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이어 이어폰 바낭_포낙 PFE 022

2015.09.11 10:55

칼리토 조회 수:984

무선을 경험한 자는 유선으로 돌아가기 힘들다..라는 말도 있지만 저의 경우를 보면 꼭 그런건 아닌거 같습니다. 플랜트로닉스의 백비트 시리즈를 잘 쓰다가 다시 유선 인이어로 돌아왔으니 말이죠. 


저를 다시 유선의 불편함(!!) 으로 끌어들인 이어폰의 이름은 포낙(Phonak)의 PFE-022 라는 모델입니다. 



PFE022-01.jpg


포낙은 음향기기 전문회사라기 보다는 보청기 회사로 더 유명합니다. 그들이 만들어낸 이어폰은 충격적인 최고 음질을 자랑하기 보다는 귀에 꼭맞는 착용감과 편안함을 자랑한다고 하더군요. PFE라는 모델명 자체가 Perfect Fit Ear 의 약어라고 합니다. 모델은 0시리즈, 1시리즈, 2시리즈로 나뉘는데.. 재미있는 것이 0시리즈와 1시리즈는 필터 차이가 있을 뿐 동일한 기계이고 232라는 2시리즈 단일 모델은 600불에 가까운 고가이지만 성능 자체는 0,1시리즈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평이었습니다. 


img_0450.jpg

(홍보물까지도 참 그로테스크 한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착용감은 정말 환상..)


더욱 재미있는 것은 포낙이 이어폰 사업에서 철수하며 이 모델들이 더이상 생산되지 않는다는 소문이지요. 시장에 풀리고 있는건 기존 생산되었던 재고일 가능성이 크며 다 팔리고 나면 구하고 싶어도 구할수가 없는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232는 그런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기도 하구요. 


패키징은 단순합니다. 국내에서 10만원이 넘게 팔리는 모델치고는 좀 약하다 싶기도 하지만..


그리고 전술한 바와 같이 0시리즈와 1시리즈를 가르는 것이 드라이버와 사용자의 귀사이에 들어가 있는 필터의 종류입니다. 필터는 그린, 그레이, 블랙 필터가 있는데.. 어느것이 좋다 나쁘다 보다는 특정 음역대를 거르는 말 그대로 필터링을 하는 역할이랍니다. 이게 참 신기하더군요. 


022는 그린 필터가 기본 장착이 되어 있습니다. 저음을 강조하는 필터구요. 들어보니 실제로 좀 둔탁한 느낌이 들더군요. 먼저 사용한 분들의 조언에 따라 그레이 필터를 같이 구매해서 교체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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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쑤시개와 바늘을 동원해서 어찌어찌 교체를 완료했습니다. 확실히 필터를 바꾸니 이어폰의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플랫한 성향입니다. 구체적인 출력 정보와 음의 특징은 다른 리뷰들이 많으니 그쪽을 참고하시면 되겠지만 이 이어폰을 사용해서 들을만한 음악은 현악이나 쿨재즈, 여성 보컬의 음색이 돋보이는 음악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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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가 약하다는 느낌을 처음에 받았는데 듣다보니 적응이 되서 그런가 적당한 느낌입니다만.. 힙합이나 락을 듣기에는 좀 어색하다는 생각이 가끔씩 듭니다. 이 인이어 이어폰의 가장 큰 미덕은 역시나 착용감이라고들 하던데 명불허전입니다. 기존에 백비트 고를 쓸때는 30분이상 착용하면 귀가 아파서 더이상 못참겠다.. 싶었는데 이 녀석은 귀에 딱맞을뿐더러 장시간 들어도 그렇게 귀가 피로해지지 않습니다. 


기타 연주곡이나.. 아이유가 부른 노래, 여성 보컬들이 부른 재즈 음악을 들을때면 기존에 잘 안들리던 코러스라던가 배경에서 찰랑대는 악기들의 여음까지 귀에 들어옵니다. 핸드폰에 박주원이 연주한 기타 음악을 아직 못 넣었는데 궁합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단종되는 탓인지.. 해외 사이트에서 http://www.earphonesolutions.com/  022 모델에서 마이크만 빠진 012 모델을 65% 할인된 가격으로 팔고 있더군요. 다른 모델들은 전체가 솔드아웃입니다. 022는 영원히 갔다는 표현을 썼군요. 몇개 더 사둘걸.. 


0시리즈 모델을 사면 필수적으로 사야하는 그레이 필터도 이제 안파는 모양입니다. 이건 국내에서 중고나라 같은 곳을 뒤지면 파는 분이 계실듯. 저도 8개 한세트를 샀으니..여분이 있습니다. 구하기 쉬울 것 같아요. 


아무튼.. 훨씬 더 하이레벨의 이어폰을 쓰시는 분들께는 별거 아니겠지만 지금까지 써본 이어폰 중에서는 정말 손에 꼽을만한 해상도와 음색, 낀듯 안낀듯 기가막힌 착용감을 안겨주는 포낙 PFE 022에 대한 바낭이었습니다. 팔지도 않는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바낭. 사실은.. 쓰면 쓸수록 맘에 드는 이 녀석에 대한 애정을 어디 풀길이 없어서 적어보는 혼잣말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환절기네요. 좋은 하루 하루, 음악과 함께 하는 나날들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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