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길에 뚜레주르를 들렀습니다.



* 빵을 찬찬히 고르고 있는데 점잖게 보이는 신사양반이 빵두세개를 결제하며 마감시간이니 빵하나를 서비스로 달라고 합니다.

딱봐도 학생-알바로 보이는 직원이 죄송하지만 그럴수 없다고 하자, 이 신사양반이 일장 연설을 하기 시작합니다.


자기도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인데 이런식으로 장사하면 안된다

젊은 친구가 그렇게 팍팍하게 굴면 못쓴다

동네에서 장사하는건데 손님에게 이렇게 대우하면 안된다


5~10분간 일장연설을 하고 있더군요. 직원분은 죄인이라도 된 듯 앞에손자세로 웃으며 예, 예 거리고 있고.


그렇게 1천원짜리 단팥빵을 얻어간 노신사는 여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다음에 또온다며 손인사를 하고 갑니다. 

술이라도 거하게 하셨는지 슬쩍 지나가는 옷깃에서 소주 냄새가 납니다.


노신사가 떠났기에 계산을 하러 갔습니다. 

직원의 얼굴에 오늘 하루의 고단함이 녹아있습니다. 

계산을 하고 카드를 내밀며 지나가듯 한마디 던졌습니다. 


"천원짜리 빵하나 얻어가려고 아주 목숨걸고 x랄을 하네요" 


빵집직원 얼굴이 빵하고 터졌습니다. 

입으로는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 기분이 어떨지 아주 잘알지요. 

그래도 메피스토의 한마디가 이 청년이 받은 스트레스의 아주 조금이라도 덜어간것 같더군요.



* 어디든 그렇겠지만 충돌을 싫어하는 문화가 포진해있지요. 

개인간의 충돌에 확실한 선을 그어주기보단 대충 대충 합의하고 넘어가는걸 선호하기도 하고요.

정말 목숨걸만한 일이 아님에도, 얻을수있다면 어떻게든 얻으려고 남의 기분이나 룰같은건 무시하는 종자들이 많지요.

자기들은 굉장히 사소한것이라고 생각하고, 사실 케이스하나만 놓고 따지자면 별거 아니지만 이런 케이스가 모이면 골칫덩이가 되지요.


두번다시 못하게 망신을 줘서 쫓아보내거나 영업방해라며 성질이라도 부려야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무척 힘든일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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