좀 쓸 데 없이 용감한(?) 소리지만 '이야기 짜임'을 놓고 본다면 요 리부트의 각본은 오리지널 2편은 말할 것도 없고 1편이랑 비교해도 딱히 모자랄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1편을 다시 본지 얼마 안 됐는데, 걍 80년대에 유독 유행했던 기발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원조크 코미디 영화 각본이란 생각이었어요. 아이디어는 참 먹어주는데 사실 이야기는 헐겁고. 또 그 아이디어도 런닝타임을 충분히 감당해 내지는 못한다는 느낌도 들었거든요. 다만 80년대엔 그런 부분에 대해서 관객들이 관대하기도 했고, 또 그렇게 헐거운 부분을 땜빵할 정도로 그게 참신한 아이디어였고, 마지막으로 배우들이 개인 능력을 발휘해서 많이 커버해내기도 했구요.


 그에 비해 이 영화의 스토리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탄탄합니다. 코미디적 허용(...)의 도움이 필요한 이야기라는 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흐름에 어색함이나 빈틈이 없도록 잘 짜여져 있어요. 클라이막스의 액션도 김 새는 느낌 없이 잘 짜여진 편이구요. 그렇긴 한데... 그게 그냥 딱히 재미가 없습니다. ㅋㅋㅋㅋ 멀쩡하다 싶은 부분은 대부분 그냥 클리셰 전개라서 그냥 멀쩡하기만 하고. 이건 좀 괜찮다 싶은 부분들은 대체로 오리지널의 아이디어에 기대고 있구요. 뭣보다, 방금 했던 얘기의 반복이지만 굳이 불러다 놓은 유능한 배우들을 참 활용을 못합니다. 이런 각본으로 이런 식으로 찍을 거였다면 굳이 이런 코미디 능력자들 말고 걍 무난하게 예쁜 배우들(쿨럭;) 중에 아무나 불러다 맡겼어도 결과물은 별 차이 없지 않았을까. 뭐 이런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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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이막스의 '액션'은 오히려 오리지널보다 좀 낫지 않았나 싶구요. 오리지널 영화 두 편엔 이렇게 대규모로 벌어지는 전투 같은 건 없었죠.)



 - 대충 빨리 결론을 내자면, 결국 가장 큰 문제는 '별로 안 웃겼다'라는 부분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기본 설계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고. 특히 옛날 인기 프랜차이즈들 가져다가 21세기 스타일로 버전업 해서 내놓는 게 유행인 요즘 트렌드를 생각할 때 기획 자체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구요. '원작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비판들도 별 의미가 없는 게 이게 제작 총괄이 댄 애크로이드에 아이반 라이트만 이름도 들어가 있구요. 또 원작 캐스트가 거의 총출동 수준으로 카메오 출연하는 영화인 것인데요... ㅋㅋ 주인공들 캐스팅도 그렇잖습니까. 원작부터가 코미디 특화 배우들이 뭉쳐 만든 농담 위주의 코미디 영화였죠.

 그런데 기대보다 너무 못 웃겼어요. 원작을 히트 시켰던 그 아이디어는 이제 30년 묵은 재활용 드립이 됐으니 안 웃기는 게 당연한데 거기에다가 새로운 뭔가를 추가하지는 못하면서 캐스팅 성별만 바꿔 놓았다는 느낌. 그 외의 다른 단점들은 거의 부차적인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작정하고 웃길 것처럼 만들어 놓은 영화가 안 웃겼으니 뭐, 비판은 감수해야겠죠.

 사실 전 재미 없게 보진 않았습니다. 심지어 클라이막스의 전개는 꽤 맘에 들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역시 칭찬은 못 해주겠군요. 소감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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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능한 배우님들 데려다가 밥값 제대로 할 틈을 주지 않은 각본이 가장 큰 죄였던 걸로.)




 + 마지막 쿠키로 속편 떡밥을 던지는 슬픈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인데요. 보니깐 그 떡밥은 '애프터 라이프'에서 이어 받았더군요.



 ++ 위에서 별로 안 웃겼다고 깠지만 사실 크리스 햄스워스 캐릭터는 그나마 이 영화에서 재미란 게 있는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일단 '토르'보다 훨씬 잘 생겨 보이게 나오기도 하구요. 배우 본인이 되게 즐기는 느낌 때문에 나쁘진 않았어요. 그리고 아주 길게 나오는 크레딧에서의 원맨쇼가 아주... ㅋㅋㅋㅋ 그래도 몸값이 꽤 될 텐데 이런 작은 역으로 캐스팅했나? 했는데 그걸로 몸값 뽕을 뽑은 느낌.



 +++ 댄 애크로이드의 차기작들을 찾아보니 '고스터버스터즈' 관련 애니메이션 시리즈 두 개에다가 '블루스 브라더스' 티비 시리즈까지... 확실히 지금은 8090년대 추억팔이의 시대로구나 싶네요. 정작 '애프터 라이프'의 후속작은 아직 개봉 연도도 안 잡힌 걸 보니 한참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어린이 배우들 다 나이 먹겠습니다 관계자님들아...



 ++++ imdb 같은 데서 이 영화를 검색하면 그냥 이 영화 제목이 안 나오고 '고스트버스터즈: 앤서 더 콜'이라는 영화가 나옵니다. 뭔가 했더니 삭제 장면 15분 정도를 추가한 확장판을 출시하면서 제목을 그리 붙였네요. 그냥 오리지널 따로 확장판 따로 제목 쓰면 될 것 같은데 굳이...



 +++++ '미녀 삼총사3'도 그렇고 이 영화도 그렇고 쌩뚱맞게 댄스씬이 가장 인상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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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습 꽤 많이 했을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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