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이명세 감독님.

 

 

토요일 최동훈 감독님.

 

이명세 감독님은 금요일 <겟어웨이> 상영 후 씨네토크를 하셨고, 최동훈 감독님은 토요일 <리오 브라보> 상영 후 씨네토크를 하셨습니다.

여담이지만 <리오 브라보>의 필름 상태는 썩 좋은 편이 아니었어요.

공교롭게도 두 감독님들이 씨네토크를 하면서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배우와 연기에 대한 것이었죠. 배우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어떤 배우들은

나오는 영화마다 자신은 없고 완벽히 그 캐릭터만 존재하는데 비해, 어떤 배우들은 어떤 영화에 나와도 그 배우 자신이 보인다는 말이었습니다. 씨네토크 시간에

들은 이야기는 아닌데, 폴린 카엘이 알 파치노에 대해서 알 파치노는 어떤 영화에 나오든 알 파치노라는 그런 말을 했다고 하죠.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최동훈 감독님 씨네토크 시간에는 <리오 브라보>에 나오는 존 웨인도 알 파치노와 비슷한 종류의 배우라고

얘기되었던 것 같습니다. 며칠 사이에 관련된 얘기를 계속 들은 것 같은데, 우리나라의 경우 이창동 감독님은 배우들에게 미리 대본을 읽어오지 못하게 하고,

송강호도 카메라 앞에서 거의 연기를 하지 않는다는 그런 말도 들었습니다. <겟어웨이>의 경우를 놓고 보면 스티브 맥퀸은 자신을 드러내는 종류의

배우는 아니었다고 하셨어요. 생각해보니 이건 일종의 메소드 연기를 가리키는 거겠죠? 영화 중간에 스티브 맥퀸이 알리 맥그로우를 때리는

장면이 있는데 시나리오에 없던 장면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알리 맥그로우가 놀랐는데, 이건 캐릭터의 감정에 충실했던 스티브 맥퀸이 스스로

만들어낸 거죠.

 

하여튼, 두분 감독님들의 스타일과 차기작에 대해서 질문이 계속 들어왔는데, 일단 이명세 감독님의 경우 차기작이 M처럼 형식적인

실험으로 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감독님은 소재에 따라 스타일이 선택된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사람들에게 좀 더 친숙한 소재를

선택할 거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셨죠. 그리고 겟어웨이에서 스티브 맥퀸이 샷건으로 차를 박살내는 장면을 계속 언급하시면서

그게 이른바 총의 힘을 보여주는 장면인데, 자신의 차기작에서도 스크린을 통해 그렇게 힘을 보여주고 싶다고 하시던데요. 혹시 M 때문에

실망하셨던 분들이 있다면 이번에는 다른 영화를 기대하셔도 좋을듯. 저도 감독님이 인정사정 볼것없다 같은 영화 한편 더 찍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최동훈 감독님의 신작 이야기는 씨네21에도 실려있었나본데, 열 명의 도둑들이 나오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저는 씨네토크 시간에 들어서 알았고요.

<리오 브라보> 같은 경우에 인물들 사이의 콤비플레이가 빛나는 부분들이 있는데, 최동훈 감독님이 그런 부분을 또 인상적으로 봤던 것 같아요.

최동훈 감독님한테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물어본 관객이 있었는데, 그 답변이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처음에 하신 말씀은

돈 없이 견딜 수 있어야 된다. 자신이 돈을 처음 벌어온 것은 33세 때였는데 그 전까지는 아버지에게 철저히 미움을 받았다고 그런 말씀을 하십니다.

몇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백수로 오래 지낼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고, 아주 실제적인 조언인데 영화감독이 되려면 소설을 많이 읽어야 한다.

무엇이 재미있는 이야기이고 무엇이 재미없는 이야기인지 남들에게 일일이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것에 대한 래퍼런스가 자기 속에

정리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남자는 여자를 멀리해야 된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이것은 데뷔하기 전까지는 여자에게 인기가 없을 거라는 말이죠.

 

 

저녁에는 버스터 키튼의 단편을 보았는데, 극적으로 기승전결이 확실한 작품이라거나 이런 건 아니지만

아주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 이런 영화들은 극장에서 와하하하 웃으면서 봐야 좋죠.

 

 

그리고 해롤드 로이드. 해롤드 로이드 진짜 재미있는데 이번에 볼 수 없어서 아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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