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노동 혁명 이후로 현재가 완벽한 전환기를 맞기 직전의 시대라고 여겨져요. 운송업에서 창작가에 이르기까지...바리스타, 택시 기사, 화물 운송업자, 신문 기자, 작곡가, 변호사, 주식트레이더에 의사 까지도 이미 현장에서 인간을 상당 부분 대체하고 있고 훨씬 유능하고 빠르고 잠도 안 자죠. 그런데도 인간보다 인건비가 훨씬 쌉니다. 심지어는 이런 기계나 프로그램을 만드는 프로그래머와 엔지니어까지도 곧 사람 대신 기계가 하게 되죠. 이미 코드를 짜는 프로그램은 있고 그 프로그램은 이세상에 있는 모든 코드를 알고, 적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어지간한 프로그래머는 쌈싸먹죠.


 의사도 그래요. 외과수술을 하는 로봇은 몇년 후에 슬슬 인간의사를 따라잡을 태세를 보이고 있고 진단에 있어서는 이미 인간을 능가했죠. 동네에 아주 좋은 내과가 있어요. 한번인가 가봤는데 늙고, 인자하고, 돈욕심 없(어보이)고 그냥 소소한 내과를 운영하며 환자를 치료하며 사시는 좋은 사람이고 경험 많은 능력있는 의사분 같았어요. 그런 분은 다양한 사례를 봐서 이제 척하면 딱하고 진단이 나오는 거죠.


 2.하지만 인간이 그렇게 좋은 의사가 되는 데에는 너무나 오랜 시간과 의지력과 경험이 필요해요. 그러나 이제 막 눈뜬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존재했던 케이스를 이미 다 알고있는 상태고 진단의 교차 검증과 몇만분의 1의 가능성과 처방약간의 부작용까지 이미 다 알고있죠. 클라우드컴퓨팅으로 연결된 기계 동료들과 의사교환도 하고요.


 3.지금 단계에서는 이 기술과 변화가 '인간을 위한'게 아니라 '인간을 대체하기 위한'단계라서 문제인 거 같아요. 물론 프로그램이 정치가도 대체해서 그해의 복지예산과 행정 방향을 정하면 더 잘하겠지만 이건 다른 이유로, 정치가는 대체되지 않겠죠. 어쨌든 이 세상이 돌아가는 데 인간이 점점 필요가 없어요. 예전에 노조가 일자리를 대체하기 위해 했던 그런 투쟁이 또 있을지, 아니면 비교적 스무스하게 대체될지는 모르겠지만 결국엔 일어나고, 받아들여질 일이죠.


 4.흠


 5.그리고 먼 미래엔 아마 공짜 식사와 공짜 오락거리들이 그냥 기본으로 주어지지 않을까 해요. 신분 상승의 기회는 거의 제로겠지만, 엄청난 매력이나 재능을 가진 아웃라이어로 태어나지 않아도 그냥 먹을 만한 식사를 하고, 공짜 온라인게임을 하고 밖에 나가서 시 낭송 모임도 하고 공짜 간식을 먹고 나라에서 빌려주는 무료 임대 주택으로 돌아와서 잠을 자는 세상으로요. 놀이공원은 1년에 3장씩 지급되는 쿠폰으로 1년에 세번 갈 수 있겠죠. 가끔은 징징거리고 싶은 기분도 들겠지만 그것도 그냥 귀찮아서 안할 거 같아요.


 6.그냥 인간들은 아무것도 할 필요 없이 폭동만 안 일으켜주면 고마운, 그런 존재가 된 세상에 태어났으면 편했을 텐데 하필 이 세상에 태어나서 다른 수많은 사람들과, 유능한 기계들과 경쟁을 해야 하죠. 그런데 또 좋은 것들은 너무 많아요. 돈만 내면 살 수 있는 좋은 것들, 돈만 내면 얻을 수 있는 남들의 부러운 시선을 생각하면 경제활동을 안 하고 가만히 벌어놓은 거 까먹고 있기도 그래요.


 7.국가는 제발 애들 좀 낳으라고 하는데 솔직이 현재 국가지원으로선 낳아서 좋을 일이 있는 것 같지가 않아요. 인간의 점점 소모품화 되는 시대에, 집에서 소중한 가족으로서의 아이와 사회에서 소모품으로의 아이의 갭도 너무 크고요. 한데 위에 쓴 모델대로 미래사회가 운영된다면 그땐 국가에서 애들을 낳길 원할지 아닐지...헷갈리네요.


 8.어쨌든 아주 먼 미래에 기술이 아주 발전하면 인간이 더이상 유용성을 증명할 필요가 없이 동등한 복지를 누리며 살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글을 써 봤어요. 물론 이런 예측이 빗나가고 컨티넘의 세계같이 부익부빈익빈 막장디스토피아가 될 수도 있겠지만요. 하지만 그래도 하나 찍으라면 물질과 에너지가 넘쳐난다면 그 정도의 복지는 주어지지 않을까 해요. 지금까지 본 sf영화들에서처럼 괜히 쓸데없이 사람이 텔레마케팅 하고 있고 책상 앞에 앉아 타자를 치고 있는 등, 대부분의 사람이 여전히 노동자인 세상은 절대 없을 거 같아요. 일을 시키면 최저임금을 줘야 하는데 미래의 기업들이 굳이 사람을 고용하는 짓을 안 하지 않을까요? 법으로 '인간 쿼터제'같은 걸 만들어서 인간 노동자의 비율이 반드시 일정 이상이어야 한다면 몰라도요.


 9.이글을 써본 건 sf팬픽 소설을 쓰면 어떻게 쓸까 해서 정리하다가 잡담 써본거예요. 그 전에 예전에 말한 '키다리 아저씨의 50가지 그림자'같은 팬픽이 먼저겠지만요. 요즘은 달려라장미와 플래시(드라마판)믹스 팬픽이 어떨까 해요. 웰스 박사의 "Run! Barry! Run!"을 "달려! 장미야! 달려!"로 바꿔보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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