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 불을 붙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저의 화남을 표현하기 위해 말이죠. 물론 생각만 한거죠. 실제로 실행하기에는 뒷감당이 안되는 행동이기 때문에 안하는거죠. 모두가 그렇지 않나요?

그리고 잠에 빠졌죠.

가족과 친지와 지인들을 포함한 모든 가까운 사람들이 저에게 시험볼 것을 강요하고 있었어요. "시험 안 보겠다니까! 안할 거라고!"라고 제발 제발 들러붙지 말라고 외쳐도 주변인들은 저를 시험에 들게 하기 위해 애쓰시고 있었어요. 각 과목의 선생님을 불러오고, 제가 싫다고 하니까 이 조합은? 저 조합은 어때? 하면서 표를 들이대고 있었죠. 저는 포기하고 듣는척 딴청을 피우며 고개를 모로 꼬고 앉아서 신문지에 불을 붙였어요. 현실에서도 종이정도는 태운적이 있죠.


불타는 신문지가 땅위의 물웅덩이 위로 떨어지자 축축한 물기에 천천히 불꽃이 없어졌어요. 그럴 줄 알고 불을 붙인거죠. 가족들은 아래를 내려다봤어요. 저건 뭐지? 하길래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침착하게 대답했어요. 만약 일부러 불을 지른거라고 알게되면 소동이 일어날 테니까요. 그건 원하지 않는 거니까요.


며칠이 지나고 저는 거리에 있었어요. 저도 여러번 가본적이 있는 번화가였는데 그때문에 꿈에서도 구현이 잘되어 있었어요. 그곳에는 건널목이 있는데요. 건널목 앞에서 친구들과 함께 소동을 피우고 있었어요.

그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후견인 여섯명이 필요한데, 친구들이 제 후견인이 되주겠다는 거였어요. 싫다고 했죠. 글쎄 나는 시험 안본다니까 아무리 말해도 친구들은 막무가내였어요. 저는 달라붙는 친구들을 뿌리치고 화를 내면서 그들을 피하기 위해 걸었고 친구들은 뒤를 쫓아왔어요. 그러다가 도로로 들어가게 됐어요. 이쯤에서 차에 치여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도로에 서서 가만히 있었더니 뒤에서 차가 달려왔어요. 그런데 하나도 아프지 않았죠. 우리의 현실에서의 차가 아니고 페이퍼크래프트로 만든 종이모형 차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두번째 차에 또 치이고 치여서 도로를 돌멩이처럼 굴러다녔죠. 친구들이 도로로 뛰어와서 끼어들었어요. "대체 뭐하는 거야! 미쳤어?" 하고 차앞에서 저를 끌어내려 했어요. 꿈에서는 항의하려 내리는 운전자도 없었어요. 그저 열심히 달리는 차의 귀여운 모형만이 있었고요.

현실에서는 차에 뛰어들지도 않죠. 그러면 안되죠. 불을 지르지 않는 이유와 같은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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