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의 행복 이론

2016.01.10 11:57

underground 조회 수:1731

W. 베란 울프라는 사람이 쓴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를 읽었어요.  


(제목이 별로 맘에 안 드는데 영문 제목은 How to be Happy though Human 이더군요. "though"가 맘에 들어요. ^^) 


500페이지가 조금 넘는 꽤 두꺼운 책인데 상당히 재밌네요.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과 함께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느껴지는 책이고요. 


저자가 임상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여서 그런지 인간의 심리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심도있게  


설명해 주고 있어요. 아들러 심리학에 기반한 책으로 1931년에 출간되었다는데 읽으면서 별로 오래된


책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 (동성애에 관해서는 좀 걸리는 부분들이 있었지만...)


Part 1이 마음에 들어서 읽기 시작했고, Part 5, 6, 8, 그리고 Part 9의 전반부가 상당히 흥미진진했어요. 


다른 부분들도 대부분 재미있었고요. 


Part 1의 제목은 '기본 원리에 대하여'이고 부제는 '인생은 예술이다'예요. 저자는 인생을 창조적인 자기 조각을 


해나가는 예술로 보고 있어요. 매력적인 관점이죠. 삶을 내가 만들어가는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보는 것. 


Part 5의 제목은 '도구에 대하여'이고 부제가 '성격과 퍼스낼리티'인데, 그 이유는 저자가 성격/퍼스낼리티를 


개인이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용하는 도구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성격이 운명이다"라는 말이 있죠. 성격이 인생을 결정짓는다는 말이고 저도 이에 동의해 왔는데 


저자는 성격을 각자의 (무의식적인) 인생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그 목표에 최적화된 도구로 보고 있어요. 


재미있는 관점이죠?? 성격이 어쩔 수 없이 주어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어떤 목표를 갖고 성격을 이용한다니... 


Part 6의 제목은 '다시 도구에 대하여'이고 부제는 '마음의 갈등과 감정'이에요. 저자는 마음의 갈등과 감정도  


각자의 어떤 (무의식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해하고 있어요. 


보통 갈등이나 감정은 어쩔 수 없이 겪는 것으로 이해하기 쉬운데 저자는 우리가 어떤 무의식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어떤 갈등 혹은 감정을 만들어 낸다고 설명해요. 


Part 8의 제목은 '목표에 대하여'이고 부제는 '세 장면을 동시에 진행하는 서커스'예요. 드디어 성격 혹은 감정을


도구로 부리는 목표라는 게 무엇인지 얘기해 주고 있죠. '세 장면을 동시에 진행하는 서커스'는 일, 사회, 성이라는 


세 가지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모습에 대한 비유고요.  


Part 9의 제목은 '잘못된 목표에 대하여'이고 부제는 '옆 무대'예요. 일, 사회, 성의 문제에서 우리가 잘못된 목표를 갖고 


인생의 중앙 무대가 아닌 옆 무대로 비껴가 있는 모습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어요. 


Part 10의 제목은 '실패의 유형'이고 부제는 '노이로제에 대하여'예요. 여러 신경증의 유형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요. 


(앞부분은 재밌는데 뒷부분은 별로 관심 없어서 건너뛰었다가 좀 전에 마저 읽었어요. ^^) 


Part 11의 제목은 '협력의 유형'이고 부제는 '사랑과 결혼'이에요. 사랑과 결혼에 대한 저자의 조언이 담겨 있고요.


Part 12의 제목은 '행복한 성숙'이고 부제는 '여러 가지 요령과 테크닉'이에요. 친구를 만드는 법 등의 행동요령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어요. 



아들러 심리학에 대한 심리학계의 평가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인간에 대해, 삶에 대해, 이렇게 이해하는 방식도 있다는


걸 아는 건 꽤 흥미로운 일이었어요. 이 책이 심리학 논문 같은 책은 아니어서 왜 그런 관점이 타당한 것인가에 대한 


근거가 제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저에게는 상당히 설득력 있어 보였고요. 


저는 이런 심리학 분야의 책을 좋아하는데 혹시 이와 비슷한 책을 아시는 분은 추천해 주셔도 감사하고, 


이 책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의 책을 소개해 주셔도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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