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년 전, 어떤 사람이 저에게 간접적으로 질문을 던진 일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어느 업종에서 돈을 벌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었죠. 그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원한다면 그 분이 제게 돈을 내야하지 않나? 하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질문을 곰곰 생각해봤습니다. 제 머릿속에서만 생각한 것이기 때문에 어떤 윤리적 제약도 받지 않고 생각을 이리저리 굴릴 수 있었죠. 어떤 장사를 하면 이문이 많이 남고, 경쟁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을까? 생각해본 결과 나온 방법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1. 정부를 무력화시키고 정부의 대체제가 되거나

2. 정부의 돈을 받아먹는 일을 하거나

3. 정부 그 자체가 된다


예를 들어  

1. 도로와 공항을 사유화시킨다든가하는 이른바 톨게이트 비즈니스 모델이 여기에 해당되겠죠. 인천공항 민영화하면 이게 주인된 기업(혹은 개인)에게는 노다지가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브라질, 칠레 같은 경우 이렇게 인프라 사유화가 상당합니다. 내가 선진국의 기업이라면, 약소국의 인프라를 대신 건설해주고 돈을 받을 수도 있겠죠. 깨끗한 물 공급, 전기 공급, 교육, 치안의 대체제같은 사업이 여기에 해당되겠죠. 

2. 정부의 이익에 부합하는 사업을 해주고 거기서 돈을 받는 모델입니다. 예를 들어 정부기관에 교육 예산이 잡혀있다고 합시다. 학교나 관공서, 공공기관, 관변단체 등에서 강의를 하고, 세금으로 강의비를 받는다고 합시다. 강의의 질이 어떤지, 강의가 가치를 생산하는지 아닌지와는 그다지 상관없이 이윤을 가져갈 수 있겠죠. 


박대용님 (@biguse) 트위터를 보니까 뉴스타파 기자가 국가보훈처 예산 증액 꼼수를 취재했다고 하는군요. 기자가 증거를 들이밀자 안성호 보훈학회장이 "당신 몇살이에요. 지금. 몇 살이냐고. 부모님 계실 거 아니야. 내가 지금 61세예요"라고 말합니다. 이어 "지금 몇살이예요?"라는 질문에 취재 기자가 "마흔둘이예요"라고 말하자 안성호씨는 "그럼 나보다 한참 후배가 일방적으로 왜 그렇게 질문을 해요"라고 묻습니다.


한국 사회의 나이따지는 풍습이 카메라에 잡힌 순간이라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기사를 읽어보면 사실 나이따지기 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있습니다. 뉴스타파 기사는 여기에 있어요. http://newstapa.org/30382


보훈처에서는 세금을 받아서 나라사랑 교육을 한다는데, 이로서 돈 버는 사람은 나라사랑 강사들입니다. 뉴스타파 기사에 따르면 이 나라사랑 강사들이 보훈처 예산을 더 많이 배정해달라고 언론사에 기고를 했어요. 만일 보훈처에서 요청한 것처럼 나라사랑 교육 예산을 6천억원으로 올리고, 초중고교에 호국보훈 전담교사를 둔다면 이는 사실상 교련교사의 부활과 다름이 없습니다. 만일 내가 군인으로서 근무하다가 호국보훈 전담교사가 된다면 어떨까요? (실제로 예전에는 교련교사들 중에서 전직 군인들이 있었습니다) 40-50쯤 되어서 진급에서 밀리면 군대 그만 둬도 호국보훈 전담교사라는 안전망이 생기게 되고, 은퇴 후에는 군인연금과 교사연금을 둘다 받을 수 있게 되겠네요. 


앞으로 뭘 배워야 이 눈이 팽팽 돌아가게 치열한 한국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했는데 나라사랑 잘 배워서 강사가 되는 방법이 있었네요. 나라사랑 전문 강사를 기르는 교실을 만들어도 벌이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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