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9 00:39
제가 있는 곳은 바다랑은 영 거리가 멀고 사람들이 바닷고기 먹을 줄을 몰라서 파는 곳도 없습니다. 바닷가서 나고 자란 제겐 참 고역이죠. 그래도 이 핑계로 한 번씩 바닷가로 나가는데, 제일 만만한 곳은 태국 방콕입니다. 연말연시를 맞아 며칠 일을 쉬게 되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게 뜨거운 탕에 삭신을 뉘이는 것과 싱싱한 바다회였기에 또 밤차를 타고 방콕엘 왔는데, 마침 한인타운 횟집에 한국서 그날 아침에 비행기타고 날아온(나도 기차탔는데!) 방어가 있더군요.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한 접시를 시켰습니다. 원래는 3~4인용인데 혼자 먹는다니까 살짝 양을 줄이고 값도 살짝 깎아주셨어요. 선어로 먹는 방어회가 너무 맛있어 눈물을 흘리며 소주 일병 반을 비웠습니다.
제가 몇 년 전에 이동네에서 합천딸기를 발견했을 때, 6팩들이 한 박스를 냉큼 사서 또 눈물을 흘리며 한자리서 해치운 다음 합천딸기작목반에 편지를 쓴 적이 있습니다. "이 맛난 딸기를 힘들게 생산해서 이 먼나라까지 수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요. 이 방어를 생산해 주신 분께도 감사의 글월을 올리고 싶었지만 도시 누군지 알 도리가 없고, 이걸 팔아 주신 방콕횟집 사장님께는 충분히 인사를 드렸기 때문에, 여러분이 방어를 많이 드시면 남해안 어드메쯤에서 이 방어를 낚아 주신 분께 반푼어치나마 도움이 될까봐 이렇게 뜬금없이 방어 광고를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방어는 맛있습니다. 겨울에는 더더욱 맛있습니다. 이때만큼은 여느 연어보다도 맛있습니다. 드실 계획이 없으셨던 분들은 한 번 계획을 잡아 보시고, 드시려 했던 분들은 한 번 먹을 걸 두 번으로, 두 번 먹을 거면 세 번 드세요. 태국에선 저게 칠만원어치였지만 한국에서라면 훨씬 싸게 드실 수 있을 겁니다. (아마도요)
겨울방어는 사랑입니다. ❤
2015.12.29 01:19
2015.12.29 01:26
헐... 왜죠, 서울 횟집들은 왜 이 맛난 방어를 아직까지도!! 각성이 필요합니다!!!
2015.12.29 01:26
롯데마트, 이마트 다 찾아봤는데 방어회가 없어요. ㅠㅠ
올 겨울에 해야할 일이 생겼네요. 방어회 먹어보기
2015.12.29 01:27
영업성공! 감사합니다. 방어는 배반하지 않아요!
2015.12.29 02:22
2015.12.29 09:43
챙피할 게 무어란 말입니까!! 방어 앞에선 체면 차리면 안 돼요!!!
2015.12.29 05:20
2015.12.29 09:45
그죠그죠... 제가 아주 비싼 참치를 못 먹어봐서 100% 확신은 못 하지만 이때만큼은 방어 당할 고기가 드물다는...
2015.12.29 06:11
2015.12.29 09:46
무 큼지막하게 썰어 넣고 조려도 맛나죠!
2015.12.29 07:55
방어회 때깔이 좋네요. 저만한 양이 7만원이면 뱅기타고 간 방어치고는 저렴한 느낌이랄까. 날이 추워질수록 방어는 제철이죠. 1월달에 친구들이랑 모슬포에 방어 낚시하러 가자고 약속만 해놨는데 어찌될지. ㅎㅎ 아무튼.. 덕분에 방어회를 어디서 먹나 고민됩니다.
2015.12.29 09:47
정말 7만원 전혀 아깝지 않았어요. 이것만 받아주셔서 황공합니다 하면서 굽신굽신 돈을 내고 나왔습죠... 토요일에 먹은 방어기름이 아직 얼굴에 번질번질...ㅋㅋ
2015.12.29 10:58
늘보만보님께서 올려주신 글과 사진 덕분에 방금 친구와 새해에 방어회 먹으러 가기로 약속 잡았습니다~
저도 바다가 있는 도시에서 나고 자랐으나 부끄럽게도 스무살 이전까지 날생선을 먹지 못하여; 회로 먹어본 생선의 종류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방어회는 어떤 맛일지 무척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2015.12.29 11:55
저도 고딩때까지 생선이 발에 채일 동안엔 생굴, 멍게, 해삼도 못 먹었어요. 서울 가서야 아, 내가 호강에 겨워 요강에 똥을 싸고 있었구나 싶었죠. 굴맛을 한 번 알고 나니 왜 이 맛난 걸 사람들은 내 입을 비틀어 벌려 넣어주지 않았을까 싶더라니까요. 어쩌면 먹는 입이 하나 줄어 내심 좋아하고 있었을지도... 여튼 방어는 그런 입맛 괴까다로운 어린이에게도 맛난 생선이었어요. ㅎㅎ
2015.12.29 22:37
저도 참 방어 좋아하는데 올해 수온이 높아서 방어가 잘 잡히지 않나봅니다. 가격이 많이 비싸요.
하지만 노량진수산시장이나 가락동시장에서는 방어회를 중 사이즈로 5만원대에 구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고로, 7만원에 저정도면 그리 아쉽지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되옵니다...)
대방어가 맛있다고 하는데 아직도 제철이 안되고 있다(.....ㅠㅠ)는 얘기를 들었어요.
사실 얼마전에 방어 먹으러 제주도 갔었거든요. 근데 갔다가 각재기국이랑 멜국, 보말죽 먹고 배불러 못먹고 왔지요.
저도 바닷가(....부,부산입니다) 출신인데 고딩때까지 회를 안먹었어요. 하하하핫.
2015.12.29 23:56
우와... 여기도 겨울이 덥더니 한국도 그런가보네요... 7만원에 저 때깔고운 방어를 먹게 해 주신 횟집사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엉엉 너무 감사합니다.
각재기국 멜국 보말죽이면 방어 안 먹어도 뭐 근가보다...하겠지만 그래도 각재기랑 멜은 제철이 아니지 않나요. 제철맞은 방어 한 번 더 잡솨주셔요. ㅎㅎ 아 근데 멜치쌈밥 묵고잡어졌어요...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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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 맛있죠. 쐬주를 보아 하니 한국 식당인 것 같지만 그래도 방어회를 가져다 팔 정도라니 좋은 곳이군요. 서울 왠만한 횟집에서도 아직은 방어 구하기가 약간 까다롭습니다. 저도 조만간 먹으러 가려고 계획 중인데 방콕에서 먼저 드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