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제가 초등학교 6학년때 부모님 결혼기념일이 마침 일요일이었고, 그때 온 가족이 같이 교외로 드라이브 갔다가 저녁때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칼질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 저랑 제 동생은 부모님 결혼기념일을 챙기고 있었어요.

 

또한..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대학시절에 화이트 데이때 여친에게 줄 초코렛이나 사탕 사면서 어머니 드릴 것도 챙겼던것 같아요.

(어머니가 발렌타인 데이때 아버지랑 저랑 동생에게 초코렛 같은거 주셨거든요..)

 

지금은 결혼기념일에는 공연이나 영화예매해서 드리거나 레스토랑 식사권 같은거 준비하거나, 아니면 시간이 되면 가족 외식을 해요. 비용은 저랑 제 동생이랑 반반...

화이트데이때는 어머니 직장으로 케익을 보내드려요. 물론 이것도 비용은 반반...

비용은 반반이지만 날짜 체크, 예약은 제가 다해요. 동생은 자칭 바빠 죽을 것 같다니까요.

 

하여튼 어느 모임에서 얘기를 하다가 부모님 결혼기념일을 챙긴다는 이야기를 했다가..

요즘 결혼 기피 1순위가 효자라면서... 저랑 결혼할 여자가 불쌍하다고, 왠만하면 여자 고생시키지 말고 어디 먼 지방이나 해외에서 살거나 결혼을 안하는게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내 남친이 안 저래서 다행이라던가...

 

악담이니까 반만 듣고 반은 흘려버린다 해도..

어렸을때부터 세뇌(?)되어 자연스러운 행동인데, 이게 장래 내 배우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행동일 수 있다니 한번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것 안챙기는 무덤덤한 성격인지라 배우자의 기념일 같은 것도 안챙기면 그것도 역시 갈등의 소지가 되겠죠?   ㅎㅎㅎ

 

별 사이도 아닌 직장 여직원들한테도 화이트데이때 의리상 뭔가를 준비해줘야 하는데, 장래 배우자를 제외하면 가장 가까운 여자인 어머니에게는 아무것도 안한다는 것도 이상하고.. 결혼기념일은 어렸을땐 가족끼리 함께 하는 날이었고, 큰 다음에도 (부모님은 함께 하시기를 바라시지만) 생업이 바빠 같이는 못 지내도 챙겨드릴 수 있는건 아닌가 생각하는데... 그러고 보니 결혼기념일은 아버지가 챙겨야 하는 거잖아!! 하는 억울함도 스쳐지나가고..

 

과연 이게 저렇게 악담을 들을 정도로 '희귀한' 케이스 인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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