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30 23:41
* 오는길에 뚜레주르를 들렀습니다.
* 빵을 찬찬히 고르고 있는데 점잖게 보이는 신사양반이 빵두세개를 결제하며 마감시간이니 빵하나를 서비스로 달라고 합니다.
딱봐도 학생-알바로 보이는 직원이 죄송하지만 그럴수 없다고 하자, 이 신사양반이 일장 연설을 하기 시작합니다.
자기도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인데 이런식으로 장사하면 안된다
젊은 친구가 그렇게 팍팍하게 굴면 못쓴다
동네에서 장사하는건데 손님에게 이렇게 대우하면 안된다
5~10분간 일장연설을 하고 있더군요. 직원분은 죄인이라도 된 듯 앞에손자세로 웃으며 예, 예 거리고 있고.
그렇게 1천원짜리 단팥빵을 얻어간 노신사는 여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다음에 또온다며 손인사를 하고 갑니다.
술이라도 거하게 하셨는지 슬쩍 지나가는 옷깃에서 소주 냄새가 납니다.
노신사가 떠났기에 계산을 하러 갔습니다.
직원의 얼굴에 오늘 하루의 고단함이 녹아있습니다.
계산을 하고 카드를 내밀며 지나가듯 한마디 던졌습니다.
"천원짜리 빵하나 얻어가려고 아주 목숨걸고 x랄을 하네요"
빵집직원 얼굴이 빵하고 터졌습니다.
입으로는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 기분이 어떨지 아주 잘알지요.
그래도 메피스토의 한마디가 이 청년이 받은 스트레스의 아주 조금이라도 덜어간것 같더군요.
* 어디든 그렇겠지만 충돌을 싫어하는 문화가 포진해있지요.
개인간의 충돌에 확실한 선을 그어주기보단 대충 대충 합의하고 넘어가는걸 선호하기도 하고요.
정말 목숨걸만한 일이 아님에도, 얻을수있다면 어떻게든 얻으려고 남의 기분이나 룰같은건 무시하는 종자들이 많지요.
자기들은 굉장히 사소한것이라고 생각하고, 사실 케이스하나만 놓고 따지자면 별거 아니지만 이런 케이스가 모이면 골칫덩이가 되지요.
두번다시 못하게 망신을 줘서 쫓아보내거나 영업방해라며 성질이라도 부려야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무척 힘든일일겁니다.
2015.12.30 23:45
2015.12.31 00:12
2015.12.31 00:20
2015.12.31 00:21
2015.12.31 01:37
저도 1년 넘게 프랜차이즈 서비스직으로 일했습니다만, 절대 해주지 않았죠. 당장은 제가 피곤해도 성의껏 지랄을 해줘야 어디 딴 데 가서 저런 짓을 못하니까요. 마찰 있을 때마다 경찰을 불렀는데, 확실히 경찰이 오면 상황 종료 되더군요.
2015.12.31 01:45
진상 종류들 (편의상 손놈으로 호칭을 통일합니다)
1. 음식점 안에서 식후 담배를 피우기 위해 종이컵에 물 채워서 달라는 손놈
2. 잔돈이 모자란데 외상 해달라는 손놈
3. 아무도 없는 가게에서 여자 알바를 붙잡고 주정을 부리는 손놈
4. 내가 쉰이 넘었는데 30대 후반으로 보이지 않느냐, 왜 나를 보면 얼굴이 빨개지냐고 묻던 손놈
5. 최저시급이 얼마냐며 나이 먹었으니 제대로 된 일을 하는 게 좋지 않겠냐던 손놈
6. 새 담배를 까면서 매장 바닥에 비닐 포장 버리고 가는 손놈
7. 단골인데 자기 몰라본다며 욕하는 손놈
쓰다보니 잊고 있던 기억들이 스물스물 올라오네요. 아 토할 것 같다!
2015.12.31 14:51
2015.12.31 03:16
2015.12.31 09:54
2015.12.31 08:49
술마신 진상 손님, 나이만 쳐먹은 개저씨가 안되는게 인생의 목표중 하나입니다.
2015.12.31 09:03
글로만 읽는데도 속이 후련하네요 ㅎㅎ 적절한 타이밍의 욕은 정신건강에 좋은 것 같아요.
2015.12.31 13:46
빵 하나 얻겠다고 일장연설이라... 정말 진상들 많네요. 알바들이 무슨 죄라고.... 아~ 참 피곤한 사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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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술 취한 김에 늦은 시간 찾아와 케이크를 척척 사주던 손님일지도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