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탐정은 왜 사라졌을까?

가이리치의 셜록홈즈를 보았습니다. 아니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셜록홈즈요.

가이리치의 현란한 스타일은 오히려 영화를 망치는 데 일조했네요. 저렴한 눈은 내내 즐겁긴 했습니다만.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했는데요. 사립탐정이라는 직업은 왜 사라지고 만 걸까요?

사건이 발생한 직후부터 굉장히 민첩하고 세밀하게 증거를 찾고, 정황을 추리하고, 탐문을 하고, 점점 각도를 좁혀가면서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이 흥미로웠어요. 

물론 셜록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불법을 자행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범인을 찾고, 단죄하는 종결자예요.

때로 현대 경찰 수사에서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법망과 규칙과 각종 기제로 인해 희생자는 죽어나가고, 진실은 은폐되고, 사건은 영원히 미궁 속에 갇히게 되는 모습들을 보면

누군가 꽉막힌 도로위의 퀵서비스 오토바이처럼 문제를 해결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셜록홈즈처럼요.

화성에서 강간당하고 버려진 여자들의 넋이나, 어쩌면 돌아올지도 모르는 개구리 소년들을 위해서요.

쓰다보니 왠지 산으로 가는 이야기..--;

p.s.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왠지 알파치노를 닮았네요. 분명히 다른 얼굴인데 비슷해 보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