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개봉한 원더우먼을 보고 나니 만약에 린다 카터 이전에 원더우먼이 영화화 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원더우먼의 코믹스 등장은 1941년, 린다 카터의 원더우먼은 1975년에서 1979년까지 방영되었습니다.


스티브 트레버: 원작 설정에서 미군 파일럿으로 나왔고 이 설정은 영화 버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클래식 헐리우드의 국민배우 제임스 스튜어트가 이 캐릭터를 맡았으면 어땠을까요? 제임스 스튜어트는 실제로 개인 비행 자격을 가지고 있었고, 2차 대전 발발 직후 입대해 미 육군 항공대에서 복무했습니다. 더욱이 실제 전선에 배치되어 폭격 작전에 참가했습니다.


다이애나: 원작 설정에서도 다이애나는 키가 크죠. 린다 카터는 170cm 중반이고 갤 가돗 역시 170cm 후반입니다. 머리색도 둘 다 갈색이네요. 클래식 헐리우드 기준에서는 오드리 헵번이 가장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헵번 역시 키가 170cm로 크다고 할 수 있고 머리색 역시 갈색입니다. 비록 전사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영화 버전에서 다이애나가 인간 세계에 처음 왔을때는 익숙하지 않은 모습들을 보여주는데, 이런 의외의 순진무구함은 오드리 헵번과 궁합이 잘 맞는 캐릭터 아닌가요. 그런가 하면 갤 가돗의 경우 본인의 문제로 캐릭터의 이상과 간극이 생기게 되었는데, 오드리 헵번의 경우는 배우 본인부터 아이들을 사랑했고, 전쟁의 참상을 직접 겪었고, 훗날에 자선 사업에 힘썼다는 점에서 다이애나의 이상과 너무나 잘 들어 맞습니다. 다만 헵번에게서 전사의 이미지는 나오기 힘들었을 것 같네요. 그럼에도 "I am Diana of Themyscira, daughter of Hippolyta. In the name of all that is good, your wrath upon this world is over." 이 대사는 갤 가돗 보다는 오드리 헵번 같은 분에게 훨씬 어울렸을 겁니다. 영화 외적인 문제를 떠나서 갤 가돗의 연기력은 오드리 헵번의 연기력에 비하면 한참 멀었죠. (오드리 헵번의 연기의 정점을 느끼고 싶다면 어두워질 때까지나 파계를 꼭 보시길 바랍니다.)


제임스 스튜어트와 오드리 헵번의 나이 차이(1908년-1929년, 21년차)가 조금 걸리긴 하지만 TV 시리즈의 라일 왜거너와 린다 카터의 나이 차이(1935년-1951년, 16년차)를 생각하면 뭐 크게 신경 안써도 될 것 같습니다. 어차피 원더우먼은 인간 기준으로 나이가 엄청 많은거 다들 알지 않습니까. 아마 스튜어트와 헵번 버전의 원더우먼이라면 둘의 나이를 고려할 때 늦어도 1950년대 중후반에는 나와야겠죠. 


나이 차이가 정 걸린다면 스티브 매퀸(1930년생)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영화에서나 실제로나 매퀸의 이미지는 스튜어트와 완전히 다르지만 이 분도 해병대 복무 경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매퀸이 스티브 트레버가 되면 다이애나보다 훨씬 존재감이 커질게 뻔하다는 문제가 있네요.


이상 영화 원더우먼을 보고 떠올려본 망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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