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아마 안 나오는 브랜드로 알고 있는데 전에 모리스커밍홈이라는 여성 정장 브랜드가 있었어요. 심플하면서도 핏도 좋은 편이라 저는 꽤 충성고객이었는데 왜?

여기 한 매장에 정장을 사러 자주 갔는데 점원언니가 서글서글하니 좋았어요. 그런데 계속 가다보니 "언니 (이건 저를 지칭) 이거 한번 입어봐" "어, 저 기본정장 사려고" "언니는 기본정장만 100벌있잖아! (네, 100벌까지는 아니라도 틀린 말은 아니었)" 그런데 또 뭐랄까, 약혼식 풍 정장은 소화도 안되고 일단 제가 싫고 ..그런데 또 안입어볼래요! 하고 매몰차게 말도 못하고.. 그래서 어떨 때는 멀리서 그 점원분 있나 없나 보고는 없을 때 후다닥 들어갔다 뭐 그런 얘기. 그런데 그것도 이 매장이 없어지고는 뭐...


유학와서 학교다닐 때 학교 앞에 테이크아웃+테이블 두 개 놓여진 카페가 있었는데 장시간 일하는 청년은 인도계의 싹싹한 청년. 커피 만들어주는 시간에 너무 많은 걸 알게 되어 그 청년이 바로 옆 일식집에서 일하는 중국 아가씨랑 사귄다는 사실도 알아버렸.. 그 청년이 중국 지폐도 막 보여줬어요. 별로 신기하진(?) 않았지만 나이스한 토끼인 저는 "와,"하고 말해줬지요. 한국사람이라고 여러 번 말해줬는데 더듬더듬 일본어로도 인사해주고. 그 청년이 저한테만 그러는 게 아니고, 학교 친구 모 양은 늘 커피1잔만 사다가 3잔 주문하니까 집요하게 "누구랑 마시게" 하고 물어봤다고. 모 양은 그게 싫지는 않고 좀 웃겼대요. 그런데 그 청년이 제가 계속 아이스드커피 블랙으로, 하고 주문하니까 가끔 달달한 걸 먹고싶을 때도 "늘 먹던거지?"하는 대사조차 없이 얼굴 보고 아이스커피를 내밀더라고요. 그건 고맙긴 했는데,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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