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날도 춥고 일도 혼이 빠져나갈 정도로 힘들고, 이럴 땐 지푸라기라도, 어떻든 뭐라도 잡는 게 최고죠.

세상이 그래도 좀 아름다워...이렇게 힘들어도,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보고 있으니, 살 만 한 게 세상이야...할 수 있는 그 무엇!!

 

그리고...

스핏츠의 팬이 되었습니다.

세상에...데뷔한지 20주년이 되었던가요.. 그런 그룹을 말이지요.

아주, 정신이 없습니다.

흔히, 힘들 때 그러하듯이, 아무 것도 안 보여요.  출근할 때도, 회의시간 직전까지, 일하는 짬짬이, 점심시간은 당연히,

늘 귀에 이어폰이 꽂혀있습니다.

하루 종일 스핏츠만 있으면 견딜만 해요. ㅎㅎ

 덕분에 후배와 동료로서의 일상은 그렇다 쳐도, 상사로서의 체면이...;; 말이 아니네요.  

조카뻘의 신입직원에게 얼굴 발그레해져서는 이어폰 꽂고 흔들흔들 하다가 들킨 게 몇 번인지 몰라요.

 

그런데 이 곡들, 처음 듣는 게 아니에요.

3년 전 쯤, 스핏츠 좋아하는 후배가 한번 들어보라며-그 때 한창 일본어 공부 중이었죠.- 권해주었었는데,..

그땐 그 곡들이 멜로디만 달달했지 아무 느낌도 설레임도 없는 흐지부지한 음악들이었거든요.

심지어는 그 친구에게서 음원을 건네받았는데 일주일쯤, 그래도 좀 들어보려고 열심히 노력하다가, 지워버렸습니다.

그 곡들 중 하나가 요즘 무척 집착(!) 하고 있는 곡인데... 요즘 들으면 그 때의 제 정서가 의심스러울 지경...

아마 그 때는 제가 좀 덜 힘들었나 봅니다.

아니면 스핏츠는, 결국 이 나이가 되어서야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감성이었던 건지도.

 

다시 스핏츠를 영접한 건 만난건... 순전히 심심해서 열심히 보았던 허니와 클로버를 통해서

15화였던가... 마야마가 리카를 데리고 빗속의 거리를 달리던이 장면에 '밤을 달리다'가 깔리는 것을 보고,

<두근>, 하던 심장이 잠깐  멈칫 하다가 곧 천천히 조여들기 시작하더군요.

그때 부터였어요. 스핏츠를 좋아하게 된 순간.

그리고 이 곡이 바로, 3년 전 제가 지루해 하다가 지워버린 그 곡들 중 하나지요.

지금은 이 곡 덕분에 잘 살아요.

온몸과 마음이 아우성치며 힘들다고 제게 시위하는 그 때, 저를 달래주는 곡입니다.

 

그리하여...일이 좀 한가해지는 4월쯤,  이 열기가 사그러들기 전에, 휴가를 받아 스핏츠 공연을 보러 가고 싶습니다.

한참 설레고 좋을 때, 스핏츠의 공연을 만나보고 싶어요.

4월에 교토에서 공연이 있던데, 일본 티켓 예매사이트, 피아에는 가입을 해 두었습니다만...

과연, 경쟁률이 얼마나 될지.

표를 구할 수 있을지,  평일이긴 하지만(수요일인가 목요일인가 그렇더군요.), 이제 막 스핏츠를 좋아하게 된 팬으로

경쟁률이 얼마나 될지, 과연 표를 구할 수 있기는 할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일본에서 스핏츠의 공연을 보기 위해 얼마만큼의 운이 필요한 건지 아직 모르기 때문에...어디 물어볼 데도 없구요.

 

혹시 티켓피아를 통해서 공연 티켓을 구입해 보셨다면, 짧아도 좋으니 경험을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뭐, 웬만해선 구하기 어려우니 포기해라, 혹은 다른 루트를 통해서 구해라...도 좋습니다.

 

힘든 시간에 만난 소중한 지푸라기라, 놓기가 힘들군요.

 

노래 몇 곡 더 듣고, 댓글 올라오길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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