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도 안 좋은 일로 글을 남기고 심란 했었는데 연속적으로 이런 일이 생기니 무섭기도 하고 지치네요. 아휴;

편의상 A라고 이야기할께요.

A는 한 6~7년전에 강에 투신해 자살 시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땐 사람들이 구해줘서 살았어요.

당시엔 정말 힘든 일이 많을 때였고 저도 어떻게 돕기엔 부족한 나이였기에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어요.

네. 사실은 사람이 저렇게 나약해서 쓰나...하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정신적으로 불안정하고 좀 감정기복이 무척 심한 사람이거든요. 스트레스도 많고요. 잘 제어가 안되는 타입.

 

하지만 시간이 흘러 흘러 점차 그 기억도 잊혀져 가고 정서적으론 불안정함이 남아있긴 했지만

저도 주변도 크게 걱정하거나 신경쓰지 않았어요. 본인도 일다니고 연애하고 결혼도 했구요.

최근엔 겉보기엔 큰 문제가 없었어요. 배우자의 일이 잘 안되어 약간의 생활비 걱정은 했지만

누가봐도 힘든 수준은 아니었고, 가족 중에 건강이 안좋은 분들이 좀 있었지만 그것 역시도 극단적인 상황은 아직 아니었구요.

하지만 본인에겐 그게 그렇지 않았나봐요.

 

한창 신혼일 때라, 어제만 해도 미니홈피에 배우자와 같이 맛있는 요리 만들어 먹은 사진까지 올린 사람이

다음날 밤에 신경안정제 수십알을 먹고 실신상태로 응급실에 갔다네요. 약먹고 3시간 후에 발견이 되었어요.

남이 약먹고 죽겠다고 소동을 피웠다면 '수면제는 100알 먹어도 안죽는다는데 미련하네' 했을텐데

진짜 덜컥 겁이 나고 너무나 무섭더라구요. 본래 몸이 허약한 사람인데다 의사들이 만약을 가정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까지 이야기를 하니까 너무 걱정되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었는데 아침에 의식이 돌아왔어요.

생명엔 지장이 없다고하지만 이런 충동적인 자살시도를 한 사람은 앞으로도 매우 위험하다고 해서 너무 걱정이 되네요.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 나중에 보험가입이나 혜택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해서

당장 정신과 상담받는 것도 꺼리는 눈치이고, 너무 예민한 상태라 혼자 두기 걱정되서 같이 있어줘야 하나 싶은데

이런 경우 오히려 혼자 시간을 갖게 놔두는게 도와주는 건지, 어쩐지 하나도 모르겠네요.

두 번째 시도라 겁이 납니다. 정말 잘못하면 다음엔...기약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 두렵네요.

그리고 지인에게 듣자하니 A가 깨어나서는 '술을 마셨는데 너같은 건 죽어야 돼' 라는 환청이 들렸대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오싹했어요 평소 안정제를 계속 복용한건 아니라는데 왜 그런 환청이 들렸는지.

아는 사람말론 자신도 너무 죽고 싶었을 때 술마시고 그런 환청이랄까, 이명이랄까..그런 소리를 몇번 들었다고

하시는데 더 걱정이 됩니다. 이건 자신이 제어할 수 있는 충동이 아니구나 싶어서요.

 

정말 사람이 무기력하게 느껴지고 무서운게

A는 평소 굉장히 밝고 유머러스해요. 주변 사람들은 그러다보니 방심을 하죠. 실은 예민하고 불안정한 사람인데

너무 태연하게 웃고 먹고 떠들고 내일 할 일을 준비하면서, 그렇게 살아가니깐 이 사람이 갑자기 확 죽고싶어 할꺼라곤

상상도 못한 거예요. 무신경하게 했던 말들, 행복한가보다 싶었던 착각이 너무 죄스럽고 미안합니다.

 

치료는 어떻게 해나가면 좋을까요. 이 정도면 그냥 전처럼 괜찮아지겠지 하고 넘길 수준은 아니겠지요?

역시 상담이 좋을까요? 사실 저는 정신과 상담의 효과에 대해서 좀 회의적이라..

효과를 못본 사람도 많이 봤고 그냥 약에만 의지하게 되는 환자도 많이 봤거든요.

하지만 그렇다고 단순한 케어나 신경써주는 것만으로 극복되기엔 이미 약간 병처럼 진행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심리학이나 정신과 치료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이 조언을 좀 주었으면 좋겠어요...

 

주변이 너무나 스펙타클 하다못해...어지러워서 요새 정말 정신을 못차리겠습니다.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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