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트집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어서 힘드네요.

일단 방금 아빠가 엄마에게 소리지르며 인상쓰며 승질부린 내용은 이렇습니다.

오늘 방앗간에서 썰어온 가래떡을 갖다 주기로 한 집에서 직접 우리 집으로 와서 가져가겠다고 그랬대요. 그래서 엄마는 떡을 트렁크에 놔두었구요.

근데 다시 확인해보니 오늘이 아니라 월요일날 가지러 가겠다던 것이어서 엄마는 처음부터 가져다 주기로 생각했던 차이기도 해서  차를 몰고 가져다 주셨어요.

차로 오분도 채 안걸리는 가까운 거리에요.

 

 근데 아빠가 이걸로 엄마를 들들 볶아요. 왜 가지러 오겠다는 걸 굳이 가져다 주느냐는 거에요. 기름값 생각도 안 하냐면서요.

돈이 그렇게 우습냐면서요.

 

 아빠가 평소에도 절약을 습관처럼 하시고, 돈을 아껴 쓰시는 분이라면,  네, 좀 너무하다는 생각은 들어도 아빠가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거에요.

헌데 아빠는 자기 친구가 일억 이억, 심지어 삼사억 부탁해도 빌려주시거든요. 주식 투자하면서 오천만원 넘게 까먹기도 했고.

 집에 돈이 있는 이유는 아빠가 잘 벌어서가 아니라, 저희가 예전부터 붙박이로 살던 동네가 완전히 개발되면서부터인데요.. 그것도 뭐 제 병원비다

위에처럼 빌려준다, 주식이다 해서 많이 날아갔구요.

 

 올 해, 저와 동생이 모두 대학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래서 형편이 어려우리라는 것즘 짐작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엄마에게 저렇게까지 하는 건 정말 못 봐주겠어요.

예전에는 엄마가 저희 집 앞에서 벌어진 술자리에서 치킨 값 이만원을 냈다고 집에 오자마자

물건을 집어 던지면서, 쌍욕이란 욕은 다하면서 난리를 쳤습니다.

엄마는 그런 엄청난 폭력을 그냥 견디고 있어요. 한번씩 난리를 쳐야 속이 시원한가부지, 하면서요.

마치 엄마를 자기 돈 쓰는 벌레로 취급하는 그 언행을...

오히려 제가 정말 끔찍해서 못 참겠더라구요.

 

돈이나 많이 쓴 거에 그러면 차라리 덜 힘들겠어요. 이삼만원, 많아도 오만원이 안 넘는 문제를 절대 그냥 안 넘어가더라구요.

 

 하루이틀 문제도 아니어서

엄마는 오늘도 내가 참아야지 어쩌니, 하시지만..

아빠가 이런 거 빼고는, (이 외에 일년에 한 두번씩 수틀리면 미친듯이 폭팔하는 거 빼고는)

그냥 보통 아빠입니다. 외식도 가끔 하고, 회사에 성실히 나가는, 그리고 또 딸자식 이뻐하시고요...

그런데 그런 아빠가 이럴 때마다 정말 너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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