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만족하지 못할까

2011.01.25 01:00

단추 조회 수:1743

업무상 중요한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되어서 요즘 무척 바쁘고, 피로합니다.

주말 내내 일을 붙잡고 일요일 밤을 거의 새다가 월요일 출근, 대강의 진행상황을 보고한 뒤에 몰려오는 피로감과 무력감에 정신을 잃을 것 같았어요.

계단을 걷는데 몸이 휘청하고, 시야가 캄캄해지는데 체력적인 한계보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구직활동동안에는 취직만 되면 먹고 사는 일은 해결되니 진짜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쏟아붓자, 라고 결심했었는데-

막상 일을 하게 되니 하루하루 견디기가, 열정을 유지하기가, 어쩐지 영혼을 팔고 있다는 생각을 지워버리기가 힘들어요.

 

하고 싶었던 일, 너무나 간절했던 일들을 포기하고 입사한 것인데.

입사 후 아, 나는 그렇게 열정적이지 않았구나, 별로 간절하지 않았었구나 깨닫게 되었어요.

그냥 제 꿈이라는 것에 살짝 걸쳐 있었던 것이죠.

꿈도 없는 사람이 되기는 싫어서, 꿈이라는 걸 꾸고 있다고 둘러대고 살았던 것 같아요.

 

배려깊은 상사분들이 조기 귀가를 권해서, 내일까지 집에서 근무하게 되었지만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팀 동료들도 다들 잘해주고, 격려도 잘해주는 직장이지만, 이 많은 배려 가운데에서도 하고 있는 일이 즐겁지도 보람차지도 않아요.

사무실에선 집중하기 힘들고 나날히 더해지는 무력감과 허탈감에 정신이 너무 피로합니다.

전공을 살려서 어설프게나마 열정을 비춰서 일할 수 있는 밥벌이라면, 재능도 펼칠 수 있을테고 인정도 받을 수 있을테니

보람이나 뿌듯함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어떤 격려도, 인정도 위로가 되지 않아요.

하루하루가 제가 가고 싶은 곳의 언저리를 맴돌다가 쓰러져 잠드는 날들의 반복같아요.

 

다들 그런 거라고, 원래 그런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의심스러워요.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해요.

 

일해야 하는데, 하기 싫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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