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처럼 생긴 한글

2010.09.29 17:48

프루비던스 조회 수:3664

외국인들 눈에는 우리 한글이 꼭 그림이나 부호, 이모티콘처럼 보인다는 이야길 들었어요.

하지만 한국사람이 한글을 외국인의 시선처럼 그림이나 부호로 인식하긴 어렵죠. 아무래도 뜻이 먼저 인식되니깐요.

그런데 오늘 택배상자를 뜯다가 '아, 이런 걸 말하는 거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택배상자에서 뜯겨나간 조각인데, 제가 저 글자를 텔레비전으로 잘못 본 거였어요.

위 ㅁ은 텔레비전 브라운관이고 아래 ㅗ는 텔레비전 받침대로 순간적으로 받아들인 겁니다.;;

 

호기심에 오늘 길을 걸어가면서 간판들을 살펴봤는데, 외국사람들 눈엔 한글 고딕체가 제일 이뻐보인다는 말을 한 게 이해가 됐어요.

궁서체에 비해서 딱딱한 고딕체는 똑 떨어지는 맛이 있어서 훨씬 그림이나 부호에 가깝게 보이더군요.

 

-> 받침대가 달린 둥근 거울처럼 보입니다.

 

 

->가로등처럼 생겼네요. 혹은 벽에 동그란 시계가 달린 모습으로도 보여요.

 

-> 의자에 수박이 놓인 형상 같아요.(옆에서 본 모습)

 

그런데 역시 한국사람은 한글을 그림으로 인식하기 굉장히 어렵네요. 눈을 가늘게 뜨고 흐릿해진 상태로 글자를 보면 그림처럼 보이는 효과가 있긴 한데, 역시 뜻이 먼저 인식되기 때문에 온전하게 그림이나 부호로 보긴 어렵네요. 미얀마 문자 보고 이게 그림이지 문자인가 싶어서 놀란 적 있는데... 제 눈에 비치는 미얀마 문자 모양 생각하면 한글이 외부인 눈에 어떻게 인식되는지 약간이나마 이해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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