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23 23:19
뽐뿌라는 사이트에 자주 들어갑니다. 오늘은 컴퓨터 관리 프로그램이 무료로 배포되더군요. 링크..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ppomppu&no=229844
다운로드도 쉽고 설치도 간편하고 뭣보다도 무료이면서 합법적입니다. 컴이 느리고 버벅대고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싶은 분들..(저처럼 컴퓨터 관리 개념이 없는 분들)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포터블 버전을 만들면 회사나 다른 곳에 설치된 컴퓨터도 최적화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듀게에는 별로 언급이 없는데 어제 강화도 캠핑장에서 화재가 발생해서 같이 잠자던 아버지와 아이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원인은 아마도 글램핑을 빌미로 무분별하게 설치한 전열기의 과열, 그리고 소화기 하나 비치되지 않은 안전 불감증이 아닌가 싶어요. 친한 친구사이인 두 아버지와 그 집의 아이들 셋이 희생됐습니다.
하루종일 그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될수도 있었을 그 사고요. 자고 있는데 불이 붙어서 눈깜짝할사이에 텐트가 불타오르고 목숨같은 아이들을 구할새도 없다면 그 절망은 얼마나 깜깜하고 깊은 것일까 하구요. 고인들의 명복을 빌면서 다시 한번 깊은 슬픔을 느낍니다.
세월호 사건이 벌써 1주기가 되어가는데 일반적인 국민인 우리가 아는거라곤.. 이 나라가 말도 안되는 괴물들의 나라같다는 어리둥절함과 혐오감 뿐입니다. 생떼같은 목숨들을 차디찬 바닷물속으로 가라 앉히고도 진상 규명에는 별로 관심들이 없어 보입니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건가요? 하기야.. 그러는 저도 웃고 떠들고 우리 애들만 챙기며 하루하루를 삽니다.
어찌보면 이 사회와 나라는 국민들에게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전가하며 자신들처럼 뻔뻔해지라고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최근 며칠새에 아이들을 성추행했다는 모 유치원, 가정적인 아빠와 아이들을 화마의 구덩이에 몰아넣은 캠핑장 운영자,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세월호 관련된 이야기들을 생각하다 보면 대책없는 분노만 이글이글 끓어 올라요.
세월호 1주기를 기점으로.. 뭔가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저같은 마음이실 분들이 괴물들보다는 더 많겠지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2015.03.23 23:25
2015.03.24 00:03
칼리토님, 안녕! 하세요. 지나치듯 스치듯 건너는 광화문 네거리의 광장에는 이제 세월호의 양심적 인양을 바라는 서명운동이 활발하고, 그 전에 진상규명에 저와 제가 적을 수 있는 모든 친인척들의 인적정보를 다 적었던 저는 갑자기 들이닥친 먹고사니즘의 현실에 적응하느라 어째야 할 지 모를 때, 지난 주 일요일에 딱 그랬습니다. 솜털 보송보송한 스물 한 두 살의 처자들이 몸 앞뒷판 다 가리는 세월호 양심인양 작업에 대한 캠페인을 벌이는 모습을 보며 아직 다 찾지 못한 시신들의 영정을 보면서... 내 개인적인 삶이 삼류라도 어떤 부분에 대한 공명심을 지키고 싶은 건 허영일까, 허세일까, 겉멋일까. 하지만 복숭아 솜털 같은 볼살을 한 그 어린 처자들이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사회정의 내지는 최소한의 사회참여 운운하며 그 주제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말 그대로 캐주얼하지만 경박하지 않은 톤으로 종각역에서 광화문광장까지 다다르는 것을 실시간으로 목도하며 참으로 복잡한 생각이 들더이다. 내 앞가림 반듯하게 사는 것도 너무 버거운데 더 이상 뭘 더 어떻게... 그래서 나같은 사람들만 모여 세상은 이 모양 이 꼴이 되었겠지만요. 하지만 세상엔 늘, 경각하는 자들이 있었기에 그나마 사람 사는 꼴을 갖춰왔지 않았나 하는 너무 늦은 자각.
2015.03.24 15:35
봄도 되고 했으니.. 가벼운 일이라도 뭔가 시작해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2015.03.24 10:36
정말 피할 수 있었던 사고네요. 아이들과 관련된 건, 게다가 저렇게 헌신적인 부모와 관련된 사고는 제 마음을 아예 도려내는 듯 합니다.
세상 살기가 참 어려워요....
2015.03.24 15:44
그러게요. 아이들이 희생된 사고는 정말 도려내는 것 처럼 아픕니다.
2015.03.24 11:06
저도 딱 고만한 아이들 둘을 키우는 입장에서 슬펐습니다. 슬펐다는 말로는 부족하지만 그런게 한두개가 아니라 슬프다는 말로 대신합니다.
남편이 쿠팡류 사이트에서 반값구매하여 글램핑을 작년인가 갔었는데 그때가 세월호 이후 행동은 안바꾸면서 여러 생각을 하던터였습니다.
가본 글램핑 장소는 시한폭탄이더군요. 이유는 다 아시겠죠. 세월호 이후 저는 모든 시설물을 시한폭탄과 아닌것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눈가리고 아웅하는게 너무 뻔해 욕나오는 곳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 좋아하는 거 보며 겨우 1박 운좋게 살아남고 다시는 글램핑 가지 않습니다.
얼마전 아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안전사고에 대한 공문을 아이편에 보내줬는데 실소를 금치못하겠더라고요.
생화학전 대비, 방사능 유출시 대비.. 이런 거 대비하는 사이에 급격히 교통량이 늘어난 집앞에서는 아이들이 차사고로 다칠 확률이 더 커보입니다. 글램핑이라든가 캠핑장에서 다칠 확률이 더 커보이고요.
한 아파트에서 10년가까이 살다보니 내 아파트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 내 두 아이가 10여년간 다닐 학교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서서히 궁리하게 됩니다.
2015.03.24 15:46
안전 불감증도 문제지만.. 이 사회와 국가에 그래도 되니까.. 라는 병이 만연한게 문제인 것 같아요. 규칙을 지키지 않고 부정을 저지르고 자기 이익만 챙기고 법을 어기고 군대를 안보내도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이 너무 많은거죠. 없는 사람 정직하고 올바른 사람들만이 희생 당하는 모순을 고치려면 그래도 되니까.. 가 아니라 그러면 안되니까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2015.03.24 15:21
목적이 수단을 합리화시키는 세상의 잣대들이 이렇게 하나하나 범죄가 되어 나타나 검은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데..
그 아가리에 속수무책으로 잡아먹히는 것은 언제나 힘없는 이들이어서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정말 사람사는 세상..
사람다운 사람이 사는
사람답게 살고 싶은 사람이 잘 사는 세상은 요원한 일일까요.
이렇게 실천력없는 어른의 가슴을 짖누르는 부채하나가 늘어갑니다.
2015.03.24 15:47
현 시점에서는.. 답답하게 속이 썩어가는 걸 참고 견디는 수밖에요. 부글부글 끓다가 터지면.. 민주화 운동보다 더 큰 폭발이 일어나지 않을까 무섭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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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에 우울한 글이라..덩달아 우울해지실 분들에게 죄송합니다. 읽고있는 이윤기님의 책에 그런 글이 있더군요. 글을 쓰는 이유는 쓰고나면 몸이 가벼워지는 기분때문이라고요. 어쩌면 이런 갈피없는 푸념에 가까운 독백도 듀게니까 가능한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나마 이해해 주실 분들이 계실거라는 그런 생각 때문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