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죠,

일단은 뭐 드럼소리일테구요^^

중요한 건 명쾌하지 않고 흐릿하다는 것이겠죠, 아주 그냥 희뿌연 담배연기같은 영화들입니다 



위플래쉬


이 영화의 흐릿함은 작가겸 감독의 태도에서 기인합니다.

사제관계나 학교를 다룬 영화에서 선악이 확실히 구분되는 영화를 만들어내는건 항상 힘든 일이었죠

죽은 시인의 사회나 린 온 미(고독한 스승) 굿 윌 헌팅 같은 영화는 차치하고라도

하다못해 위험한 아이들, 우리학교 ET같은 영화에서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다들 어찌어찌 상업영화에서 다뤄지는 내러티브와 캐릭터상의 선악세팅은 신경을 썼는데요

하지만 이 영화는 좀 더 가공되지 않은 날 것을 보여줍니다.


상업영화다운 플롯구성은 충분히 보여줍니다.

가령 초반 주인공의 상승곡선 같은 것이나 (기회를 얻고, 인정받고, 데이트도성공)  

기본적인 좋았다 나빴다 완급테크닉 같은 것이죠 (스승칭찬-욕설, 드럼메인-드럼보조)

하지만 캐릭터가 전혀 상업영화적이지 않죠

스승 플래쳐는 과연 주인공의 재능을 알아보고 혹독한 시련을 주어서 알에서 깨트리려는 사람인가요?

주인공 아이는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대인관계에는 서툴지만 본심은 착한 천재뮤지션인가요?

분명한 것은 둘 다 대답은 NO이지만,

과연 현실에서 (특히 예술분야쪽에서) 위의 두 질문에 대한 답이 YES 인 경우가 있나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남자아이가 혼자 치는 드럼연주는 아무 의미를 만들지 못 할 겁니다

그냥 NOTHING이죠

아이는 아마 다시는 드럼스틱을 잡지 못 할 거예요, 플래쳐는 알 바 아니구요

하지만 그걸로 충분한 거 아닐까요?

그냥 아빠랑 터벅터벅 손잡고 집까지 걸어가는 것 보다는

카네기 홀의 그 수많은 관객들 앞에서, 아니 인정받고 싶은 단 하나의 존재 앞에서

난 이런 놈이라구요!!! 라고 소리치는 게 좀 더 나았을 테니까요     



버드맨


이 영화의 세팅값........

다른 배우들도 조금씩은 가지고 있지만 마이클키튼이 아주 많이 가지고 있는 그것은

이 영화의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는 마이클키튼이란 사람을 사실은 전혀 모르지만 영화를 보면 알고 있다고 생각되니까요

'난 저 사람을 알아, 저 사람은 배트맨이었고, 그 후 20년간 슬럼프였지

재기하려고 아주 몸부림을 치는데 뭐 이리 힘들어, 아이고 불쌍해 죽겠네'

이러한 세팅값을 모르고 본다면 그것은 이 영화의 재미를 반 이상 다운시킬 겁니다.


이 영화가 만약

한물 간 헐리우드 스타가 브로드웨이연극작품을 통해 재기하려고 하는데

돌아가는 주변상황이 아주 엿같다......라는 로그라인만 가지고 만들어졌다면 어땠을까요?

재능있는 감독과 배우들이니 영화는 나쁘지 않았겠지만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지는 못 했겠죠

하지만 앞서 말한 로그라인이 의미없지는 않습니다.

이 영화는 정확히 위의 로그라인대로 움직이고 있죠,

현란한 촬영테크닉으로 관객의 감정몰입을 방해하고 있기는 하지만^^


하지만 영화는 마지막 부분에 가서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합니다.

도대체 마이클 키튼은 죽은거야? 아님 살아있는 거야? 죽었다면 도대체 언제 죽은거야??

저도 잘 모르겠어요,

옥상에서 떨어질 때 죽었다는 게 가장 말이 되는 것 같기는 한데

그러기엔 죽은 후가 너무 길죠


하지만 그래서 이 영화가 이상한가요.........?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그렇지 않다고 느끼시는 것 같던데

그건 아마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마이클 키튼이 술 쳐먹고 공연직전에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것보다

공연을 무사히 잘 끝내고 가족과도 화해하고 죽는 게 보기에 더 좋아서겠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1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6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81
107801 캐스팅을 위한, 작정하고 만든 캐스팅 영화 [13] 쥬디 2012.03.19 3654
107800 clancy님 보세요 (대구 영화모임 관련) [15] 쿠란다멍뭉이 2011.12.08 3654
107799 [듀나인?]복수하고 싶어요 [18] 뱅뱅사거리 2010.12.29 3654
107798 조영남-간절대박.. [7] 제주감귤 2010.12.14 3654
107797 타블로;못믿는게 아니라 안믿는거잖아요 [4] 메피스토 2010.10.08 3654
107796 악마를 보았다가 불편한 이유 [3] ingenting 2010.08.13 3654
107795 강남역 살인사건 [16] 연성 2016.05.18 3653
107794 [듀나인] 짧은치마입고 계단 올라갈때 평소 궁금사항 질문드립니다. [27] 아카싱 2014.05.07 3653
107793 활동중인 최고 연예인을 꼽으라면 [6] 가끔영화 2013.07.10 3653
107792 듀게에서 '좌좀'이라니... [19] archway 2013.06.01 3653
107791 아침을 여는 일베이야기. ECHOIC님의 변호를 위하여.(좀 깁니다) [45] 우중다향 2013.05.29 3653
107790 오랜만에 슈스케4 불판 하나 깔아봅니다. [136] 허기 2012.10.12 3653
107789 이웃사람 이야기 (영화+웹툰 스포 왕창) [10] fysas 2012.08.27 3653
107788 다이어트 안 어렵잖아요? [20] camper 2012.05.23 3653
107787 [스포?] 고양이 아가씨 사진... [9] beluga 2011.08.06 3653
107786 함은정 근초고왕 [3] magnolia 2011.04.13 3653
107785 순전히 찍는 데에 의미가 있는 듀나의 일본 여행 사진 (2) [11] DJUNA 2010.09.26 3653
107784 참다참다 결국.......... [1] Serena 2010.09.29 3653
107783 수많은 가수들이 부른 노래지만 역시... [13] cecilia 2010.08.17 3653
107782 악동뮤지션, 벌써 공중파 데뷔!! [6] 닥터슬럼프 2013.01.24 365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