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01.27 13:08

lonegunman 조회 수:2670




내가 조숙한 체 해보였더니 사람들은 내가 조숙하다고 수군댔다

내가 게으른 체 해보였더니 사람들은 내가 게으르다고 수군댔다

내가 글을 못쓰는 체 해보였더니 사람들은 내가 못 쓴다고 수군댔다

내가 부자인 체 해보였더니 사람들은 내가 부자라고 수군댔다

내가 냉담을 가장했더니 사람들은 내가 냉담한 놈이라고 수군댔다

그러다 내가 정말 괴롭고, 나도 모르게 신음했을 때

사람들은 내가 괴로운 체 가장하고 있다고 수군댔다

 

대체 이치가 맞질 않는다

 

- 다자이 오사무







이곳을 좋은 곳으로 만들어 주신 분들이 자리를 비울 때마다

가장 답답한 건 뭔지 아세요?

그냥 같이 놀다가 그네 타던 애랑 시소 타던 애랑 싸우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그네 좋은 애들은 그네 타고, 시소 좋은 애들은 저 쪽에서 뭐 하고 놀든 자기들끼리 알아서 시소 타고 잘 놀고 있는데

갑자기 지나가던 사람이 전부터 봤는데 너 그네 타는 꼴이 고깝다며 시비 거는 거예요

그네 타던 애가 울면서 집에 가면

기껏 뺏은 그네 타지도 않고 그냥 뿌듯해서 손 털고 가던 길 마저 간다는 거예요

그네 타는 꼴이 고까와서 뺐었으면 공중 제비라도 돌면서 널이라도 뛰던가요

어차피 여기서 놀지도 않을 거면서 그네를 뺏긴 왜 뺏느냐고요

그런데 매번이에요, 매번



링고님 따님께서 듀게 공식 조카로 등극하는 동안 저는 관련글 하나도 읽은 적 없는 사람이거든요

악플러가 조롱하던 듀게 네임드도 아니고, 딱히 여기서 미끄럼틀도 제대로 타본 적 없고, 그냥 가끔 와서 벤치에 앉았다 가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이건 알아요, 링고님 없이 듀게가 다 무슨 소용이죠?

그러니 링고님도 아셨으면 좋겠네요

다시 오셨을 땐 놀이터에 원래 놀던 애들만 있어요

그네 뺐은 사람은 뿌듯해서 벌써 전에 갔거든요

얼굴 없이 놀아서 다 비슷해 보이겠지만, 그래서 내가 지금껏 저런 무서운 사람들과 놀았나 싶겠지만

아니에요, 시비걸던 애들이랑 같이 놀던 애들이랑 다른 사람들이에요

아마도 그네 뺏는 사람들은 지금껏처럼 매번 올 거지만, 와서 깽판칠 때마다 막을 수 있는 사람도 아무도 없지만

그래도 얼굴에 흙뿌리고 간 사람이

웃으면서 같이 놀던 애들이랑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거 아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돌아오시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가벼우시길 바랍니다


듀게에 링고님만한 애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굴 위로할 재주도 없지만

저같은 사람도 여기 링고님이 계셨으면 좋겠는 걸요























오늘 밤엔 정말로 당신께 전화를 드리려고 했어요
아시다시피 그러지 못했지만
그래요, 결국 제가 경멸해 마지않았던 사람들,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하고
무엇 하나 해내지 못하는
그들과 전 다를 바가 없었던 거예요

아무리 말씀드려도 모자랄 말들을 다 하지 못한 건
어쩌면 알량한 자존심 때문인지도 모르죠
하지만 정말은, 감사하고 있었어요
모두 당신 덕분이란 걸 알아요
제가 한 건 아무 것도 없다는 걸요

그래서 오늘밤엔 정말로 전화드리려고 했어요
하지만 결국은 그러지 못했죠
제가 경멸해 마지 않았던 사람들처럼
전 아무 것도 변화시키지 못한 거예요
제가 무얼 하든 소용이 없는 거예요




everything that's you / airliner

translated by lonegunman

dedicated to ri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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