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외모품평)

2017.06.19 17:12

여은성 조회 수:1023


 1.누군가는 그래요. 돈과 외모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건 기분나쁘고 비인간적이라고요. 글쎄요...내가 보기에는 다른 사람들이 더 이상한데 말이죠.



 2.그야 내가 외모 기준표를 만들긴 했어요. 한데 외모의 기준표를 만든 이유는 외모를 팔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써먹으려고 만든 거거든요. 외모로 돈을 벌어보겠다고 스스로에게 가격표를 붙인 사람들, 또는 붙여달라는 사람들 말이죠. 외모 기준표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 둔 거죠. 일반인을 대상으로 외모를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지는 않아요. 


 한데 모임에서 만나곤 하는 남자 인간들은 조금 친해졌다고 착각하면 나를 붙들고 외모평가를 시작해요. 같은 모임의 다른 여자 회원들을 가지고 말이죠. 듣고 있으면 대체 기준이 얼마나 높은 건지 궁금해요.



 3.나는 외모로 돈을 벌지 않는 사람들의 외모를 볼 때 장점 하나를 찾으려고 노력해요. 보려고만 한다면, 어떤 여자에게든 예쁨이 묻어있는 걸 찾아낼 수 있고 어떤 남자에게든 멋짐이 묻어있는 걸 찾아낼 수 있죠. 예쁨 하나, 멋짐 하나가 묻어있는 곳을 발견해내면 그 다음엔 그것만 보면 되는 거예요. 그러면 그들은 내게 예쁜 여자, 멋진 남자가 되는 거죠. 


 그야 외모를 돈으로 바꾸려는 사람들을 볼 때는 약점을 찾아내는 방식을 적용하죠. 왜냐면 그들은 이미 얼굴의 95%이상에 예쁨이 묻어있거든요. 약점 스캐너로 훑어봐도 약점을 찾아낼 수 없는 사람들은 이미 예쁜 부분을 다시 한번 봐요. 뛰어남보다 더한 뛰어남, 특별함보다 더한 특별함, 수수하지만 특별한 수수함 같은 게 있는지 찾아내는 거예요. 왜냐면 그들은 스스로에게 가격표를 붙였으니까요. 그들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가격표를 잘못 붙였는지 궁금하거든요. 좋은(비싼) 쪽으로 가격표를 잘못 붙인 건 상관없어요. 내가 아무것도 안 해도 시장이 그녀에게 교훈을 줄 거니까요. 하지만 더 비싼 가격을 써놨어야 할 여자가 가격을 적게 쓴 걸 보면 화가 나요.


 어쨌든 그래서, 모임 사람들이 내게 다른 모임원의 외모를 물어오면 할 말이 이거밖에 없어요. '그 분 예뻐요.' 정도죠.



 4.휴.



 5.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남자 인간들은 가끔 나를 오해해요. 아무에게나 예쁘다고 말한다고, 눈이 낮다고 핀잔을 주죠. 어떤 남자가 어떤 여자를 두고 예뻐 보이냐고 물어봐오면 '물론 예쁘죠.'라고 대답해요. 왜냐면 사실이니까요. 그러자 정색을 하며 '아니 여은성님 실망이네요. 저 정도를 예쁘다고 하다니.'라고까지 하는 사람도 있었죠.


 심지어는 당사자가 옆에 앉아 있는데도요!!! 혀를 쯧쯧 차며 '여은성님은 눈이 높을 줄 알았는데...에휴...'하는 인간도 있었고요. 그런 군상들을 보고 있자면,


 '이 자식들은 누군가를 예쁘다고 말해 주면 자신의 위상이 떨어진다고 여기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예쁜 건 예쁜 거잖아요. 그야 나는 일반계, 화류계, 연예계의 기준으로 외모를 평가하긴 하지만 외모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호오 저 사람은 일반계 기준으로 최상급에 속하는군요.' '호오 저 사람은 화류계 기준으로 중급이군요.' '흠 저 사람은 연예계 기준으로 중하인데요.' 라고 말할 순 없잖아요. 애초에 저렇게 세분화할 거라면 어느 지역의 화류계인지 어느 업종의 화류계인지 어느 클래스의 화류계인지까지 세분화 작업을 거쳐야 하니까요. 그런 식으로 말하면 이상한 사람처럼 보일거고요.


 하지만 어쨌든 예쁘다고 말하는 건 빈말은 아니예요. 모든 사람은 나름대로의 예쁜 면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다만 지금까지 살면서 프로듀스101에 나가 보라는 말은 단 세명한테만 했어요. 누군가는 이게 별거 아니라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이 생활 패턴에서는 공대는 아닌 과의 과탑급 외모를 가진 사람을 한달에 몇명씩 새로 알게 되니까요. 그 중에 세명인 거예요. 



  6.쳇, 늘 느끼는 건데 외모에 대해 먼저 물어봐 놓고 내 대답에 실망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질문을 한번 되돌아봐야 해요. '저 사람 예뻐 보여요?'는 질문부터가 잘못된 거거든요. 이런 무책임한 질문이 어딨어요?


 '저 사람의 외모를 자본화할 수 있을까요?'라거나 '저 사람의 외모로 한달에 천만원을 벌려면 어느 정도의 노동 강도와 노동 밀도가 필요할까요?'같이 물어보면 그들이 원하는 수준의 대답을 해 줄 텐데 말이예요. 물어보지 않은 것까지 말해주길 바라면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문제인 거예요. 멍청한 질문에는 좋은 대답이 나올 수가 없거든요.


 한 번은 어떤 사람이 같은 모임의 여자의 외모를 비하하며 인격까지 비하하길래 폭언을 한 마디 해야 했어요. 여기에 썼다가...그건 지나친 허세대사같아서 지웠어요.


 

 7.예쁘냐고 물어봐오면 내겐 모든 사람들이 다 예뻐요. 모든 꽃에겐 나름의 특별한 아름다움이 있으니까요. 


 그야 아무리 특별한 사연이 있는 물건이라도 전당포에 가져가버리면 엄정한 값이 매겨지듯이...어지간히 괜찮은 사람의 외모라도 팔아 보겠다고 나서면 나름의 특별한 아름다움따윈 아무도 봐주지 않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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