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31 17:10
네, 제목 그대로입니다. 성희롱 피해 그거 ‘내가 강해질 문제’정도 생각했는데, 정신과 전문의한테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진단을 딱, 받았습니다. ‘트라우마’라고 하면 정말 다른 나라 얘긴 줄 알았는데(심지어 저 자신이 임상심리사임에도!)내 얘기였네요.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정말 맞는게, 그 진단을 받고 나니 너무 많은 것들이 정리가 되더라고요. 지난 1년간의 저를 돌이켜보니 아래와 같이 행동하고 있었습니다.
-매일 아침 알람벨을 ‘괜찮아 괜찮아’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내 목소리로 해 놓음
-매일 아침 거울을 딱 봤을때 얼굴이 흉측하게 뭉개져있을까봐 걱정하고 있었음
-체중이 20kg이나 불어났고 폭식을 중단하지 못함
-가만히 앉아 있다가도, 하다못해 그냥 누워있다가도 에 들었던 성희롱 발언이 생각나 갑자기 온 몸이 수치심에 마비되는 느낌
-성적인 자신감이 엄청나게 줄어듦(한 때는 어느 연예인 못지않다는 자기인식이 있었음)
-사람들을 매우 무섭게 대함 예민대왕이 됨
근데 진짜 기특한게 저 와중에도 이러고 있었습니다
-한 순간도 단기, 장기 목표를 잊지 않고 해내든 못 하든 어쨌든 최선은 다 함
-업무로 크게 인정받으며 직장생활 중
-개인위생 유지에 매우 힘씀
-나와 같은 피해자들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돕고 있었음
-나 자신을 매우 열심히 보듬고 섬기고 아껴주고 있었음
-무엇보다, 무엇보다, 저런 고통 자체를 내 인생으로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음
어쨌든 일단 의사 입에서 트라우마 소리까지 나온 이상, 비록 무려 1년 전의 이야기긴 하지만 저도 뭐든 하기로 했어요. 꿈틀, 하기로. 그냥 이런저런 말씀 대신 참 애썼고 잘 하고 있다고 한 말씀만 해주시면 제가 너무 행복할 거 같네요.
2015.08.31 17:34
2015.08.31 17:52
많이 힘드셨을 텐데 정말 강하게 잘 견뎌내고 계시네요. 진심으로 칭찬해 드리고 싶어요! 잘하고 계십니다.
2015.08.31 18:06
전에 쓰신 글을 읽고도 느꼈지만, 정말 강하신 분 같습니다. 힘든 일을 겪은 후에도 자신을 돌보는 일, 사랑하는 일에 영향을 받지 않으신 점 정말 대단해요.
칭찬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하네요. 멋지십니다!
2015.08.31 18:09
2015.08.31 19:18
2015.08.31 19:29
지나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힘드셨네요. 잘 견뎌내셨네요. 앞으로도 잘 해나가실 수 있을 거에요.
2015.08.31 19:47
그간 보았던 취향이나 말투에서 느껴지는 것들로 짐작하건데 성적으로 무척 매력 있으실거라 확신합니다.
2015.08.31 20:28
2015.08.31 20:55
2015.08.31 22:45
2015.08.31 23:16
2015.09.01 01:23
참 애쓰셨어요. 잘하고 계십니다.
2015.09.01 08:50
애쓰셨고요. 잘 하고 계십니다. 꿈틀 화이팅입니다.
2015.09.01 13:26
두번째에 깜짝 놀랐네요
저도 잠자다가 벌떡 일어나 거울을 보는 1ㅅ 입니다
왜인지는 대충 아실테니 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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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이라니 그런 몹쓸 놈은(년일지도?) 지옥에나 떨어질겁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