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에서 귤 20키로 샀다가 배송받은 상자 열어보자마자 기겁했어요. 위쪽엔 거뭇거뭇하고 작은, 한눈에 봐도 못먹을 귤들이 섞여있고 위에를 조금 덜어내니까 아래쪽엔 물러터지거나 애기 주먹만해서 곰팡이가 슬기 직전인 귤들이 잔뜩인거에요. 화가 나서 전화로 고객센터에 따졌는데 - 고객센터라는 데가 전화를 하도 안받아서 30분 내내 전화통 붙잡고 있었더니 화가 점점 쌓이더군요 - 미안하다는 말 하나도 없이 교환해준다는 말만 하고 바로 끊어버리려고 하는 걸 더이상 대화하기도 싫어서 그냥 환불한다고 해버리고 말았어요. 따지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전화상으로 제대로 화도 못내고 끊었는데 화를 풀 길이 없어서 인터넷으로 귤 산 사람들 후기를 검색하다가 이런 기사를 발견했어요.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124913

<제주의소리>가 최근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쇼핑몰 업체인 O사, G사, S사 등의 인터넷사이트를 확인한 결과 제주산 노지온주 감귤이 인기리에 활발히 거래되고 있었다.

이들 쇼핑몰에선 ‘제주감귤’ ‘서귀포감귤’ ‘명품제주감귤’ ‘서귀포명품감귤’ 등 이름도 제각각인 제주감귤들이 정상적이라면 10kg 기준 약 2만5000원 선(택배비 포함)에 배송돼야 하지만 놀랍게도 소비자 가격의 반값에도 못 미치는 10kg 당 7000~1만원(택배비 무료)선에 판매되고 있었다.

특히 대부분의 쇼핑몰들은 ‘무료배송’이라는 파격 조건까지 내걸면서 소비자들을 유혹, 실제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유통되는 비상품 제주감귤 물량은 연간 최소 수만톤에 달할 것이란 게 도내 특산품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쇼핑몰 업체들은 대부분 “제주 산지에서 즉시 수확해 직송하므로 더욱 싱싱한 감귤을 맛볼 수 있다”거나, 소과(2번과)와 대과(7~8번과)라고 소개하며 비상품(1번 이하, 9번 이상) 감귤이 아니라고 홍보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려했던 대로 실제 배송된 감귤은 비상품감귤이 대부분이었다. 주문한 4상자 중 8번과라며 판매 중인 대과 2상자는 모두 직경 91mm인 비상품감귤 9번과 규격을 초과한 10번과 이상의 대과였고, 2번과라며 판매 중인 소과 2상자 중 1상자만 상품귤인 2번과였고, 1상자는 직경 71mm에도 못 미치는 0번과로 확인됐다. 

이처럼 가공용으로 처리돼야 할 비상품감귤의 인터넷쇼핑몰 유통행위 극성으로 제주감귤 값은 농산물도매시장 거래가격이 10kg 당 1만2000원선까지 떨어지고 있다. 10kg 당 1만4000원대까지 올랐던 가격에서 곤두박질 치고 있는 것이다.

http://www.jejusori.net/?mod=news&act=articleView&idxno=124927

문제는 가공용 감귤이 가공공장으로 가지 않고 유통되고 있다는 데 있다. 실제로 가공공장에는 12만톤 중 4만2000톤만 들어가고 나머지 7만8000여톤이 유통되거나 보관된 상태다.

실제로 가공공장에 들어가는 가격은 3200원(20kg)이지만 상인들은 비상품을 농가에서 5000원에 구입해서 유통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감귤 가격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알고보니깐 11번가같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파는 제주감귤은 특등급을 받지 못한 비상품 귤이고, 이게 2차상품 - 주스나 잼같은 - 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팔려나가야 되는데 가격을 훨씬 많이 받고 팔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에 업자들이 몰린다는 거에요. 제주도 바깥으로 유통되면 안되는 등급이라서 단속까지 한다는데 저 기사가 2013년인데도 제가 오늘 받은 귤도 서귀포 귤이라고는 하지만 상자 열어봤을 때 딱 봐도 특등급일리가 없는 상태였거든요. 판매 농장 이름을 여기다 올린다거나 하진 않겠지만 이거 단속한다는 부서에 신고라도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귤 빨리 먹고싶었는데 화만 엄청 쌓이고 말았네요 ㅠㅠ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