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인 연출 좋네요_6,7회

2011.01.27 16:46

settler 조회 수:2368

글 하나 시원하게 날렸지만 다시 씁니다;;;;;

 

5회 마지막 장면으로 기억하는데

동일범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나중에 밝혀지는 두 구의 사체를 전광렬은 서울 본원에서 박신양은 남부지사에서 부검을 하며

소견을 밝히는 장면이 병렬식으로 전개됩니다.

사망 추정 시간, 사체의 바이오 데이타 등을 동일한 형식으로 서술하는 장면을 한 컷 한 컷 따다 붙이는데

동일한 형식의 서술이 전광렬과 박신양의 대조적인 말투와 표정으로 전개되다가 소견의 마지막 단계-

사망 원인을 밝히는 장면에서 전광렬과 박신양은 전혀 다른 결론을 도출하는 마지막 장면에 넘쳐 흐르는 긴장감!

 

알고 보면 국과수 500억 투자에 눈이 먼 전광렬이 결정적인 단서를 간과한 오판을 내린 건데요

철두철미한 전광렬의 이 한 번의 실수가 지사로 좌천 당한 박신양에겐 재기의 기회가 되며

둘 사이의 파워 게임에 새로운 지형도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은 무서운 장면에서 제대로 무섭게 해 준다는 건데요

연쇄살인마 사건이 그랬어요.

법의관 김아중이 납치되어 수사팀과 함께 시청자도 그렇게 궁금해 하던 살인의 디테일을

체험하게 되는 장면, 아니 그 전에 어수룩한 시골 청년의 가면을 벗어 던지는 살인마의 커밍아웃도 실제로 꽤 무서웠구요.

이 연기자-이름 모르지만- 연기 정말 좋더라구요.

 

결정적인 단서들이 하나 둘 밝혀지며 그림의 마지막 조각이 맞추어지는 과정의 전개도 긴장을 놓치지 않은 채

데굴데굴 잘 굴러갑니다. 김아중이 납치된 후, 고속도로 cctv 로 범인의 동선을 확보해서 현장을 급습하기까지의

흐름도 좋습니다. 작가나 연출자나, 스릴러 장르의 묘를 알고 있는 것 같아요.

김아중을 차에 태운 사람이 그 살인마라는 걸 알게 된 후, 김아중의 얼굴을 화면에서 다시 보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흐르는데

그 동안 많이 걱정됐습니다;;;

  

반전도 좋아요.

이미 잡범으로 잡혔고 형사 정겨운에게 한 번 의심을 받은 청년은 그냥 사건의 의외의 조력자로 포지셔닝되는 줄

알았는데 제대로 속았습니다; 살인마로 밝혀지는 캐릭터의 노출이 잘 조정되었다는 느낌입니다.

 

 

본즈와 하얀 거탑을 함께 연상시키는 부검 장면도 더미가 좀 많이 허술한 것 빼곤 꽤 흥미진진하구요

김아중의 연기도 좋습니다. 열연한다는 느낌 없이 페이스 조절이나 감정 표현 같은 걸 자연스럽고 영리하게

잘 하더라구요. 다시 봤습니다.

 

전광렬의 연기도 물론 좋아요. 아래 불판에서 어떤 분이 언급하신 것처럼 표정이나 말투의 미묘한 변화가

꽤 드라마틱한 연기자인데 톤이 일정하고 무뚝뚝한 박신양과 투샷으로 잡혀 싸울 때 재미 있는 대조를 만들어 내거든요.

전광렬처럼 노련한 연기자들이 속을 알 수 없는 늙은 여우를 연기하는 게 늘 참 재밌죠.

 

관련 장르가 풍부한 미드에 비하면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1.예산 이요.

우리 나라 그것도 티비에서 방영되는 수사물 드라마에서 기대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는 건 확실해요.

재밌습니다. 너무 좋아요 T-T

 

1,2회에서 박신양의 엄청난 데시벨 때문에 그만 볼까 생각했는데 잘 버텼고 버틴 보람이 있네요.

다음 에피소드도 이만큼 재밌을지 모르겠는데 이번 에피소드는 참 잘 됐죠.

살인마의 theme 마왕만 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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