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년을 목포에 살았으며, 전국 각지에 친구들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방학 때 집에 내려가 있으면 혼자선 심심하니까, 친구들을 불러서 같이 노는 걸 좋아하죠.

고 3되던 겨울방학 때 서울에서 한 쌍의 친구들을 맞아들인 이후로, 매년 한 번 정도는 꼭 타지에서 온 친구들을 맞고 있는데요.

제가 놀러 오라고 조르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목포'에 뭔가 기대를 하고 찾아오기 마련이죠.

누나! 바다가 보고 싶어요! 하며 통기타를 메고 거지꼴로 찾아온 남자후배들이나,

서울의 복잡하고 힘든 삶에서 훌쩍 도망쳐 나와 핸드폰까지 꺼 놓고 잠적하러 ㅋㅋ 찾아온 친구,

낙지와 회! 만을 외치며 대책없이 내려온 남자 동기, 내일로 여행을 하면서 남도 지방을 투어하다가 찾아온 학교 선배 등등 많은 친구들이

이 도시로 내려왔고 저는 그때마다 아유, 뭐 이런 별 볼일 없는 도시에 오느냐며 겉으로는 이 고장을 깎아내리곤 했지요.

 

하지만 그건 겉으로만 보이는 가식(ㅋㅋ)일 뿐, 사실 이 동네를 꽤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올망졸망한 섬들로 가득 찬 다도해는 뻥 뚫린 시퍼런 동해 바다처럼 탁 트인 맛은 없지만 다정하고 독특하고,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집 앞 바다 (ㅋㅋㅋㅋ)에는 사춘기 시절의 분노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의 슬픔 같은 온갖 감정들을 제가 쏟아 놓고 오던 추억의 장소이고,

목포의 자랑이라고 해봤자 해발고도 220m밖에 안되는 유달산은 벚꽃축제 (봄꽃축제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만) 할 때면 정말 환상적로 이쁘죠.

뭐 사적인 추억 같은 걸 빼더라도 매력이 있는 곳이고, 2*년간 살아오면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곳이니,

부디 남들이 와서도 좋아해 주었으면 하는 유아적인;; 그런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일종의 '까도 내가 깐다' '이 목포를 깔 수 있는 건 나 뿐! 감히 내려와서 어떤 불평도 지껄이지 못하게 해 주겠어' 같은 느낌으로 *^^*

손님들이 찾아오면 최선을 다해서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좋은 경치를 보여주고 재미있는 일을 소개해 주고 싶어서 열혈 호스트를 자청하는데요.

Argento님의 글을 읽고 또 이 놈의 오지랖끼가 발동해서 몇 자 적어봅니다.

 

 

0. http://tour.mokpo.go.kr/home/tour/

목포시에서 운영하는 목포문화관광 홈페이지. 알짜 정보가 많습니다. 목포팔경이니 목포의 전설이니 하는 것들은 걍 스킵하시구요;;

 

0-1. 관광지도는 이 쪽이 더 자세하게 잘 되어 있네요.

http://www2.mokpo.go.kr/tour_map/mokpo.html

 

 

 

(며칠전에 찍은 따끈한 '집 앞 바다'의 사진. 아이폰3gs라 구려요 ㅠ)

 

 

1. 목포에 오실 때는 버스를 타고 오시든 기차를 타고 오시든 터미널과 역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관광 책자 정도는 챙기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림으로 된 관광 지도에 목포에서 가볼 만한 곳이 전부 표시되어 있고, 사실 작은 도시이고 볼 만한 것이 많지 않기 때문에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해안을 따라 한바퀴 쭉 도시면  목포의 구도심과 신도심, 보아야 할 모든 것을 다 보신 거나 마찬가집니다.

실제로 시에서 조성해 놓은 관광 거리도 저 라인을 따라 있기 때문에 관광을 위해 여기저기 이동해야 할 필요는 매우 적습니다.

 

 

 (print screen capture해서 그림판에 대충 허접하게 붙여 왔습니다;;; 죄송;; 이 지도 그림의 원본은 위의 0-1 링크에서 보실 수 있어요.)

 

 

2. 추천한 경로도 앞에서 말한 대로입니다. 목포에 왔으면 바다를 봐야지! 바다만 보고 가도 구경 성공이야! 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이 경로를 매우 좋아하시리라 믿습니다.

왜냐면 처음부터 끝까지 바다가 여러분 옆을 쭉 따라다닐 거니깐요 ㅋㅋㅋㅋ 나중엔 질리실 수도 있어요. 어디를 어떻게 가냐구요? 저기 보이는 보라색 선을 그대로 따라가시면 되어요. ㅋㅋㅋㅋㅋㅋ 참 쉽죠? 바다가 레알... 끊이지 않죠? ㅋㅋㅋㅋㅋ

 

자, 일단 native 버전 : 시내 유달산 올라가서 노적봉에서 혜인여고 찍고 대반동 앞바다로 내려가서 선창이랑 삼학도 지나 제일중 앞 갓바위 가는 길로 빠져서 하당 평화광장까지.

 

ㅋㅋㅋ-_-;;; 외지인 버전 갑니다.

 

(1) 일단 버스터미널에 내리시는 분들은 바로 앞에 즐비한 택시를 잡아타시고 '코롬방 제과 앞이요!'를 쿨하게 외쳐주십 됩니다.

괜히 '노적봉 앞이요!'나 '유달산이요!'를 외치시면 외지인인 걸 눈치채고 택시 기사님들이 빙빙 돌아가실 수도 있으니까요.

기차에서 내려 역 앞이시라면 마찬가지로 횡단보도를 건넌 다음 시내의 괴상망측한 루미나리에 빛의 거리를 좀 보고 황당해 하신 다음;

역시 동일한 장소를 찾습니다. 목포에서는 꽤 크고 아주 유명한, 수십년 된 전통의 제과점입니다. 맛은 뭐 그냥저냥. 좀 달아요.

 

(2) 그리고 이 길로 올라갑니다.

 

 

코롬방 제과 옆의 저 쪽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딱 보면 감 잡으십니다. 횡단보도는 한 번 건너야 돼요.. 언덕길이거든요. 네, 유달산 올라가는 길입니다. 언덕 한번만 올라 주시면 노적봉 금방 나옵니다. 저기는 산길이 아니고 그냥 양쪽에 가게랑 가정집들 있는 아스팔트 포장된 길인데요, 저 길 따라 그냥 쭈우우욱 올라가시면 되어요.

 

 

 

(3) 노적봉입니다. 노적봉은 해발 60m의 바위산으로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적은 군사로 왜군을 물리치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고민하다가, 훼이크로 이 봉우리를 이엉으로 덮어 멀리서 보면 군량미를 쌓아놓은 큰 노적처럼 보이게 했다고 합니다. 이를 본 왜적들은 저렇게 많은 군량을 쌓아두었으니 군사는 얼마나 많겠느냐며 지레놀라 도망쳤다고요. ㅋ. 좀 뻥같지만 믿어봅시다. 이 이야기 저는 전국구로 유명한 줄 알았는데 모르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목포에서만 유명한 거였나 ㅠ 이 때 동네 아낙들이 남자 옷을 입고 저 봉우리 주위를 손에 손잡고 돌았다고도 하는데 (군사가 많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이것은 진도의 강강술래와 관련이 있습니다.

 

(4) 그리고 나면 바로 맞은편의 계단을 올라가면 됩니다. 본능적으로 거기로 발이 가게 되어 있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면 광화문 동상의 사촌쯤 되는 것 같은, 근데 현저하게 포스와 외양이 다른 충무공 동상이 보입니다. 그리고 조그만 더 올라가면 작은 누정이 있고, 거기서 도시 전체를 한 눈에 내려다보실 수 있습니다. 뻘땅을 개간해서 새로 만든 신도심은 멀어서 잘 안 보이지만, 원래 '목포'라고 불리던 곳들은 다 보입니다. 멋집니다. 특히 일제시대 때 3대 항구로서 위엄과 번영을 누리던 시절(과거의 영광의 흔적으로 어지간한 광역시에도 없는 한국은행 지점이 있다능...)의 오리지널 목포 거리가 어떠했을 지 상상할 수 있게 도와주는 유달동 전경이 독특하고 멋집니다. 서울에서 내내려온 한 친구는 '외국 풍경 같다'고 하기도 했어요. 여기서 만족하셔도 되지만 조금 더 올라가서 이등바위까지는 가 보시는 걸 추천해요. 상쾌한 겨울바람에 쾌적하게 식어가는 땀방울, 바로 이 맛에 등정을 하는거지! 하하! 경치 죽이누만! (라고 하기엔 얼마 되지도 않는 높이/거리입니다;)

 

아, 이난영 노래비 앞에서 1년 365일 틀어주는 '목포의 눈물' 노래도 들으셔야죠. 으흑흑 언뉘 ㅠㅠㅠ! 전 대학 와서 만난 사람들에게 '목포 출신입니다' 하고 말하면 자동으로 돌아오는 '아.. 목포는.. 항구지!' 하는 대답이 너무 지겹고 신물나고 싫은데 차라리 '아! 목포의 눈물!' 하고 반응하면 정말 고맙고 이쁠 것 같아요...

 

아까 말한 누정은 밤에 올라가면 이렇습니다. 저 쪽에 산등성이처럼 보이는 불 켜진 능선은 사실 섬입니다. 그 아래 쪽에 불빛 몇 개가 반사되어 있는거 보이시죠? 거기가 다 바다에요. 밤이라서 까맣게만 나왔네요.

 

 

 

(5) 그 다음엔 음, 해 질 무렵의 대반동 바다가 정말 좋아서 그걸 보여드리고 싶지만 요즘 같은 겨울엔 분위기도 잘 안나고, 추우면 만사가 짜증나기 마련이니 이렇게 절충하죠. (어라? 너무 이입을 많이 했다?) 시간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다시 노적봉으로 내려와 왼쪽의 카페/음식점들 있는 길로 빠져서 그 길 따라 처~언처~언히 산책하셔도 좋습니다. 중간에 경희대 무슨 건물을 본따서 지었다는 모 사립학원의 거대한 학원도 한번 보이실 거에요. 여중/여고/남중/남고가 모여 있죠. 그 여자중학교에서는 옛날 예진아씨와 김보현, 이덕화가 <진짜진짜 좋아해>를 찍기도 했답니다. 그때 중딩이던 저희 엄마도 엑스트라로 동원되셨다능.  그렇게 산책을 한참 하다 보면 바다가 보여요. 대반동 앞바다이고, 거기서부터 또 걸으면 여객선 터미널을 지나 (엄청 크고 뽀대는 나는데 안은 텅 비어서 가든파이브 뺨치는 건물입니다;) 선창 부둣가로 가실 수 있는데 날이 너무 추운 겨울날에는 비추 코스에요. 엄청 잉여였던 저와 제 친구들은 고3시절에 한 번 그렇게 걸어봤지만요.

 

그러니 시간 없으신 분들은 다시 시내로 내려가셔서 (노적봉 위쪽까지는 택시가 잘 안오니까요) 택시 타시고 여객선 터미널을 외치세요. 가까우니 얼마 안 나옵니다. 사실 목포는 한 쪽 끝에서 다른 한 쪽 끝까지 가더라도 1만원이 안 나올 동네에요. 그리고 거기서부터 산을 등지고 앞에 보이는 길을 따라 바다를 오른쪽에 두고 쭉 걸으세요.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일제시대에 지어진 허름한 2층 건물들이 왼쪽 길에 쭉 늘어서 있고 그 건물 1층들은 죄다 '**상회'란 이름으로 어업 관련 물품을 팔고 있거나 홍어 가게라면 맞게 걸으시고 계십니다. 걷다 보면 외지인들 위주로 장사하는 아구찜 가게, 횟집도 많이보이죠. 하지만 레알 비추. 여기선 뭘 드시지 마시고 나중에 현지사람들 가는 가게 가셔서 맛있는 음식 드세요. 이렇게 걸으시면 왼쪽에는 유서깊은 항구도시다운 오래된 수산시장이, 오른쪽에는 부둣가에 빽빽히 정박되어 있는 작은 배들이 보이실 거에요. 여기가 마르세이윤가 싶으지도. (과장) 게다가 마르세이유에서도 못 느낄 찌~~~~인한 갯벌냄새 바다냄새 짭쪼름한 소금냄새도 만끽하실 수 있지요!

 

(6 그 다음에 걷다가 지치셨으면, 아니면 선창 부둣가가 다 끝나버리고 이제 큰 길이 나온다면, 목포 문화회관을 외치세요. 기본요금 거립니다. (2300원)

그리고 거기서부터 잘 조성되어 있는 길을 따라 걸으시면 좋습니다. 살타첼로와 강동석, 백해경, 정경화도 와서 공연한 적 있는 목포 문화회관 (진짭니다. 저희 아빠가 한때 몸담으셨던 공연기획사에서 주최했었죠. 그리고 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ㅜㅜ), 목포해양박물관, 목포문학관, 남농기념관, 목포자연사박물관, 목포도자기공예박물관 등등, 시에서 맘 먹고 문화관광지구 만들어 보자! 하고 지은 박물관들이 양쪽에 늘어서 있습니다. 전시의 질이 썩 좋은 건 아니지만 듀게에 목포 해양박물관 유물이 인상적이셨다는 분 덧글이 있네요. 저에게는 유치원 시절부터 하도 소풍장소로 많이 간 곳이라 애증의 장소일뿐 ;;; 큐;;;; 유익한 체험을 하시고 싶은 분들, 아니면 어린 자녀를 두고 계신 분들은 자연사 박물관이나 해양박물관을 들러 보셔도 좋구요. 사실 지금 문화예술회관 제3~7전시실에서 하고 있는 퓰리처상 사진전은 저도 좀 가보고 싶긴 합니다.

 

 

 

 

 

 

그 쪽 거리가 이렇습니다. 이런 풍경들을 계속 보실 수 있어요. 해질 무렵에 찍은 거라 어둡네요.

 

(7) 그리고 그렇게 걷다가 목포해양박물관도 지나치셨다면, 좀 더 가서 '갓바위' 라고 써진 돌땡이와 안내 표지판을 만납시다.

이 갓바위에는 슬픈 전설이 있는데 (....) 그건 직접 안내 표지판에서 읽어 보시고,

레알 삿갓모양으로 생긴 이 천연기념물 500호를 그 주위를 따라 빙 둘러 만든 해상교를 건너 구경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그 다리라는 게 물 위에 바로 떠 있는 거라서, 파도에 따라 흔들흔들 철썩철썩 흔들리거든요. 뭔가 재밌습니다. ㅎㅎ

갓바위의 모습은 어떻게 생겼는지 스포하지 않겠습니다. 궁금하시라고. ㅋㅋㅋㅋ

 

(8) 그 해상교의 반대쪽 편으로 나오셨다면 이제 여러분은 하당에 계십니다. 원래 다 뻘땅이었던 것을 매립해서 만든 신도심으로,

엄청나게 많은 모텔'밭'과 온갖 상점과 음식점과 카페가 있는 그냥 흔한 번화갑니다. 모텔이 정말 많아서 한때 목포MBC 뉴스에도 용적대비 너무 많다 전국 1위다 뭐 이런 식으로 뉴스에도 한 번 나온 걸 기억하고 있습니다; 혼자 오신 분들 숙소 구하시긴 편하실듯요.

그냥 신도심 구경하시면서 목포 사람들은 여기서 쇼핑하고 차마시고 밥먹으면서 사는구나.. 하고 좀 보시면 되지만 딱히 매력은 없구요.

빕스와 앱슐리, 엔제리너스와 크라제 버거, 탐탐도 있다는 게 자랑 -.-! 카페베네도 두 군데나 있어요.

아, 목포엔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라인, 프리머스씨네마도 있습니다. (자랑?) 이마트와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있어요 이 코딱지만한 도시에 (?)

아무튼 이쯤에서 숙소 구하고 저녁 식사 하시면서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시면 좋습니다.

 

저녁식사 하신 후에는 하당 평화광장에서 쭉 공원 산책하시면서 또 바다 보셔도 되구요 ^^ 근데 이젠 바다 지겨우실듯 ^^

 

(9) 그러고보니 제가 식사 이야기를 안 했죠.

긴 말 필요 없고 녹두장군님의 포스트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이글루스에서 녹두장군님의 이글루를 찾아, '목포'를 검색해 보세요.

현지인이 생각하기에도 음.. 괜찮아.. 싶은 곳들만 잘 찾아가셨더군요. 대개 외지인이 포스팅한 '** 맛집 갔다왔어요'는 현지인이 보기엔 에이 별로고만 싶을 때가 많은데 말이죠.

혼자 가시는 ARGENTO님께 어울릴만한 곳은 '장터'의 게살무침 (하당에 있습니다. 혼자 가서 먹기에 적당합니다.), 목포의 어떤 심볼과도 같은 쿠얼리티의 식당 '유달콩물' (시내에 있습니다. 콩국수가 메인인데 다른 찌개류 백반도 다 맛있고, 깔끔하게 음식 잘 하는 곳입니다. 세무서 앞에 있기 때문에 공무원 상대로 수십년 장사해 온 곳이고, 내지인들도 신뢰와 애정을 가지고 있는 목포시 대표 식당 중 하나입니다;; 콩국수 드실 때는 설탕을 되로 넣어 드셔야 함을 잊지 마시길. 그것이 전라도의 맛!) 추천합니다. 목포에 왔으니 낙지를 먹어야겠어! 하신다면 아까 말한 선창의 즐비한 음식점들은 가지 마시고, 역시 녹두장군님의 블로그에 소개된 '독천식당'의 갈낙탕이 한 그릇에 12000원 정도로 아마 혼자 가서 먹어도 무안하지 않고 한 끼 잘 드실 수 있는 음식일 것 같습니다. 저는 여기 가 본 적 없지만, 아빠가 아주 유명한 곳이고 맛있다고 했습니다. 한 그릇으로 목포의 정수 맛보기를 원하신다면 갈낙탕이 제대로겠죠 역시. 뭐 옛날에 저 고딩때 주말마다 KTX 타고 내려와서 강의하고 가시던 논술선생들은 전라도 지역에선 정말 어떤 식당을 들어가도 실패가 없어서 자기 같이 보따리장사 하는 사람들에게는 출장강의 가게 되면 마음이 푸근해지는 장소라고는 합디다. 좀 입발린 소리 같다고 그때도 느꼈지만요; 

 

혼자 말고 여럿이 오시는 분들이라면 택시기사님들 다 아시는 곳인 '쉼터' 추천합니다. 자유시장 뒤쪽에 있어요. 저희 아빠의 왕단골이라서 그러는 건 아니고ㅋㅋ 제 친구들 내려 올 때마다 다 여기 데려가서 먹였는데 다 아주 잘 먹었습니다. 그래서 정작 저는 좀질려씀 -.-;; 민어회 잘 나오고 마지막에 끓여 내오는 지리가 정말 맛있습니다 ㅠㅠ 작년 설에 명절음식 하기 싫어서 여기서 주문해서 친척들이랑 먹었을 정도;;; 아 근데, 목포 지역 음식들은 전라도 음식들 다 그렇지만 간이 세긴 합니다. 좀 짤수도 있어요. 근데 여기는 정말 레알 목포 싸나이-.-들이 담배 뻑뻑 피고 술 왕창 마시면서 먹는 곳이라 분위기가 알흠답고 실내 인테리어가 낭만적이진 않아요... 근데 맛은 있다능.......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드시고 싶으면 영란횟집도 좋죠. 여기 주인 아주머니가 공선옥 작가의 모 소설 주인공의 실존 모델이시라고 옆에서 아빠가 한 마디 거드시네요. 쉼터만 뺀 모든 식당들이 녹두장군님의 이글루에 소개되어 있고, 제가 언급하지 않은 곳들도 리뷰를 쓰셨으니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그리고 사실 요식업체 프렌차이즈의 마수는 이 대한민국 (거의) 최남단 작은 도시에까지 뻗쳐 있는지라 이런 숨어있는 맛집들을 찾아가기 싫으시면 하당 지역에서 평소 드시던 식당들 찾아가서 드셔두 되요. 깔끔한 여성분들은 이런 지역특성화(;;) 식당들 찾아가는 거에 부담 느끼는 분들도 있을 수 있으니. 사실 목포 맛집으로 유명한 곳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곳은 '인동주마을'인데, 여기는 삼합 드셔보시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게장과 돼지고기, 맛있는 묵은지랑 홍어가 한 상에 푸짐하게 차려져 나오고 곁들이는 국부터 반찬 하나하나 다 맛있습니다. 게장! 게장! 흑흑 나의 사랑 게장! 하지만 유명세가 높고 타지에서 관광버스 대절해서 오는 단체 관광객이 꼭 들리는 뭐 그런 수준의 식당이 되어 버린지라; 성수기 피크타임에는 좀 어수선하고 시끌벅적합니다. 바닥에 앉아서 상 펴놓고 먹는 방식이라 남도 특유의 허물없음; 왁자지껄함;이 강한 곳이기도 하구요.. 가격도 많이 올랐구요.. 그래도 4인가족들에게는 좋을듯.

 

3. 목포에서 오래 있으실 분들, 아니면 혼자서 을씨년스럽게(찌질하게) 홍상수 영화 좀 찍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목포 앞 아주 작은 섬들을 한번 쭉 돌고 다시 돌아오는 8000원짜리 배를 한번 타보셔도 좋습니다. 겨울 바다의 정수를 정수리에 제대로 들이붓고 오실 듯;; 여기에 대해서는 제 블로그의 구린 포스트를 참조;; (정보 제공용으로 쓴 게 아니라서 많이 유익하진 않을 것 같지만요) http://blog.naver.com/accidental19/130043087494

 

 

4.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현재 문화예술회관 제3~7전시실에서 하고 있는 퓰리처상 사진전이나 내일 저녁 7시 30분에 시민문화체육센터 대공연장에서 하는 시립교향악단 신년 음악회도 아주 좋은 선택일듯. 목포시향이 예전엔 정말 못들어 줄 수준으로 구렸는데 (관계자 분이 있으시다면 죄송합니다... 저 초딩시절의 일이에요-.-) 지금은 많은 노력을 거치고 외부에서 지휘자도 좋은 분을 모셔 와서 많이 나아졌습니다. 송년음악회를 저번 달에 갔는데 괜찮았어요. 아마 목포시 관광홈페이지에 이번 신년 음악회 프로그램 나왔을 거에요. 슈만이었던가? 암튼 괜찮았어요 ㅎㅎ.

 

 

오 기네요 퇴근하고 와서 밥 먹은 다음 화장도 안 지우고 계속 썼는데;; 10시 18분이라니!

아무쪼록 ARGENTO님을 비롯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기를(되기를) 바라구요... 더 궁금하신 거 있으면 덧글 부탁드리구요.. 같은 목포민들의 화끈한 질책과 비난 환영합니다 시방 그걸 추천이라고 해났능가 진정한 맛집/볼거리는 이것이제!! 하고 덧글 달아 주시면 다른 분들께도 더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겸손)

전 손목이 시큰거려서 얼렁 씻으러 가야겠네요... 키보드가 낡았는지 타이핑할때 곱절로 힘이 들어가네요. SPACE BAR는 잘 안 눌러지고 ㅠㅠ 맞춤법과 띄어쓰기 틀린 부분 많은 건 다 키보드 탓이에요 엉엉! 그럼 안녕히. (꾸벅)

 

 

 

마지막으로 딱 봐도 아 시골 촌동네의 번화가구나 싶은 시내 사진 한 장 올립니다. 제가 중딩들의 활개처라고 써 놓았듯이, 한 무리의 간지쟁이 중딩들이 줄을 지어 걸어가고 있네효! ㅋㅋ 아름다운 풍경은 아니지만 이 것이 제가 생각하는 목포의 어떤 매력 중 하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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