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듀게모임?)

2015.10.31 12:25

여은성 조회 수:1286



  1.요전에 카톡을 탈퇴했다가 재가입했어요. 쓸데없는 사람들을 다 잘라버리려고 한 건데 잘은 못 잘라냈어요. 심지어는 잘라버리고 싶었던 사람들에게서 '탈퇴했었어? 애초에 친구목록에서 사라진 적도 없는데?'란 말도 들었어요. 


 어이없게도 그나마 대화를 하던 사람들 몇명을 잃었어요. 알고 보니 전화번호를 모르고 카톡만 되어 있던 사람들은 재연결이 안 되는 거였어요. 쳇.


 전화번호를 아는 사람들이 정리대상인 이유는...전 전화번호를 거의 안퍼뜨리거든요. 그런데 폰을 멋대로 가져가서 긴급통화기능으로 자기 폰에 걸어 전화번호를 알아내고 '아싸! 알았다!'하고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면 기괴해요.


 휴.


 나를 쓸모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내게 쓸모있음을 증명하지 않으려는 걸 보고 있으면, 잘라버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할거예요. '네가 내게 쓸모가 있을 거 같으니 내가 네게 쓸모있음을 먼저 증명할 시간 좀 내줘.'라고 하며 다가오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요.



 2.듀게모임을 여러번 만들어 보려 했는데 늘 실패했어요. 뭐, 대개의 모임은 목적이 있잖아요. 저는 목적이 있는 걸 싫어하지는 않지만 뭐랄까...그냥 그런 거예요. 뭐든지 처음 10분은 신선하고 재밌어요. 그런데 모임에 가서 10분이 지나면 '뭐? 이거를 2시간 20분 더 하고 있어야 한다고?'라는 생각만 드는 거예요. 그래서 평일모임 또는 늦은 밤 모임을 만들어 보려 했지만 늘 실패했죠.


 뭐랄까...사람들은 남은 시간을 때워야만 하잖아요. 저는 뭐 특별한 걸 하는 거보단 그냥 맛있는 것,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 이런 게 부담이 덜 된다고 봐서요. 아무 의미도 없는 유익하지도 무익하지도 않은 거 말이죠. 


 

 3.누군가 그런 모임이라면 소모임 어플이라는 걸로 만들어 보라고 해서, 가입해서 평일 맛집 평일 밤 술집 모임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근처에 뭐 비슷한 거 없나 둘러보는데 가입하려고 하니 'CEO, 전문직 환영'이라고 써 있길래 자기소개에 백수라고 적었어요. 왠지 저런 글을 볼 때마다 어기짝을 놓고 싶은 기분이 들어서요. CEO든 전문직이든 어차피 노동은 해야 하는 거잖아요. 모든 노동은 끔찍한 거고요.


 ...하지만 요즘 깨달은 건 그런 것도 장소를 가려가며 해야 한단 거예요. 술집에서는 백수라고 해도 아무도 안 믿지만 다른 곳에선 그냥 믿더라고요.



 4.휴.



 5.요즘은 뱀파이어물을 써보려 하고 있어요. 뱀파이어 붐이 한물 간 건 아쉽지만...뭐 어쩔 수 없죠.


 오리지널스 이번 화에서 진짜 기괴한 장면을 봤어요. 마르셀이 아침 조깅을 하고 있는 거예요. 뱀파이어가 뱀파이어답지 않게 행동하는 건 충분히 봤다고 생각했는데. 기어를 차고 운동복을 입고 아침 조깅을 하는 뱀파이어라니. '더이상 이건 뱀파이어도 아니잖아.'라는, 이미 많이 중얼거려 본 말을 오랜만에 중얼거리게 만드는 장면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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