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체는 단점이 많긴 한데, 아예 못봐줄 정도까진 아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상당수의 분들은 저보다 훨씬 이 영화에 실망하신 것 같습니다.


일단 가장 맘에 안드는건 역시 박석현(박보검)이라는 캐릭터입니다. 일영과 처음 만났을때 반응부터 이미 글러먹었습니다.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와도 확 튀는데다가 과연 그가 아버지 빚때문에 고생하는 캐릭터가 맞는가 의문스럽기까지 합니다. 처음 본 사람, 그것도 빚때문에 얽힌 마당에 아무렇지도 않게 파스타를 대접하는건 도데체 무슨 약을 빨았길래 그런 생각을 한건가 제작진에게 묻고 싶네요. 김성모 만화였으면 그냥 웃어 넘겼겠지만...


사실 일영과 엄마를 뺀 다른 캐릭터들도 '쓸모가 없습니다'. 존재감이 없거나 그냥 짜증만 부르는 캐릭터들입니다. 일영과 엄마 두 캐릭터도 그렇게 맘에 들게 나온 것 같진 않아요. 일영아 파스타 한번 먹었다고 마음이 쉽게 바뀌니? 김고은은 딱히 나쁘지 않았는데 주인공이어야 할 캐릭터가 애매해졌어요. 엄마의 경우는 김혜수의 능력 덕분에 그래도 제일 나았습니다. 타짜나 도둑들같은 작품과 비교하면 캐릭터가 살만한 제반여건이 부족해서 문제죠.


그럼에도 이 영화에서 괜찮았던 점들을 찾자면...


본인의 기준에서만 그럴지도 모르지만 폭력 묘사는 생각보다 잘 조절된 것 같습니다. '달콤한 인생'이나 '아저씨'같은 좋은 예가 아닌 '황제를 위하여'같은 나쁜 예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는데 그건 면한 것 같네요.


그리고 가장 나았던 점은 두 여성 캐릭터를 쓸데없이 성적 이미지로 소비하지 않았다는 겁니다.(남성 캐릭터도 마찬가지) 솔직히 말해서 범죄 장르에서 여성 캐릭터를 성적 이미지로 소모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행히 '차이나타운'에서는 그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물론 '차이나타운'이 좋은 영화라는 생각은 안듭니다. 일단 제목부터 차라리 '코인로커 걸'이 더 나은 것 같고, 박석현이라는 캐릭터는 확실히 노답입니다.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인 영화들을 가끔씩 찾아서 보는데, 장르나 소재를 막론하고 실망스러운 작품들이 많은 것 같아요. 금발이 너무해 2, 좀비 스트리퍼스(제나 제임슨 주연), 텍사스 전기톱 학살 2013년판(알렉산드라 다다리오 주연), 네이키드 웨폰, 조폭마누라, 슈가 앤 스파이스, 이온 플럭스, 써커펀치, 베즈 무아 등등은 영 아니었고,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실망스러운 작품들이 많았는데 차이나타운도 아쉽습니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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