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07 21:53
2015.12.07 22:08
2015.12.08 01:39
감정 표현이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라면 그건 가끔은 좀 위험한 일인 것 같기도 해요.
언어의 힘은 의외로 강력해서 순간의 감정을 오랫동안 유지시키기도 하고
별 것 아니었던 감정을 증폭시키기도 하니까요.
이를테면 잠깐 센티멘털했던 감정이 글로 써내려가는 동안 그 어휘들의 힘에 사로잡혀
훨씬 강렬해질 수도 있고, 글로 적어놓지 않았다면 쉽게 사라졌을 감정이 글로 고정되어 버리면
꽤 오랫동안 유지될 수도 있잖아요.
만약 제가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한다면 기쁘고 즐거운 감정부터 시작하겠어요. ^^
또 언어의 힘은 위대해서 단순히 감정을 유지시키거나 증폭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아예 창조하기도 하죠.
위대한 문학가들이 하는 일이 그게 아니던가요? 언어로 독자에게 어떤 감정을 생생하게 느끼게 하는 것.
그런데 문학에서는 감정을 표현할 때 '슬프다', '기쁘다' 같은 단어를 사용해서 대놓고 드러내기보다는
그런 감정을 느꼈던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해서 읽는 사람이 결과적으로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
더 세련된 방법이라고 하는 것 같던데...
그런 점에서는 잔인한오후 님의 글쓰기 방식이 감정을 표현하는 데 부적합한 것 같지는 않아요.
잔인한오후 님의 치밀한 글쓰기 방식으로 멋지게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연구해 보시죠. ^^
2015.12.08 05:45
2015.12.08 17:34
가끔영화_ 다른 세상 같은게 좋습니다.
underground_ 저는 그보다는, 감정은 쉽사리 떠나가지만 글은 나중에서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사진 앨범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내용은 사라지고 형식만이, 생각은 사라지고 행동만이 남는 세계서 글은 그 이전의 것들을 보관했다 보여주죠.
글을 써내고 나면 진이 다 빠지고 안절부절 못하게 되는데, 뭔가를 쌓아올리는 두근거림이라기보다는 뭔가가 빠져나간 진공이 차디차게 와닿는달까요.
꺼내고 난 것들은 나중에서 흑역사로 남을 수도 있는 것이지만, 혹은 그마저도 남기지 않고 잊혀질 수 있는 것이겠죠. (인사이드 아웃에서처럼.)
제 감성은 약간 기묘하게 비틀린 부분이 있어서, 있는 그대로의 흐름을 같이 걸어보자고 했다간 서로 멀어지게 되더라구요.
그렇다고 실제의 감정과 서술로서 의도하는 목표가 따로 노는 식으로 글을 쓰다보면 감정도 죽고 글도 엇나가게 되구요.
남이 읽을 것과, 제가 쓸 것 사이에서 갈지자로 걸어가는 거겠죠. 음...
차가운달_ 하하, 비평까지 가진 못할겁니다 아마. 그래도 이것저것 고민해보게 되네요.
2015.12.08 19:42
1. 대여섯 시간을 오직 글 쓰는 데만 투자하신 건가요? 대단하시네요. 어떤 글을 쓰든 한번 쓸 때의 최대 집중도가 30분~1시간을 벗어나지 못하는데다 연속적으로 글만 쓰려다 보면 글 자체에 질려버려서 한 문단 쓰고 음악 좀 듣고 웹서핑 좀 하면서 쉬어주는 타임을 거쳐야 겨우 글을 이어나갈 수 있는 입장에서는 그저 집중력이 부러울 뿐이네요 ㄷㄷ
3. 전에 어딘가에서 커뮤니티도 일종의 유기체와 마찬가지라는 말을 보고 십분 공감했던 적이 있어요. 어떤 커뮤니티, 또는 어떤 온라인 게임이 황금기를 누릴 때 유저들은 그 황금기가 최대한 오래 유지되기를 바라지만 결국 내외적 요인으로 필연적인 쇠락의 길을 걷게 되고, 컨텐츠를 누리던 유저들은 신생 컨텐츠를 찾아 떠나버리거나 죽음의 5단계와 유사한 과정을 거치면서 어쩔 수 없이 그 상황에 적응하는... 그런 사태가 일어날 때마다 영속적인 어떤 것에 대한 막연한 갈망을 접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가장 아쉬웠어요.
5. 두서가 없어도 재미있어요. 곱씹을수록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올라요.
2015.12.08 23:07
라센더_ 1. 목적이 없는 글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일꺼에요. 진입장벽 내지 저항을 가장 낮춘 상태에서 달리기를 하는 그런 것인지라. 저도 목적이 있는 글쓰기는 그렇게 오래하지 못합니다. 멍석 깔고 일처럼 하라면 절대 못할 꺼에요.
3. 연속성 위에 타고 있기 때문에 세계를 살 수 있는 것이니까 어쩔 수 없는 거겠죠.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세계의 물리법칙들도 세계가 붕괴하는 과정에서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이론이 있더라구요. 같은 커뮤니티를 다시 찾아갈 수는 없지만, 오프라인의 모임보다는 쉽게 여러 곳을 헤맬 수 있다는게 어쩌면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현실에서는 상상도 못할만큼 여러 곳을 둘러보는데도 취향에 딱 맞는 곳이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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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요즘은 싸움판이 없어 약간 심심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차라리 좋기도 하고.
어차피 끝까지 내 감정에 상관하지 않을 세상 참 자유롭고 좋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