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남기는 후기입니다. 5월의 주제 도서는 지나 콜라타의 사상 최고의 다이어트였구요. 살빼서 광명 찾자는 내용의 책은 절대 아니고.. 모든 다이어트는 실패한다는 암담한 아포칼립스 같은 내용입니다.


책 내용 읽고 각자의 다이어트 경험담 나누고 다이어트에 대한 일반적인 관념들, 오해들, 생각해볼 거리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마쳤습니다. 결과적으로 다음 모임까지 운동을 하던 절식을 하던 다이어트 해보자는 결심도 했구요. (그 얘기 하자마자 2차로 족발 먹으러 간건 함정..)


정상 체중을 가진 사람들에게 다이어트는 너무 쉬운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좀 쪘네 싶으면 끼니를 거르거나 운동을 하면 쉽게 본래 체중으로 돌아오죠. 세상에는 이런 축복받은 사람들도 있는 반면 먹으면 모조리 살로 가는 사람들도 있고 그 살을  빼는게 담배 끊는 것 만큼 어려운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제 이야기에 등장한 한 남자 이야기를 해보죠. 여친이 통통해서 불만이라고 왜 그 살을 못빼는지 이해가 안간다는 176센티에 65킬로그램의 남자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어렸을때 공부를 못(안?)해서 결국 디자이너가 된게 불만이라고 했다고요. 그래서 참석자중 한분이 그러셨답니다. 공부 잘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니가 그렇게 공부 못하는게 이해가 안간다고 했을거다. 니가 공부를 못(안?)한건 결국 니 의지의 부족이냐? 그게 그렇게 개인적인 문제냐?? 라고요.


글쎄요. 살을 빼고 못빼고에는 분명히 의지의 문제와 식습관이라던가 생활습관의 문제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사람은 모두 저마다의 대사량과 운동량이 다른데 마치 개와 고양이만큼 다른 두 사람을 놓고 보면 어떤 사람은 대사량이 높은 몸을 타고 나서 식탐도 없고 야외활동을 좋아할 수 있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기본적으로 대사량이 낮고 단음식과 기름진 음식에 식탐이 있고 어려서부터 부모님 따라 맛집을 다닐 수도 있는거죠. 그런데.. 살이 쪘다고 해서 의지력이 약하다고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일겁니다.


지나 콜라타의 이 책은 아무리 정교한 다이어트도 결국 특정 체중의 4-13% 범위내에서만 영구적인 조절이 가능함을 데이터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티비에서 우와..하고 봤던 다이어트 성공자들의 10년 20년후 모습도 한번 찾아보고 싶네요.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런데 왜 다이어트가 이렇게나 사회적인 관심의 대상일까요? 우리는 날씬하고 젊은 생명에게 호감을 느끼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존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뚱뚱하고 늙어보이는 것에 본능적인 혐오가 있는지도 모르지요. 만약 그게 아니라면.. 실제로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의 비만까지도 혐오하도록 만드는 사회적인 움직임이나 세력의 농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퍼뜩 떠오릅니다. 이 책에 따르면 비만과 건강의 상관관계 혹은 학교 급식이나 체육 프로그램을 바꾸도록 개입해도 별로 변동이 없는 학생 비만율 같은 연구 결과는 의도적인 무시를 당한다고도 합니다. 결국 정상 체중 = 건강과 아름다움이라는 공식을 팔아야 하는 어떤 세력이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이런 음모론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뚱뚱하다고 해서 차별 받거나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거나 의지력이 없다고 얕잡아 볼 일은 아니라는 걸 이책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면 대사량이 떨어집니다. 인체는 그 허기를 기억하고.. 첫번째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에게도 두번째 다이어트는 쉽게 도전하지 못하도록 두려움을 심어줍니다. 반면에 정상체중을 늘 유지하는 사람들은 조금만 살이쪄도 인체가 대사량을 늘림으로써 살이 빠지게 만들고.. 왠만큼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사람은 의지력과 상관없이 애초에 그런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노력하지 않아도 공부가 저절로 되는 사람들처럼 말이죠.


비만과 유전의 관계, 대대적인 다이어트 실험의 결과같은 것은 책을 읽어보시는게 좋을 것 같고. 이야기 중간에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동성애가 질병이라거나 노력해서 고칠 수 있는 천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 비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살이 찌지 않았거나 쉽게 뺄 수 있는 사람에게는 비만이 노력하면 고칠 수 있는 게으름의 산물일지 몰라도 심각하게 살이 쪘는데 무슨 수를 써도 안빠지는 당사자에게는 동성애의 잘못된 낙인과 다를 바 없는게 아닐까 한다구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성애가 존중받아야 할 개인의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봐야하는 거라면 비만도 마찬가지로 봐야할 이유가 충분하다구요.


마지막으로 살이 찌는 이유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의 부족으로 야기되는 선천적 질환도 있기는 하지만 극히 일부이고.. 제일 중요한 원인은 역시 소모되는 칼로리보다 섭취한 칼로리가 살이 찔만큼 많기 때문입니다. 노력하지 않고 살을 빼는 방법은 전혀 없으니.. 식습관, 생활습관, 삶의 방식을 바꿔야 살이 빠진다고 합니다.


미쿡에 비하면 지나다니는 모든 사람들이 너무나 날씬하고 정상으로 보이는 우리나라지만.. 몸이 무거워서 좀 빼야겠다 싶으시면 고통(?)을 감내해야 하실듯. 어쨌거나 다음 모임까지 어제 모인 분들은 조금 달라진 모습으로 참석하자고 다짐을 하며.. 마무리로 족발과 막국수를 먹었습니다. (뭐 임마?)


PS : 독서모임 동적평형에 관심있는 신입 회원 약간명(?)을 모집합니다. 기존의 관련 글 읽어보시고 흥미를 느끼시면 쪽지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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