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2015.08.31 10:42

채찬 조회 수:1218

타인이 내게 '자기 맘대로 가공해서 주는 사랑'은 그를 이해해서 고맙게 받으려하고

내가 타인에게 주는 사랑은 '그가 원하는 방식'을 고민해서 주려하고

그러다보니 너무 힘듭니다.

'남에게 상처를 주느니 내가 상처를 받는게 훨씬 낫다' 라고 생각한다면 제가 자존감이 낮은건가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건가요

다행히 저에게 그런 상처를 주는 사람은 아직 못만났어요. 풀타임으로 상사밑에서 일하지 않아서일까요

자꾸 상처를 주고 받다보면 굳은살이 발뒤꿈치처럼 두껍게 내려앉아서 남의 상처나 내 상처도 잘 못 느끼게 되어서 심적으로 평온해질까요

주치의는 제가 너무 예민하다고 약을 처방해줘서 먹는 중입니다. 별로 맘에 들진 않지만 종교를 갖는 심정으로 먹는 중입니다.


제 집안에 판사니 의사니 교수니 많은데 다들 제대로된 인간 존중을 못받고 혹은 못보고 자랐습니다.

혹은 자신의 상황이 남의 상처 들여다보고 반창고 붙여줄 여유가 안되겠지요.

사촌 조카가 중학교를 중퇴하고 몇년동안 집에 틀어박혀서 엄마랑 싸우다가 이제 눈꼽만큼씩 집밖에 나온다는 얘기듣고

그 애의 모습이 과거의 저랑 너무나 닮아서 울었습니다.

그 아이 엄마는 제게 '너는 그래도 대학교때 그랬고 학교를 그만두지도 않았잖니 그러니 네가 훨씬 낫다' 그러길래

'아니요. 우리는 너무나 똑같아요. 제가 더 나은게 아니라고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하는데 그걸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중이예요. 정신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죠.


동거인 출장으로 친정엄마가 와계시는데 술을 보면 경기를 일으키시는지라 애들 엄마 다 재우고 혼자 술 한잔 했어요.

아침에 일어나니 속이 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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