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봐도 또 사대주의적 발언을 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근데 어쩌죠. 대체로 사실이라서요. ㅠ


오늘 먹은 순대국이 속이 불편하네요.

저 같은 경우 가장 불쾌할 때 중 하나가,

맛 없는 음식 내지 비위생적인 것을 먹고 돈을 내고 나오면서 음식에 대한 지적도 못 하고 나오는 때예요.


한국 요식업계의 꽤 많은 업체들이 식기류를 적합하지 않게 쓰는 경우가 많아요.

모든 업체가 더 비싸고 좋은 도자기와 유리 식기류를 쓰라는 얘기가 아니라, 기본적인 걸 개선해야한다는 말이구요.

물론 대기업이 컨셉을 잡고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들은 비교적 위생적이고 적합한 식기류를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외의 경우, 기본적인 위생성 또는 적합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죠.

제가 좋아하는 광장시장의 경우 플라스틱 그릇에 내놨다고 해서 그게 굳이 더럽게 보이진 않죠.

하지만 공용으로 쓰는 소스통은 얘기가 다르고, 기본적인 건 어느 정도 바껴야 할 필요가 있죠.


사실 이러한 게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국 음식이 세계화가 되는데 더뎌지는 이유중 하나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세균 번식이 적으면서 잡내가 들지 않는 가장 적합한 식기류는 도자기나 유리류인데,

이게 쉽게 깨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의 대부분의 요식업계는 플라스틱을 쓰죠. 소스통은 고무류를 쓰고요.


저는 그 언제 씻기나 했을까 싶은 그 끈적거리는 빨간 소스통은 요식업계에서는 법적으로 금지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그 안에 오랜 기간 담겨져 묻혀진 소스는 유효기간이 지나거나 상온에서 부패가 되기도 하고,

가끔은 그 맛이 느껴지는 곳이 있기도 해요. 그 소스 통을 살균이나 세척을 할 리가 없죠. 씻기도 불편한 구조인데요.

순대국 집의 새우젓이나 다대기 통이 도자기 통에 담겨있던가요? 아뇨, 나무재질인척 만든 플라스틱요.

순대국 집의 새우젓이나 다대기를 담을 때마다, 이 공용 미니수저는 어느 사람이 자기 국 안에 휘저었을 지도 모르겠고,

그 통은 씻지도 않은데다 상온에 몇 일이나 나뒀을 지도 몰라서 음식에 넣을 때마다 찝찝해요.

전 요식업계의 소스통은 유리병이나 도자기류로 법적으로 바뀌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또는 세균 방지나 세척력에 우수하고 깨질 우려가 없는 재질이 있다면 그것도 좋을 것 같구요.


위생성에 가장 취약한 요식업계는 길거리 음식일 수 있는데, 끈적이는 빨간 소스통은 기본이고,

입안에 넣는 음식을 담는데 세상에 분무기라니요. 분무기는 다리미 용으로 만들어진 거지, 그건 음식을 담으라고 쓰는 게 아니죠.

심지어 티비에 유능한 요리사라며 나와서 음식을 만드는 쇼를 하는데 분무기를 자랑스럽게 꺼내더니 안에 술을 담고 음식에 술을 뿌리더라구요.

다리미 용으로 만들어진 분무기가 과연 식약청의 안전검사를 완료했을까요? 아니요. 식기류가 아니기 때문에 그러지 않습니다.


한 입 베어물은 길거리 오뎅을 사이좋게 한 간장통에 찍어먹던 옛날 풍습은 위생성 문제로 없어지고,

그걸 대체하기 위해 처음 나온 건 붓이었죠. 근데 그 붓은 역시나 하도 안 씻어서 털은 굳을 대로 굳어있고,

그걸 덕지덕지 발라주는 것도 너무 싫어요. 심지어 이 붓 역시, 식기용이 아닌 공업용인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다가 누군가가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듯 분무기에 간장을 담아 내놓기 시작했는데, 이게 유행처럼 번진 거죠.

상대적으로 서양의 경우는 이러한 도자기 그릇 문화가 훨씬 발달돼 있어요.

거의 대부분의 식기류는 도자기나 유리류로 되어 있죠. 심지어 소스통도 도자기로 돼 있고 주둥이가 달려 위에서 떨어뜨려 사용하게 돼 있어요.


이젠 식기류의 적합성의 문제인데, 앞접시는 정말 손바닥의 반 만도 안 하고 높이는 3cm는 되나 싶은 플라스틱 류가 대부분인데,

국물을 대체 어떻게 담아 먹으라는 건가 싶어요. 단가를 낮추고 설거지를 쉽게 하기 위함인 게 뻔하겠지만,

깊숙한 보울 형태의 앞접시는 기본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국자도 달라그럴 때 겨우 주기도 하면서, 담아 먹을라면 보울은 당연히 깊어야죠.

사실 개인적으로는 뚝배기도 앞접시를 주는 게 예의라고 생각해요. 저는 뚝배기의 그 펄펄 끓는 국물이 편하지 않아요.

뚝배기를 두고 별도의 보울을 줘서 덜어먹는 게 맞는 거 같아요.


그릇의 아름다움도 빠질 수가 없죠. 이건 일반적인 음식점에서 그릇이 아름다울 필요는 없으나, 세계화가 되기 위해서는 중요해요.

아시아 타국만 봐도, 최소한 한국보다는 음식의 세계화가 잘 되어 있죠.

베트남 쌀국수의 경우 베트남 전통 문양이 들어간 도자기 그릇에 내놓는 게 거의 기본이더군요.

찻잔도 마찬가지구요. 한국은 고려 청자 단청 문양이라는 아름다운 전통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기류로 활용을 할 줄을 몰라요.

아니 전통을 부끄러워하는 경향이 있어요. 한국 도자기가 망해가는 이유가 이거죠. 유럽 도자기가 훨씬 아름다우니까요.

얼마전에 티비를 보니, 태국음식이 세계적으로 요식업으로 성공한 이유 중 하나가, 태국은 그릇 하나도 법적으로 규정하는 게 있다고 하더라고요.

도자기여야 하고, 그들 전통 문양이 들어가야 하고 등등요. 한국은 그런 게 전혀 없죠.

자율에 맡기는 편인데, 한국인은 그러한 사소해보이는 미적 추구를 등한시 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그렇다고 전통적으로 한국인이 그러한 것도 아닌데 말예요. 등불 축제나 단청 같은 것을 보면 충분히 화려함이 있죠.

물론 이건 필수 요소는 아녜요. 백의 민족, 여백의 미에 어울리게 단아한 흰 그릇도 매력 있고 식재료로 컬러를 살려도 좋으니까요.


한국에 여행왔던 프랑스 인이, 한국에서 아쉬웠던 것으로 뽑는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길거리 음식의 비위생성이더라구요.

밖에서 음식을 팔더라도 음식은 트럭 안에 완전히 들어가서 만들거나 하는 게 외국의 사례인데,

앞서 말한 소스통 같은 것도 문제지만 한국은 진분이 붙을 정도로 바깥 공기에 음식을 내놓고 팔기도 하죠.


제가 제주도에 여행을 가서 되게 싫었던 것 중 하나가, 흑돼지 구워주는 집의 비위생성이었는데,

아무리 맛있어도, 세상에 빨지도 않은 앞치마를 두르고 직원이 고기를 잘라주는데 생고기를 가위로 자르고선 그 가위를 앞치마 앞주머니에 꼽더라구요.

그리고 다른 테이블가서 그걸 다시 꺼내서 또 구워주고.


아무튼 요식업계 식기류의 위생성이나 적합성에 대해서는 식약청 등에서 좀 더 세게 나와줘야 할 필요가 있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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