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9일부터 11월 15일까지

게시판이 아니라 블로그용이었어서 아직은 존댓말이 아닌 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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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일기 -2-


 

11월 9일 x 

11월 10일 노바디 오운즈 미 (스웨덴 영화제)
11월 11일 아델 H 이야기
11월 12일 인터스텔라
11월 13일 x
11월 14일 스탠리 큐브릭 영화 속의 인생
11월 15일 x


1. 노바디 오운즈 미는 스웨덴 영화제에서 마지막으로 본 영화였던 것 같은데, 00이랑 같이 봤다. 00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보았다. 사실 나에게 있어서는 전체적으로 영화가 미학적으로 인상적인 영화는 아니었다. 그리고 전개 내용이 상당히 합리적인 느낌이라 그다지 슬프지는 않았다. 물론 아버지와 딸의 엇갈릴 수밖에 없는 사랑은 짠하긴 했지만 ...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서로 사랑한다 해도 (그 관계가 부녀든 모자든 애인이든 친구든) 헤어져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헤어져야만 그 두 사람이 다 제대로 살 수 있는, 그런 관계. 서로 너무 사랑해서 같이 있지만, 같이 있다보면 숨막혀 죽을 것 같고, 그 질식할 것 같은 힘듦이 다시 상대방을 겨누게 되는 그런 악순환의 관계. 그럴 땐 벗어나야 한다. 그런데 그게 말만 쉽지, 사실 하나도 안 쉽다. 생살을 찢어야만 하는 극한적인 고통의 순간이기에.

 

 

2. 아델 H 이야기는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거의 마지막 작품 중 하나인 것 같은데, 보고 매우 실망스러웠다. 전반적으로 좀 촌스러운 느낌? 장 뤽 고다르랑 친구였다가 영화철학 문제로 투닥투닥하고 갈라졌다는 것 같은데, 장 뤽 고다르도 아주 좋아하진 않지만 그 예술성이나 시대를 앞서는 혁신성은 장 뤽 고다르가 낫지 않을까 싶음. 물론, 뭐. 프랑스아 트뤼포 다른 작품들도 보고 이야기해야 하긴 한다.

 

 

3. (인터스텔라는 안 본 사람은 건너뛰시길. 스포;)

  

 

 

  사실, 이때쯤 이런 식으로 영화를 보다보니 진짜 자본의 맛이 너무 그리워졌었다. 맨날 60년대 영화나 예술영화만 보면 마음과 심미안이 건강해지긴 하는데, 그래도 가끔 몸이 짭조름한 msg를 찾는다니까? 그래서 인터스텔라를 보았다. 뭐, 놀란 작품을 이렇게 마치 뭐랄까, 합성감미료 들어간 무엇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실례일 수도 있지만, 내 말은 자본이 많이 투입되었다는 의미에서이다.

 

  인터스텔라라. 사실 난 별로 할 말이 딱히 없는 영화라 생각한다. 일단 무지 재밌었는데, 나는 이 영화의 중점은 사실 결국 영화 테이큰 같이 딸에 대한 아버지의 무한사랑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서 나오는 5차원이라든지, 이런 건 다 그냥 시각적 눈요기일 뿐이야!!! 내가 마음 아파하고, 눈물 짓고, 재미있게 본 것도 다 그런 드라마적 요소 때문이었다.

 

  내가 이 영화를 별 5점 만점 중에 4.5점 줄 수밖에 없는 이유도 다시 그 드라마적 요소랑 연결된다. 난 이 영화 맨 마지막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게, 이건 할리우드식 연인 이데올로기다. 왜냐하면, 지금 이때껏 매튜 매커너히가 한 모든 행동은 딸을 위해서인데 지금 몇 광년을 뒤져서 찾은 딸의 마지막 순간이 온전히 아버지와 딸만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 나는 좀... 와닿지 않았달까? 굳이 앤 해서웨이가 어디서 뭐하고 있으니 찾아가라는 말을 딸이 한다는 게...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본질을 가장 쓱 흘려넘어가버린 느낌이 들었다. 그러니까, 생각해보아라. 니모를 찾아서 여행했는데 맨 마지막에 니모랑 손 좀 몇 번 잡더니 니모가 도리 찾으러 어디어디 가삼, 이렇게 말하는 꼴 같았달까...

 

  그래도 전반적으로 나는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고, 이렇게 좋은 영화를 자본의 힘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4. 인터스텔라가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많이 영향을 받았다고 해서, 간만에 스탠리 큐브릭 작품들이나 제대로 싹 다 볼까 해서 우선 다큐멘터리부터 보았다. 스탠리 큐브릭 영화도 꽤 많이 본 편이긴 한데, 안 본 것도 좀 있어서. 스파르타쿠스나,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도 제대로 안 봤고. 베리 린든, 샤이닝도 제대로 안 보아서...

 

  스탠리 큐브릭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시계태엽 오렌지인데, 나는 사실 스탠리 큐브릭이 굉장히 비정상적인 사생활을 살 줄 알았다. 이건 시계태엽 오렌지 때문인 것 같은데, 다큐를 보니 그가 사생활은 굉장히 안정적이었다는 사실이 의외로 쇼킹했다. 어떻게 인간에 대해 작품에서는 그렇게 냉소적이면서 사생활에서는 저렇게 의리와 믿음을 중요시했을까? 아이즈 와이드 셧 같은 작품을 보면(물론 원작이 그런 내용이긴 하지만) 본인이 그런 냉소감을 느끼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힘들었을 묘사들이 많은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어쩌면 본인한테 있는 이중성을 잘 묘사한 것일 수도.

 

  토요일 날 잠깐 짬내서 스탠리 큐브릭 작품 5개 묶어놓은 DVD 샀는데, 쫙 볼 생각이다. 요근래 하도 발표나 보고서 쓸 게 많아서 정신 없어서 이번 주는 이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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