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겨우 400만 찍었구나 ㅠ


왜 내가 다 뿌듯하냐 12번 봐서 표값 보태 줘서?

제가 여러 번 보면서 화장실이나 엘베에서 사람들 반응 접하는데 재밌다는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기념으로 13회 차를 어제 일요일 저녁에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월요병으로 오전 내내 해롱해롱거립니다.


그레이스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엔티티 계획의 일부로 작동하는 것 같습니다. 로마 편 탑승할 때 자동문이 닫혀서 이산이 못 들어가게 막은 것도 엔티티가 한 것 같고 - 그레이스 로마로 보내려는 계획 - 가브리엘은 열쇠가 자기 발 밑에 알아서 놓일 거라고 하잖아요. 일사와 그레이스 사이에서 일사가 죽은 것도 그레이스의 소매치기 기술이 결국 열쇠가 가브리엘에게 걸어 들어간다는 시나리오를 완성시켜 줄 수 있어서 그레이스를 살려둔 것 같습니다. 그레이스가 팀원이 되어 활약하는 것도 엔티티의 그림이라면? 저는 엔티티가 가브리엘에게 모든 미래를 보여 줬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열쇠를 저절로 얻게 되는 것까지만 보여 줬지.


13회 쯤 보니 조연들의 활약이 잘 들어 오더군요.


파리와 가브리엘이 cia 국무장관 만날 때 이미 제거계획을 짜고 만난 듯 합니다. 저는 파리도 흥미로운 인물이라 생각하는데, 파리 역을 한 폼 클레멘티예프가 좋고, 파리 나름도 서사가 있는 인물인 것 같아서요.파리는 사람을 죽이고 육체적으로 위협합니다. 엔티티는 몸이 없지만 어두운 비밀이나 디지털을 이용해 위협할 수 있죠.  2편에서는 가브리엘과 엔티티에 대한 배신감과 복수심으로 불타는 파리를 기대해 봅니다.



벤지야 늘 벤지이긴 한데 자율주행 맡겨 놓고 차에서 소리가 나오니 움찔하는 게 귀엽더군요. 엔티티한테 호되게 당해 보니 몸이 저절로 반응하는 거죠.


딜레마에 처한 인물을 가져 잘 보여 주던 게 화이트 위도우였더군요.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 상황, 이산한테 infernal machine 지옥같은 기계라고 말할 때 눈에 얼핏 눈물이 보였습니다. 당당하고 도도한 외관과는 달리 이 사람도 고민을 꽤나 했겠다 싶더군요. 역시 연극 무대에서 차근차근 공력을 쌓아 온 바네사 커비는 다르군요. 



어쨌든 파트2 기다리고 그냥 이대로 묻히기에는 아까운 영화라서 흥행 성적에 꽤 신경이 쓰였습니다. 애초에 오락 추구하는 영화고 보고 나면 기분이 산뜻해지는, 그 목적에 130프로 충실한 영화는 드물어서 흥행이 되기를 바랐네요. 


아, 그러고 메가박스 상암월드컵 경기장 처음 가 봤는데 그 냄새 어쩔 것인지. 청소,관리 전혀 안 하는 듯. 15000원이나 휴일이라 내고 일반관에서 내내 퀴퀴한 냄새에 신경쓰였네요. 극장에서 이래 본 거 처음입니다. 극장은 요금 올릴 생각만 하지 말고 청소나 제대로 했으면.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103207


[비평] 몸으로 저항하고 규모로 버티는 스펙터클의 고향,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에단 헌트의 행보는 엉망진창 편의적인 상황 투성이다. 하지만 그게 <데드 레코닝>에서 걸림돌이 된 적은 거의 없다. 사실 관객은 이 영화가 말이 되는지 안되는지를 크게 따지지 않는다. 애초에 이 세계의 인과관계는 시작값과 결과값만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에단 헌트, 아니 톰 크루즈는 하기로 한 이상 ‘어떻게든’ 성공한다. 계획의 실패는 있어도 미션의 실패는 없다. 과정을 즐기도록 디자인된 할리우드식 해피엔딩. 하지만 톰 크루즈가 이른바 아날로그 액션에 집착하면서 상황이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시작은 두바이 빌딩에 오른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부터였던 것 같다. CG를 최대한 배제하고 실제 촬영을 통해 포착된 생생하고 육감적인 장면들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시그니처가 됐다. 어느덧 아날로그로 포착(혹은 포장)된 그 장면들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본질이자 주체로 자리 잡았다. 절벽 낙하는 에단 헌트에겐 작전 실패 끝에 나온 끔찍한 우연의 총합이다. 하지만 톰 크루즈에게 절벽 낙하와 스피드 플라잉은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필연이다. 에단 헌트와 오퍼레이터 밴지의 헛발질은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그 한 장면을 세팅하기 위한 일종의 상황극이자 변명인 셈이다.

‘진짜’ 액션이라는 거대한 환상을 활용하는 방식


<데드 레코닝>은 아날로그이기에 담길 수 있는 무게와 속도를 카메라에 포착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를 짠다. 절벽 위에 세트를 짓고 실제 기차를 제작한 뒤 벼랑에서 떨어뜨려 부수는 게 기본값이고, 그걸 최대한 잘 보여주기 위해 이야기를 구성한 게 아닌지에 대한 의심. 목적과 수단의 역전. 때문에 기차에 돌입하는 과정을 생략할 순 있어도 절벽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포기할 순 없다. 완성된 장면에서 카메라는 뛰어내리는 데 성공한 톰 크루즈를 자랑스럽게 전시한 뒤 갑자기 기차에 난입하는 에단 헌트로 점프한다. 중간 과정이 왜 생략되었는지 상상 가능한 시나리오 중 제일 의심되는 건 그 과정을 아날로그로 재현하기 힘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낙하 장면까지는 헬기와 드론, 카메라를 동원해 보여주는 게 가능했지만 실제 스피드 플라잉을 마친 에단 헌트가 달리는 기차로 정확히 돌입하는 순간을 아날로그 촬영으로 담아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CG로 그려내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할리우드를 점령한 디지털과 CG의 그림자로부터 필사적으로 달아나고자 발버둥 쳐왔다. 여기서 냉정히 응시해보자. 우리가 목격한 건 소위 말하는 ‘진짜’를 담은 액션인가. 필름과 아날로그는 진짜이고 CG와 디지털은 가짜인가. 그럴 리 없다. 애초에 여기 진짜는 없다. 그저 환상을 포장할 방식에 대한 선택이 있을 뿐이다.

<데드 레코닝>은 CG의 가벼운 이미지를 걷어내고 아날로그의 질량, 질감으로부터 비롯된 향수를 자극한다. 향수란 본질적으로 돌아가고 싶으나 돌아갈 수 없는 상태다. 영화의 육체성을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필름카메라의 방식으로 되새기는 톰 크루즈의 모험은 그 도전이 거대하고 웅장할수록 역설적으로 캐릭터 에단 헌트를 허상처럼 분리시킨다. 그렇게 에단 헌트가 유령이 되어 스크린 위에 실체를 얻지 못하는 사이 우리는 톰 크루즈라는 불멸의 흔적을 목격한다. 여기 거대한 환상이 있다. 다만 환상의 실체가 아날로그의 미덕인지, 자본의 규모인지가 헷갈린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건 톰 크루즈의 육체에 투영된 아날로그 영화의 그림자일까. 아니면 거대한 규모와 자본의 스펙터클일까. <데드 레코닝>이 제공하는 아날로그의 그림자가 소중한 건 그게 절대적인 가치를 지녀서가 아니라 지금 시대에 귀하고 희귀한 무언가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단언하면 지나친 폄하일까. 사라져가는 걸 복원(혹은 유지)하는데는 돈이 든다. <데드 레코닝>은 의도가 무엇이었건 저렴한 CG로 점철된 지금 시대를 거슬러, 제대로 된 아날로그를 추구하려면 이 정도의 자본과 규모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증명한 셈이다.

에단 헌트는 우연에 우연이 겹쳐 내몰린 상황에서 자살하듯 점프한다. 정반대로 톰 크루즈는 노르웨이 절벽의 낙하 장면을 위해 세트를 짓고 수십 차례 연습하며 만전을 기한다. 하나로 겹친 존재가 갈라질 때, 에단 헌트와 톰 크루즈가 이중인화되었다는 사실이 스크린 위에 투명하게 드러날 때, 21세기 최고의 엔터테이닝이 아날로그의 끝자락에서 기어올라 쟁취한 거대한 환상의 실체가 슬쩍 얼굴을 내민다. 공교롭게도 이 간극은 AI와 맞대결을 벌이는 에단 헌트의 모습과도 닮았다. 모든 곳에 있지만 누구도 잡을 수 없는, 무섭도록 닮은 두 유령은 현실과 가상, 에테르와 디지털 세계에서 거울처럼 서로를 마주 본다. 어쩌면 에단 헌트가 모든 걸 운에 맡긴 채 그토록 무모하게 목숨을 내던지는 건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고 통제하는 AI(가 그린 미래의 이미지)의 대척점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일지도 모르겠다. 극장 산업의 황혼에 톰 크루즈가 자신의 육체를 무기 삼아 끝까지 저항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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