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어린시절로 돌아갑니다. 수학여행을 지방으로 갔어요. 그런데 그곳은 식인문화가 흥행하고 있는 곳이였던 거죠. 정확히는 어린아이를 잡아먹기 좋아하는 강도단이 돌아다니면서 납치 및 살인을 해서 잡아먹는 건데 때마침 수학여행을 온 수백명의 아이들이 숙박이라는 명목으로 한 건물에 몰려있으니 이때다 하고 몰려온거죠. 건물은 아수라장이 되었어요. 아이들이 "선생님! 선생님!"을 외치며 죽어갔어요. 선생님도 소수니까 재난이 일어나면 안타깝게도 모든 아이들에게 닿을 수는 없었던 거에요. 저는 그 한복판 속에서 어느쪽으로 도망쳐야 되나 고민하면서 돌아다녔는데 어느쪽도 강도단에 의해 길이 막혀있어서 2층으로 올라갔어요. 그랬더니 살아남은 열몇명의 아이들이 도망치면서 꼬리잡기 놀이를 하고 있는 거에요. 그러니까 꼬리잡기 놀이 말이죠. 다른의미의. 무슨 말인지 아시나요? 열몇명의 아이들의 행렬이 도망치면서 꼬리를 잡히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거에요. 알고보니 우리는 미로속에서 도망치고 있는 거였죠. 그래서 저도 그 대열에 꼈어요. 미로 속에서 강도단들이 우리를 잡으러 돌아다니는 동안, 그 대열을 이끌던 소녀가 저를 지하실에 일단 숨겨주었어요. 저는 지하실에서 다른 아이들이 도망치는 걸 잠시 보고 있다가 아무래도 걱정이 되어서 뛰쳐나왔어요. 우리는 몇번이나 잡아먹힐 뻔했는데 (아, 고로케를 먹으니 아침이 새롭네요) 제가 도망치는 루트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행히 성공할 수 있었어요. 이 꿈을 이전에도 꾼 적이 있었던 거죠.



...도망을 나오니 어른들이 저희를 도와주었어요. 그 어른들은 그곳의 자경단같은 것이었죠. 자경단으로써 강도단을 막고, 소외된 어르신들을 도우는 자원봉사도 겸하고 있었던 민간단체였어요. 저는 친구 ㅅ와 함께 서울로 떠나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그들의 설명을 들었어요. "앞으로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우리를 도와주겠니? 서울에 일단 갔다가 일주일에 한번씩 이곳에 와주렴. 여기 ㅇㅇ씨도 너희들이 사는 곳 가까이서 사는데, 자원봉사를 하러 차를 끌고 이곳까지 온단다." 그 얘기를 듣고 첫번째로 떠오른건 차비가 비쌀텐데 차비를 어떻게 벌지? 라는 생각과, 두번째는 그 가까이 산다는 사람에게 카풀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세번째는 구해줬으니 자원봉사를 한다고 하는게 도리일 것 같은데 여기까지 오는 건 힘들 거 같아. 라는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그러겠다고 했어요.



서울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날의 시작은 독거노인 봉사였어요. 쪽방에 가까운 사이즈의 집에 갔는데 어둡고 비좁고 환기가 안되는 부엌에 설거지와 음식물쓰레기 처리가 전혀 안되있고 가득 쌓여있었어요. 파리가 날아다니고 있었고 악취가 풍겼어요. 음식물쓰레기 정리를 하면서 설거지를 열심히 했어요. 조금 귀찮다는 생각과 함께... 실제로 설거지를 하는 것처럼.

현실에서 독거노인 봉사를 하러 간적도 없는데 꿈에서는 봉사가 이런 거군 하고 납득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여기까지 하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데 과제가 있었어요. 강도단을 찾아서 협상을 하고 오라는 거에요. 그래서 버스를 조종해서 옆도시로 갔어요. 신도시였는데 아직 사람들이 입주를 하지 않아 땅은 넓은데 허허벌판이었고 그틈을 이용해서 거리에서 노래를 크게 부르는 왠 아저씨가 있었어요. 아무도 제지할 이유도 없고 제지할 사람도 없었던 거였어요.

저는 그, 드넓은 벌판에서 소풍을 하고 있는 강도단에게 갔죠.

그런데 그 중에 김남길이 있는 거에요.

왜 저기 있지 하는 생각은 안들었던 거 같아요.

다만 무서웠어요.

잡아먹히기 전에 빨리 버스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을 계속하는데 강도단이 타고 있는 버스가 따라왔죠. 저는 계속 지켜보고 있었어요. 제가 집에 도착하자 강도단의 버스도 멈췄어요. 저는 감히 내려서 강도단의 버스에 다가가 버스에서 내리는 김남길을 보고 말햇어요. 김남길은 새카만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담배를 물며 "무슨 일이죠?"하고 물어왔어요. "저를 잡아먹으려고 하시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제가 웃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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