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어의 어원 - "상남자"의 사례

2023.09.23 13:45

Sonny 조회 수:528


어떤 유행어들은 특정인에 의해 개발되고 전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상남자"라는 용어일텐데요. 이 용어의 유래는 다른 유행어들에 비해 비교적 정확합니다. 왜냐하면 방송에서 김경호씨가 처음 말했고, 거기에 어리둥절해하는 다른 진행자들의 반응이 명확하게 담겨있거든요. 이 말을 하는 김경호씨도 이 단어를 즐겨쓴다기보다는 "천상남자"나 "쌍놈"이라는 말을 하려다가 뭔가 좀 꼬였던 것 같습니다. 자신이 긴머리 떄문에 여자로 오해를 받고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하도 많이 당했다는 말을 한 뒤에 이 말을 한 건데, 이후에 이 말은 남성성을 증명하는 단어로 아예 자리를 잡았죠. 그런데 애석하게도 김경호씨가 이 유행어의 시초라는 걸 아는 분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라디오스타에서도 잠깐 그런 말이 나오긴 하지만 "상남자"의 카운터격인 "하남자"는 이후에 침착맨에 의해 전파됩니다. 침착맨과 주호민이 무슨 국밥인가를 시켜놓고 "상남자특: ~~~ 함" 이라고 말도 안되는 너스레를 떨다가 서로 "하남자특: ~~~ 함"이라고 디스를 하거든요. 그 때 이후로 하남자라는 말이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상남자라고 으스대는 남자들에게 바로 꽂아버릴 수 있는 용례가 생깁니다. 이걸 언어유통의 순서로 보면 처음에는 남성이 자신의 남성성을 과시하는 상황이 이어지다가 이후에는 그 남성성을 부정하는 흐름이 생겨났다고도 볼 수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중남자"라는 말이 유행을 하면 그 때는 완전히 정반합의 흐름으로 완성될 수 있을지도요? ㅎㅎ


저는 저 자신을 비하하기도 싫고 과시하기도 싫어서 중남자라고 포지셔닝합니다...


https://theqoo.net/square/114486983


좀 찾아보니까 재미있는 게, 전진씨가 "완전"이라는 말을 부사로 쓰는 게 그 당시 새로운 유행어였고 이제 한국어 안에 일상적인 관용어로 자리잡았다는 말이 있군요. 완전 맛있어, 완전 신나, 완전 썩어... 이런 말들을 저희는 지금 자연스럽게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언어의 개발과 유통은 되게 신기한 것 같아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72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24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811
124448 넷플릭스 거대괴수물 애니 3작품 [3] DAIN 2023.10.09 359
124447 [넷플릭스] 도적-'칼의 소리' 라는 참 이상하고 뜬금 없는 드라마 [2] soboo 2023.10.09 405
124446 '에이리언 커버넌트' 보고 질문있습니다. [12] thoma 2023.10.09 364
124445 에피소드 #58 [4] Lunagazer 2023.10.09 69
124444 프레임드 #577 [4] Lunagazer 2023.10.09 83
124443 더쿠 커뮤니티 [5] catgotmy 2023.10.09 381
124442 하마구치 류스케 신작 -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티저 예고편 상수 2023.10.09 250
124441 30일 보고 [5] 라인하르트012 2023.10.09 310
124440 임수정 이동욱 주연 로맨스 영화 싱글 인 서울 티저 예고편 [2] 상수 2023.10.09 314
124439 [찍먹후기] 원피스, 스포일러 알림, 스트레인 시즌1, 더 프랙티스 시즌1 [9] 쏘맥 2023.10.09 220
124438 황후화 (2006) catgotmy 2023.10.09 126
124437 최고의 가성비 갑 식품은 [11] 가끔영화 2023.10.09 418
124436 잠안와서 쓰는 넷플릭스 '발레리나' 감상 [4] woxn3 2023.10.09 537
124435 [왓챠바낭] 똥이 똥인 줄 알면서 굳이 찍어 먹어 보는 사람도 있죠 - '곰돌이 푸: 피와 꿀' 잡담 [10] 로이배티 2023.10.09 419
124434 '오늘을 잡아라'를 읽고 [8] thoma 2023.10.08 207
124433 크리에이터 보고 왔습니다(스포있음) [3] Tuesday 2023.10.08 335
124432 젤리아드 [2] 돌도끼 2023.10.08 149
124431 프레임드 #576 [4] Lunagazer 2023.10.08 97
124430 찰리 파커 - Out of nowhere catgotmy 2023.10.08 94
124429 Terence Davies 1945-2023 R.I.P. [2] 조성용 2023.10.08 19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